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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Sep 02. 2019

“부서간 담 허무는 동고동락 13시간”

- 2월 첫토요일, 논산시공무원 천여명 소통의 날

이제, 청소년정상회의라는 기사를 써야 합니다. 

논산 청소년타운홀 미팅은.... 시장과 교육장이 학생들과 맞대면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실천장입니다. 

논산에서 직접민주주의는 여성정책 결정을 위해, 청년층, 그리고 일반시민 이런 식으로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흔치 않은 사례인데, 이걸 하다가 김제동도 연루되었다고나 할까요?^ 

김제동과 문화변방 논산 - 지역 역차별을 경계함은 https://brunch.co.kr/@gians/89 여기에 실려 있습니다. 


각설하고, 내가 지방지 기자로 오고 나서 거의 첫 번째로 쓰게 된 기사가 직접 민주주읩니다. 

그게 생각나서... 그 때 그 시절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질기고도 긴 시간 싸움였네요ㅎㅎ~~~ 

이 기사를 전진 배치하여야 청소년정상회의도 맥락으로 이어질 거 같아서, 마감도 미뤄둔 채 급한 업로딩입니다요.^.






논산시청 전직원이 한자리에 동시 참석하는 ‘논산시 직원만남의 날’이 2월 4일, 토요휴무일에 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이른 9시부터 시작하여 밤 10시에 끝나는 13시간의 대장정이었다. 회의 장소를 국민체육센터 3층 대강당으로 정한 것은, 1000여명에 달하는 시청 전직원이 한 자리로 모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서울사무소를 필두로 35개에 달하는 과별 업무보고 후에 직원과의 대화, 시장의 부서원 호명 및 소개, 응원과 격려의 박수 순서로 진행되었다. 회의장 전면에 내걸린 시정구호 ‘동고동락(同苦同樂)’이 열창되곤 하였다.





사랑방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


업무보고는 팀장·직원 보고와 토론형으로 이루어졌지만, 업무의 특성상 다소 경직된 분위기일 수밖에 없었다. ‘사람 중심 따뜻한 행복공동체 논산’을 구현하고자 하는 황명선 시장 특유의 화법과 진행으로 가족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하였다. 황시장은 회의 도중 직원들에게 즉석 노래나 주특기를 주문하기도 했다.


공동체로서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일환으로 점심 식후에는 ‘동고동락’의 樂이 등장하였다. 논산시민 기타동아리 ‘다락 통&통’ 5인조가 통기타 연주로 종일 회의로 지치기 쉬운 시간에 흥을 돋우었다. 이어서 회의장 마이크를 잡은 김종민 국회의원은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중 전직원이 함께 모여 시 전체 살림을 함께 이야기하는 사례는 아마 논산시가 유일할 겁니다.”라고 평하였다. 김의원은 본인의 여의도 사무실 한켠에 열린 공간 일부를 마련해 놓았다고 밝힌다. “논산시공무원이나 시민이 서울에 오면 들르세요. 차 한 잔 하며 문서작업도 편하게 하세요.”


문을 활짝 열고자 하는 논산시는, 지난 2012년 전국 최초로 전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과 참여를 통한 행복한 논산 만들기 대토론회’를 시작한 이래, 매년 각 팀장이 세부 업무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직원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패턴으로 격의 없는 소통의 장을 이어 오고 있다. ‘타운홀 미팅’이라는 이름의 수백 수천명 규모의 대회의는 직접 민주주의의 근사치이다. 타운홀미팅을 그 동안 논산시는 청소년, 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몇 차례 시도한 바가 있고, 이날 시장과 전직원과의 만남도 그 형식을 유지한 것이다.


황시장이 민선 5,6기 동안 추진해 온 과제를 보완·발전시키려는 방향으로 진행된 이날 보고회의 기본방향은 “민선6기 시정의 연속성을 가지고 각 분야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사람 중심의 내실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 두었다.”고 한다. 2017 새로 신설된 100세행복과를 비롯, 35개부서가 한자리에서 소통의 한마당을 펼친 것이다.


공유와 친밀도 업그레이드


한마디로, 공유(共有)와 화합단결의 자리였다. 같은 시청 직원이라도 타부서의 사업에 대하여 모르는 게 있을 수밖에 없고, 누가 어느 부서에서 근무하는지 모를 경우 역시 적지 않다고 한다. 


현대 사회의 특성상 전문화, 세부화 현상은 불가피하다. 논산시의 경우 국방대이전과, 100세행복과, 희망마을건설과, 미래사업과 등이 독특해 보인다. 이들 부서는 물론 각 부서별로 벌이는 사업들은 타부처와의 연관성과 중복성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전체를 보면서 조율해야 할 당사자는 시장뿐만이 아니다. 전체 직원의 공유의식과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게 현실이다. 총평에서 친절행정국장은 ‘부서간 담을 허무는 시간’이라고 표현하였는데, 부서간 몰이해와 이기주의까지 넘어서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황시장은 올해 각 부서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할 주요 업무에 대해 추진 의지까지 면밀하게 청취하며, 핵심사업 위주의 토론에서 그 범위를 담당자까지 확대해 업무의 집중도와 책임성을 강화했다. 부서 자체끼리는 물론, 타부서와의 긴밀한 유대를 강조했다. 직원들이 돌직구식으로 고충과 애로를 표출할 때 박수가 터져 나오자, 거기에 공감 한 표를 보태는 여유도 보여주었다. 


