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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bokenpier Jun 06. 2017

언론, 진지하고 품위 있는 SNS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세상이 달라졌다. 속보를 확인하는 방법은 스마트폰 알림이 가장 빠르고, 뉴스에 대한 의견 교환은 소셜미디어의 기사공유와 이어지는 댓글로 이뤄진다. 그야말로 기사를 소비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퓨리서티센터 조사에 따르면, 1980~90년대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의 60% 이상은 소셜미디어(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와 공공 뉴스를 접한다고 답했다. 단순한 유통 경로이든 아니든 소셜미디어는 이제 언론 기사를 접하는 주요 매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소셜미디어 자체가 언론일 순 없지만, 소셜미디어 없이 기사를 보기도 말하기도 힘든 세상에 들어섰다. 그러나 기존 언론에게 있어 소셜미디어를 바라보는 인식은 높지 않다. 기존 언론으로서 갖는 보도 철학이나 위상 정립 등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소셜미디어 목표를 세운 곳을 찾기 어렵다. 포털과 마찬가지로 수익과 직결되는 트래픽 유입의 도구로써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담당하는 인원은 직급이 낮은 젊은 직원이거나 계약직 직원이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트래픽 등 정량적인 기준은 있고, 보도 철학 등 정성적인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활동이 오히려 논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으로 기사 속 인물을 비난하는 댓글을 쓰는 경우, 또 특정 정치인을 낮춰 부르는 글을 올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사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품위'있는 행동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제도권 언론이 갖는 위상과 신뢰도를 온라인 세상에서도 구현하려면 구성원 개개인이 동의하고 공통된 인식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는 사적인 동기로 활동하지만, 동시에 불특정 다수가 소비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선진 사례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댓글 피드백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회사 논설위원이 자사 기사에 달린 댓글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나타내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언론의 활동을 기사 작성까지로 한정 짓던 것을 확장시킨 것이다. 신문의 논조를 정하고 칼럼을 기재하는 논설위원의 무게감과 경륜으로부터 나오는 품위 있는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 공적인 결과물인 기사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댓글 등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로이터 통신의 규약도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 


 소셜미디어는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혼재돼 있는 독특한 영역이다.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덜한 만큼, 정보의 전파 내지 기록의 영속성도 강력해 작은 사건도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제4의 권력으로 일정한 권위와 영향력을 행사한 언론으로서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럴수록 보다 진지하게 생존전략을 고민하고 생산하는 기민함이 있어야 한다. 더욱이 기성 언론사로서 품위 있는 행동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모든 것이 온라인 데이터로 표현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셜미디어는 언론사들이 생존해야 할 터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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