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마니 Aug 17. 2022

제주도 바당(바다) 즐기기

- 코난해변 스노클링과 깜짝 돌고래 -

제주도 마지막 일정은 제주도 바당(바다의 제주 방언)을 최대한 즐기는 것이었다. 날씨는 몹시도 뜨거웠고 맑았기 때문에 오늘은 꼭 스노클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성산 쪽 숙소를 출발해서 동쪽 해변을 즐기기로 하고 딱히 목적지는 정하지 않은 채 출발했다.

하도해수욕장을 지나 '세화해수욕장'을 도착하는 순간 '여기다!'하고 생각했다. 바닷속이 들여다 보일 정도로 투명한 물과 곳곳에 위치한 바위들이 스노클링 하기에는 적당해 보였다. 스노클링 중인 사람들한테 물고기가 보이는지 여쭤봤더니 꽤 보인다고 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물속으로 풍덩했다. 스노클링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새끼 복어와 하얀 물고기 떼를 만났고, 바위 근처로 갔더니 동남아에서나 볼 법한 알록달록한 물고기들도 제법 보였다. 여기가 제주도라니!

*세화해수욕장


1차 스노클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차 장소를 물색하던 중 우연찮게 들른 곳이 '코난해변'이었다. 길가에 주차된 많은 차량들이 이미 유명한 곳임을 짐작케 했고, 아니나 다를까 여행 오기 전에 스노클링 스팟으로 이미 알고 있었던 그 코난해변이었다. 주차장에 간신히 차를 세우고, 해변으로 향했다. 좁은 해변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코난해변은 정식 해수욕장은 아니라서 주변에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은 전혀 없지만, 불편함을 감수할 정도로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바닷속으로 입수했다. 해변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큰 바위들과 해초들이 많이 있어서 그쪽으로 헤엄쳐서 스노클링을 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적이었다. 바위와 해초 틈 사이로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으로 실컷 볼 수 있었고, 잠시 물밖에 고개를 내밀고 쉴 때에도 코난해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자체로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제주도 바다 색깔이 원래 이렇게 예뻤었나? 감탄하면서 열심히 스노클링하고 잠시 쉬기를 반복했다.

*코난해변

*예쁜 물고기들을 영상이나 사진으로는 남길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방수케이스를 가져올걸...


1시간가량의 물놀이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던 중 어떤 분이 '저기 돌고래다!' 하는 소리를 우연히 들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을 보니 진짜 돌고래 지느러미가 여럿 보이는 게 아닌가? 이게 꿈이야, 생시야? 제주도에서 야생 돌고래를 두 눈으로 보다니! 흥분한 목소리로 앞서 가던 남편을 불러 세워 같이 돌고래를 구경했다.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꽤나 가까운 거리였고, 3분가량 헤엄치다 사라졌다. 돌고래의 깜짝 등장에 해변은 순식간에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모든 사람이 하던 것을 멈추고 한 곳을 바라보았다.

서너 마리 정도 됐을까? 돌고래들이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넋을 놓고 감상하다가 돌고래가 사라지고 나서야 사람들은 다시 바다를 즐겼다.

*코난해변에서 만난 돌고래_영상에서 왼쪽 부분('우영우'는 보지 못한 그 돌고래)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게 몇 가지 있는데, 그중 최고는 돌고래를 만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족관에서 본 것처럼 자세히 본 것도 아니고, 지느러미만 조금 본 게 다인데, 상상 이상의 감동이 있었다. 저런 거대한 생명체와 같은 바다에서 헤엄치고 같은 시간에 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뭉클함이 있었다. 제주도에서 잊지 못할 한 장면으로 평생 기억될 것 같다.


물놀이를 다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다가 함덕해수욕장 산책을 했다. 해가 지는 저녁의 함덕해수욕장은 한낮의 소란스러움 대신 조용하고 차분했다. 아름다운 바다 색깔 대신 주황색으로 물들어가는 고요한 바다를 잠시 감상했다.

*제주의 마지막 코스, 함덕해수욕장


내일 제주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마지막 밤에는 근사한 저녁을 먹고 싶었다. 화덕피자가 먹고 싶어 찾아간 '엔폴리우드'에서 화덕피자와 맛있는 파스타를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함덕해수욕장 근처 '엔폴리우드'(마르게리따 화덕피자 17,000원, 딱새우 감베리로제 25,000원)


숙소에 돌아와 맥주로 간단히 2차를 하고, 물놀이 탓에 피곤했는지 밤새 꿀잠을 잤다.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이 기분 좋게 지나가고, 이제 내일은 제주를 떠나야 할 시간이다. 여행은 막바지가 되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아쉽지만 이제 내일이면 목포를 거쳐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

"제주도야, 안녕! 고마웠어!"

매거진의 이전글 우도와 비양도, 1박 2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