제주도를 여러 번 가봤지만, 비행기가 아닌 "배"를 타고 내 차로 제주도를 여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색다른 경험이었고, 꽤 괜찮았던 방법이라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주도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 또는 제주도 여행기를 가볍게 읽고 싶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먼저,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가기로 결정한 것은 극성수기에 맞물린 휴가기간 탓에 너무 비싸져버린 (구하기도 힘든) 항공료와 렌터카 때문이었다. 이번 제주도 일정은 6박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배를 타고 가는 비용(차량 선적 비용까지)을 얼추 따져보니 항공료와 렌터카 대비 더 저렴한 것 같았다. 물론 비행기보다 장시간 배를 타야 하고(약 5시간), 목포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내 차를 가져가기 때문에 짐도 여유롭게 실을 수 있고, 내 차가 주는 편안함도 있으니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번에 차를 가져가서 좋았던 것은 캠핑용품과 물놀이 용품을 한가득 싣고 제주도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비양도에서 캠핑도 하고, 제주 앞바다에서 스노클링도 했다.
배를 타기로 결정하고, 바로 배편을 알아봤다. 제주도에 들어가는 배편의 출발지는 목포항과 진도항이 있는데 서울(집)에서의 거리와 배 시간 등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목포에서 제주도로 가는 배편을 예약하기로 결정했다.
예약은 '씨월드고속훼리' 사이트에서 직접 했고, 목포에서 제주도 가는 배 시간의 경우 새벽 1시, 아침 9시가 있는데 우리는 새벽 배를 타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가 예약한 스케줄은 7/30(토) 목포출발 새벽 1:00-제주도착 아침 6:00, 8/5(금) 제주출발 오후 1:40-목포도착 저녁 6:10이었다. 갈 때는 새벽 배라서 잘 수 있는 다인침대칸으로 예약했고, 돌아올 때는 낮시간이라 여러 명이 쓸 수 있는 이코노미 객실로 예약했다. 다인 침대는 캡슐침대(2층) 방식으로 되어 있고, 한 룸에 16명이 잘 수 있었다. 나와 남편은 위아래로 침대를 배정받았고, 침대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약간의 멀미와 불편함은 있었지만 참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만, 돌아올 때 예약했던 이코노미 객실은 이용할 수 없었다. 미리 자리를 맡지 않으면 앉을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딱히 지루하지는 않았다.
<성인 2인의 여객요금과 차량 1대의 선적 비용>
*여객요금은 하계특별수송기간이라 할증요금이 일부 추가되었고, 차량 선적요금은 차종에 따라 다르다.
제주도에서 내 차를 타고 여행을 할 때 제일 좋은 것은 낯선 여행지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렌터카를 탈 때는 괜히 불안하기도 하고, 불편한 점들도 있었는데, 내 차에 내가 쓰던 물건들이 그대로 있다 보니 여행 내내 편하고, 부담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좋았던 것 중 또 하나는 '우도'에도 내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렌터카도 임산부, 유아 동반 등 제한적으로 우도에 차량을 가져갈 수는 있다. 우도에 차를 가져간 덕분에 물놀이도 하고, 백패킹의 성지 '비양도'에서 캠핑도 했다.
참고로 우도에 차를 선적한 비용은 왕복 49,400원이 들었다. (갈 때 27,200원, 나올 때 22,200원, 승객2인+차량+입장료 모두 포함)
그리고 '목포'라는 경유지에서 첫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난생처음 목포라는 도시에서 하루 동안 알차게 여행한 기록은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