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 “마녀체력” 이영미 작가와 함께한 북토크
6월 11일 논산발 유튜브 한 편이 떴다. <“마녀체력” 이영미 작가와 함께한 북토크>이다. 엄밀하게는 <“걷기의 말들” 이영미 작가와의 만남>이다. 이 북토크는 지난 5월 25일 저녁 7시반, 논산의 “어쩌다산책”이라는 동네책방에서 진행되었다. ‘워ㅋ워ㅋ 독서모임’ 15명의 회원이 함께 하였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하여 라이브 중계되었다. 유튜브는 보름 정도의 편집 기간을 거쳐 런칭되었다.
저자와의 만남은 신간 “걷기의 말들”을 축으로 삼았지만, 이영미 작가의 기존 저서 마녀체력과 마녀엄마를 넘나들면서 자유롭게 진행되었다. 권민희 진행자의 소통도 원활했지만, 오디오클립의 리얼타임 리뷰와 현장 질문 등으로 카페에서의 수다 분위기를 유지했다.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공유와 지속이 가능한 토크가 긴밀하게 이어져갔다. 1시간 분량의 내용이 들어 있는 오디오클립은 http://naver.me/5Fl7eD1L으로 들을 수 있다. 토크쇼 영상은 두 편으로 나누어서 올라가 있다. 첫 번째는 https://youtu.be/uZM_prqDegM , 두 번째는 https://youtu.be/tiINUYLgTb0
그날 나눈 대화 전체를 텍스트로도 선보인다. 주고받는 대화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가독성을 위해 약간씩의 가필을 하였다. 다만 순서는 하나만 바꾸는데, 대화 중에서 ‘서울살이와 지방살이’도 주요 테마 중 하나였다. 논산이라는 지역 특성을 살리고자 그 부분을 픽업하여 전진배치하되, 나머지는 시간 순에 따랐다.
[이영미 작가]= <마녀체력>을 내면서 제가 전국 방방곡곡 이런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북토크를 한 거예요. 지방 곳곳을, 슈트 케이스 하나 들고 다녔어요. 제가 어마어마한 길치거든요. 근데 체력은 좋잖아요. 그니까 차를 타고 다닌 게 아니라 대중교통으로만 다녔어요. 카카오 안 된다면 택시를 타고, 아니면 네이버 길찾기로 해서 걸어서 서점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죠. 마녀엄마 때도 했고 마녀체력도 그렇게 해서 가고오고 한 도서관이나 책방이 한 70군데 정도 될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너무나 좋은 지방도 많은데 책방을 이렇게 내시고 안정적으로 사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나중에 통영 가서도 좀 한 2년 살고, 강진에 가서도 2년 살고... 우리나라 이렇게 예쁘고 좋은데 내가 왜 남은 인생을 서울에서만 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까 여기 주인장님이 ‘이런 시골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하시던데, 실은 제가 더 감사하죠. 논산 처음 오는데 이렇게 오게 될 기회를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요.
이제 단순히 한 군데 머물러 사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옮겨 다니면서 살아도 좋잖아요? 저는 민희 씨가 지방인 논산에 갈까 말까 고민할 때 제가 권한 이유가 있어요. 저는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대학을 졸업한 뒤 자기 고향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많아요. 창원이나 부산이나 강진이나... 근데 50대 중반을 달리는 지금, 돈은 얼마나 벌었는지 그건 잘 모르겠으나, 그들 삶의 질이 훨씬 높아요. 그건 아주 확실하거든요. 아마도 뭔가 지방이 주는 어떤 여유가 있겠죠. 서울에서, 대도시에서 각박하게 왔다갔다 막 이렇게 헉헉거리면서 사는 게, 우리가 그렇게 살려고 태어난 인간들은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기회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한 번 살다 보면 용기가 자꾸만 생기기 때문에 누구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니면서 살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요. 네
[진행 권민희]= 실제로 이제 저희 40 50 60 이런 연령대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세대들한테도 굉장히 중요한 조언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집값도 워낙 차이가 많이 나고, 그래서 이제는 불균형을 넘어서 지방이 소멸할 위기에 있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는데 이런 아젠다들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거든요. 우리가 그걸 걱정하고 불안해할 문제만은 아니라고 봐요. 대안으로 우리는 어떤 것들을 만들어갈 것인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 개념을 어떤 분이 정리를 잘 해두신 거 같아요. 지역에 있는 인구를 정주인구, 교류인구, 그리고 관계인구라는 개념으로 나눴는데요.... 정주인구는 일정하게 머무르시는 분들, 교류인구는 일반 관광객들처럼 이렇게 저렇게 들렀다 가시는 분들, 관계인구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지역의 특산품을 구매한다거나, 직장일이나 체류 등의 목적으로 주기적으로 방문한다거나 하면서, 지역 주민과의 관계를 맺고 지역 현안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라는 얘기가 있거든요.
근데 사실 작가님은 나비처럼 지역 책방들을 다니시면서, ‘어떤 면에서는 관계인구로서의 역할을 되게 멋지게 해주고 계시구나’ 이런 생각이 저는 들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지역 소멸이든지 어떤 문제들을 해결해야겠다는 그런 관점이 아니라, 좀더 유연하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님은 이런 면에서, 이렇게 여러 지역 다니시는 거 힘들거나 불편하진 않으세요?
