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는 말이죠.
나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아빠는 4남매 중에 막내였고, 나는 위로만 5명의 사촌들이 있었다.
모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학에 입학한 똑똑한 사촌들.
그들의 집엔 늘 책이 많았고, 나는 그 책들을 해마다 물려받았다.
아래로 물려줄 사람도 없었으니, 우리 집엔 항상 책이 넘쳤다.
그런 환경 덕분에 나는 골목에서 뛰노는 것보다
책 속에 빠져 있는 게 더 좋았다.
엄마는 나를 데리고 친구를 만나러 가기 전,
항상 서점에 들러 책을 사줬다고 한다.
책만 있으면 칭얼거리지 않던 아이.
그래서인지 지금도 책방에 가면 왠지 마음이 편해진다.
지금은 다들 믿지 않지만, 고등학생 때는 도서부였다.
외딴 곳에 있던 우리 학교는 꽤 큰 도서관을 자랑했고,
신간이 들어오면 대출증 맨 위에 내 이름이 적히는 걸 좋아했다.
틈만 나면 책을 읽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읽는 것에 비해 쓰는 건 쉽지 않았다.
소설을 좋아해 작가를 꿈꾸던 때도 있었지만,
막상 써보려 하면 너무 어려웠다.
방학 일기도, 영어 일기도, 내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버거웠다.
기록은 기억보다 강하다는 말을 들은 뒤로,
블로그를 시작해 본 적도 있다.
그 순간의 감정을 남기는 것에 비해,
정보성 글은 쓸 만했지만,
점점 재미가 없어졌다.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사실을 계속 확인해야 했고,
그 과정이 오히려 더 번거로웠다.
요즘은 GPT에게 정말 많은 걸 묻는다.
메모를 정리해달라거나, 회의 내용을 요약해달라거나.
때론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대신 고민도 부탁한다.
이러다간 정말 스스로 표현하는 능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의 절반도 담아내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 그러면 손톱만큼이라도 담아내는 연습을 하자.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들.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글로 남기고 싶었다.
외국어도 자꾸 말하고 써봐야 느는 것처럼,
내 마음도 계속 표현해야 풍부해진다.
그런 생각이 들자, 브런치가 떠올랐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꾸밈보다는
진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
양질의 독자들과 마주할 수 있는 곳.
조회수를 노린 글이나 돈이 되는 글이 아닌,
그냥 ‘내 말’을 해도 괜찮은 플랫폼.
그래서 올해 목표를 이렇게 잡았다.
브런치에 10편 이상의 글을 쓰는 것.
너무 부담 갖지 않고, 가볍게 시작해보자.
작심삼일이더라도 일단 시작해보자.
"오늘은 어떤 글을 써볼까?"라는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해보자.
그러다 보면, 글쓰기는 습관이 되고
표현은 점점 섬세해질 것이다.
마음과 문장의 싱크로율이 높아지는 순간,
나는 조금 더 나다운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