황시장이 무엇보다도 공 들이는 것은, 직원 한명한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표현인 듯싶었다. 해당부서 직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할 때 성을 빼고서 “(무개)씨”로 불러 친밀도를 표시하였다. 본인 이름이 거명되면 “네!” “여기 있어요!” “동고동락”으로 화답하면서 손을 흔드는 등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더불어 한가족으로서 ‘서로 얼굴 익히고 이름 확실하게 알기’ 퍼포먼스였다. 그럼에도 상호 호응에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함과 쑥스러움 같은 게 이어졌는데, 워낙 대가족이어서 그렇겠지만 공직사회 특유의 분위기가 작용하는 듯도 싶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민선시장으로서 공동체 정신과 더불어의 실천 등을 앞장서 제창해 보이지만, 시장철학 내지 시정목표에 대하여 공무원 전체가 100% 공명하고 받아들이기에는 공직사회 특성상 뭔지 모를 역부족마저 엿보였는데, 이 또한 다양성을 전제하는 민주주의로 보였다.



시민이 시장석에서 내려다보는 시간


황 시장은 격려 못지않게 배경설명이나 세부적인 주문도 쏟아놓았다. 이러다 보니 미팅시간이 길어지고, 순서가 나중인 부서는 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애초 35개 부서의 일을 휴일 하루 동안 한꺼번에 총망라하고 2017 주요업무계획 두툼한 한 권의 책을 일시에 띤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을 것이다. 운영의 묘를 발휘했다 하더라도, 만남의 장에서 핵심은 실무담당자들의 기탄없는 제안과 고충에 대하여 차제에 결재권자가 최대한 귀 기울이는 것! 이날 회의가 통상 업무회의 때처럼 상의하달 위주는 아니었지만, 직원들의 목소리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물론 황시장은 신입직원들에게도 발언 기회를 주는 등 경청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직원들 입에서도 획기적인 제안이나 창안, 돌직구 등도 간간 등장했지만, 애로사항이 더 많은 거 같았다. 대화의 시간을 넘어 민주적인 토론의 단계로까지 진입하기에는 시간이나 직급 등의 면에서 현실적 한계가 있어 보였다.


이러저런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전체 만남의 장에서 나온 내용을 총람해보면 다음과 같다.


[2017년도 논산 시정 추진방향]

▲공동체 문화의 회복을 통한 시민의 건강한 삶

▲교육·문화 도시 논산 건설

▲시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시정 실천

▲기업유치와 일자리 확보를 통한 시민의 넉넉한 삶 지원

▲세일즈 시정의 지속추진


[2017년도 논산시 중점 과제]

△더 좋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타운홀 미팅과 동네자치

△정부예산 확보 전략적 추진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복지모델 동고동락(同苦同樂) 정착

△국내·국제 교류를 통한 성장동력 마련

△사이버 논산시민제도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청소년 글로벌인재 해외연수

△기업지원을 넘어선 기업성장 및 일자리플랫폼 구축

△강경근대역사문화도시 및 밀리터리파크 등 관광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대응


[지속 과제]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복지사각지대 해소

△소규모·고령·영세농을 위한 3농혁신 추진

△농산물 광역직거래 센터건립 및 로컬푸드 가치 확산

△시민 모두가 행복한 양성평등 실현

△문화로 행복한 문화 도시 육성 등


이처럼 새해 계획뿐 아니라 그 동안 추진돼온 민선6기 중점 추진사업의 현상황 점검 및 향후 계획과 애로사항 등도 종합적으로 논의됐다.




홍보측면의 네이밍과 시각자료


시 전체의 살림살이는 방대하고 부처별 사업도 다양하여 일반시민은 물론 공무원조차 생소한 사업명이 태반이다. 대민업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이해도일텐데, 대외 사업 홍보시 첫번째로 접하는 건 사업명칭! 이름만 들어도 감이 잡히고 이해가 되도록 하는 게 사업의 첫단추가 된다. 사업 결정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콘텐츠이겠지만, 못지않게 네이밍(naming)의 비중이 중요함을 실감할 수 있는 전체 회의였다. 너무 튀거나 비약이 심해도 곤란하겠지만 참신성도 곁들여야 더 넓은 공명대와 기대감을 형성할 거 같다.


프리젠테이션도 대비가 되는 느낌이었다. 내용 전달에 있어서 좀더 쉽고 짜임새있게 구성한 시각화 자료는 발표라는 차원을 넘어, 해당 사업과 그 홍보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소 막연하게 그려졌던 미래사업과의 사업내용들이 시각자료와 함께 제시되니까 사업 하나하나가 찬연하게 빛 발하는 듯 보였다. 안전총괄과 등의 동영상 작업도 시선집중 효과가 돋보였다.


공무원의 열정도 부각 강조되었다. 새벽부터 나가서 현지 컨설팅하는 사례, 눈오는 날 혼자 눈 치우는 여직원, 밤 새는 도로교통과 직원들.... 신입직원이 “처음에는 민원인이 큰 소리 치는 걸 보면서 당황도 됐지만, ‘저분이 오죽하면 여기 찾아와 저 난리까지 칠까?’하는 역지사지의 마음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직설하자 폭소가 터져나왔다. 황명선 시장은 “모든 행정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고 시민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행정을 구현하는 것이 시정의 최종 목표”라며, “시정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논산시가 대한민국 행복지자체 1번지로서 자리매김할 때까지 인력난 등으로 고생스럽겠지만 늘상 동고동락하는 마음”으로 일해나가자는 다짐으로 13시간 대장정 마라톤회의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글] 이지녕

[사진] 논산시청 이동우


위 글은  『놀뫼신문』  2017-02-06일자 1면에 실렸습니다. 

“부서간 담 허무는 동고동락 13시간”

https://nmn.ff.or.kr/19/?idx=510472&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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