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bokenpier Sep 09. 2017

문재인 정부, 100점 만점에 80점

학생들이 보는 일제고사는 폐지됐지만, 정치 지도자들이 봐야 하는 ‘일일고사’는 여전하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주기적으로 집계하는 지지율이 그것이다. 일반 선거로 뽑힌 지도자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국정 지지율이다. 특히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에는 초반의 국정 지지율이 핵심 공약을 이행하고 남은 임기를 운영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임기 100일을 지난 문재인 정부의 점수는 100만 점의 80점이라고 볼 수 있다. 고득점을 향한 기반을 마련한 점수라고 할 수 있다. 


고득점을 바라볼 수 있는 점수를 매긴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마치 오답노트 정리를 통한 복습을 철저히 한 노력하는 모범생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부동산 대책이었다. 8.2 부동산 대책에서는 그동안 시행했던 정책을 한꺼번에 도입해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켰다. 과거 참여정부에서 17번에 걸친 파편적이고 덧붙이기 식 부동산 대책을 내놔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 정책 실패에서 배워 정책을 달리 편 것이다. 이념과 노선이 다른 이전 정권에서도 바로잡을 점을 참고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인수위 시절 ‘영혼 없는 공무원’을 질타하면서 공무원을 나무랐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온·오프라인 국민 제안을 받고, 대통령은 공무원에게 ‘소신 있게 행동해 달라’고 당부를 하는 등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초반 높은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도 과거 정부들이 했던 실수의 모습이 적었다는 점이 주효했다. 


인사 문제가 매끄럽지 못한 것은 감점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전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초기 인사보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인사라는 평이 많지만, 인사는 이전 정부와의 비교 평가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절대평가에 가깝다.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 문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 인사 전문가라는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주요 국무위원의 적합성을 따지는 민정수석을 두 번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국회 청문회 대상이 국무위원 전체로 확대하는 등 시스템 개혁까지 이룬 핵심 관계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국무위원 후보 상당수가 위장전입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안형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혼인신고를 자의적으로 하고,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 혐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청문회 대상이 아닌 차관급 인사에는 과거 황우석 조작 줄기세포 관련자가 지명되는 상황이다. 정치적·이념적 논란과 정부 정책 철학을 묻기 전에 불법 행위 조차 거르지 못한 인사들이 계속 늘어나는 형국이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은 아직도 통용되고 있다. 오류를 수정하고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를 들여다보고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권력도 마찬가지다. 과거로부터 배울 점이 어떤 것인지 반추해보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대통령의 가장 핵심적인 권한인 인사 문제에 있어서도 오류를 줄여야 한다. 과거 국정 지지율이 80%를 넘었던 김영삼 대통령도 아들의 부정부패 연루와 끊임없이 교체되는 국무총리 인사 등으로 임기말 한 자릿수 지지율로 정권교체까지 당한 바 있다. 더 분명한 인사원칙과 더불어 끊임없이 소통 등을 통해 국정 운영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작가의 이전글 공정한 원칙 아래 증세가 필요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