[이영미 작가]= 전혀 그렇지 않고요. 오히려 제가 지방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놀면서 여행 다니면서 행운아죠. 우리가 맨날 그런 말하잖아요. 놀면서 돈도 번다고... 저는 독자들 만나지, 일도 하지, 돈도 벌지, 그러니까 거의 일타 쌍피 이상, 돌 하나 던져서 세 마리를 잡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느낌도 들고요. 강진에 갔더니 빵집 이름이 <그랑깨롱>이에요. 프랑스에서 온 빵집인지 물었더니 그게 아니라 사투리래요. 그랑깨롱~ 우리밀을 직접 농사 지어 빵을 만드는데 식사빵으로도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저는 강진에서 빵을 시켜 먹어요. 제가 지방 가서 좋은 특산물이 있으면 거기서 사요. 저는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대형마트 이런 데 안 가거든요. 그냥 동네 슈퍼마켓 이용하고, 아파트에 장 서면 그냥 거기 가서 제가 필요한 것만 사고, 이런 식으로 필요한 식품들은 현지에서 구매해요. 논산에 오니 만두가 생겼네요. 여기 만두!^ 이렇게 살기 때문에, 좋은 관계가 저절로 맺어져요.
또 이제 소문이 났어요. 저 마녀체력 작가님은 체력이 좋아서, 동쪽 끝에서 저쪽 남해 끝, 그 다음에 서해 끝까지 막 돌아다니다 보니 전국구로 소문 났어요. 사서분들이나 책방 주인분들과도 끈끈한 인간관계이죠. 제가 이제 노후 얘기를 쓰면 ‘관계 세 개를 잘 하라’고 쓸 거 같아요. 돈 연금이 중요하고, 근육 체력 연금이 중요하죠. 그 다음에 정서와 관계 연금,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아래는, 북토크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곕니다. 깁니다. 내가 손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길어도 너무 길어요ㅋ~ 어쩌다 이런 기록 한 편도 유의미하다고 보아서 전재(全載)를 시도해본 상황입니다. 그러니 몽땅 섭렵도 좋겠지만, 아래 중간제목 참조하셔서 발췌독도 어떨까 싶네요.......
#중간제목
1. 화두 : 왜 걷기 열풍인가?
2. ‘걷기의 말들’ 그 다섯 갈래
3. ‘걷기의 말들’ 주변책들의 씨줄날줄
4. 서울살이에서 지방살이로(“0지방에서의 삶이 더 행복해”로 연결)
5. 독자대화1: 추천책과 하이라이트
6. 독자대화2: 걷고 싶은 길
7. 독자대화3: 논산길과 훈련소 이야기
8. 독자대화4: 육아와 자아 관리
9. 줌과 SNS 온라인 소통
[진행 권민희]= 마녀 체력 작가 이영미 작가님을 모시고 논산의 <어쩌다 산책>이라는 동네 책방에서 북 토크를 진행하겠습니다. 현재 오디오 클립으로 두 분 듣고 계세요. 저희가 영상과 오디오로 지금 동시에 라이브로 진행을 하고 있고요, 7시 32분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 마녀체력 작가님 인사를 도와드릴 텐데요, 오늘 논산에 처음으로 오셨습니다. 작가님 반갑습니다.
[이영미 작가]= 네, 저는 <마녀체력>을 쓴 작가고요, 두 번째 책으로는 <마녀엄마>를 썼고, 최근에 <걷기의 말들>을 썼습니다. 본업은 편집자여서 이런 책방이나 도서관과는 아주 좋아하고요, 어쩌면 책상에 앉아서 이렇게 평생을 웅크리며 살았을 인생이었는데 중간에 갑자기 운동으로 눈이 트여서 왔다갔다 해요. 이렇게 논산도, 남해도 왔다갔다 하면서 몸을 움직이며 사는 사람으로 변한 작가 이영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진행 권민희]= 오늘 이곳 어쩌다 산책에는 논산 독서모임 워크워크 회원분들도 나와 계시고요, 저쪽 전주에서도 한 분이 오셨고 서울에서도 오셨고요, 예 다양한 곳에서 여기 논산으로 오셨네요. 환영합니다. 오늘 북토크는 우리 모임 회원분들이 주신 리뷰를 제가 좀 읽어드리고요, 그리고 작가님이 그에 따른 이야기를 좀 해주시는 방식으로 진행이 될 거예요.
처음 주셨던 리뷰 중에 한 가지가요 “걸을 때마다 의식적으로 배에 힘을 주고 시선을 똑바로 바른 자세를 좋은 습관으로 자리잡는 것에 신경 쓰며 걷는 것을 보니 자기계발서가 확실합니다. 걷기는 하지 않았던 사람도 지금 당장 가능하고, 서로 공감 또한 바로 가능한 종목이라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단언컨대 걷는다는 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입니다. 멜랑꼴리할 때 걷다 보면 사람이 할 수 없는 위로와 공감을 바람이 하고 햇빛이 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나를 위해 준비된 것들이 많아요. 나가서 걷기만 하면 되죠. 작가님을 통해 잊고 지냈던 감정들이 소환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작가님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이만...” 이렇게 리뷰 남겨주셨는데요. 혹시 남겨주신 분 여기 계신가요? 네, 감사하고요
이 리뷰 속에서 반짝이는 글 “걷다 보면 사람이 할 수 없는 위로와 공감을 바람이 하고 햇빛이 하는 걸 느낄 수 있어요”라는 구절이 전 참 좋았어요. 아마 작가님도 그런 위로와 공감을 이 책에 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작가님이 ‘걷기의 말들’ 쓰시면서 좀 어떠셨는지? 그리고 나에게 걷기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주시겠어요?
[이영미 작가]= 마녀 체력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걷기부터 하지 않고 철인삼종이라는 어마무시한 운동부터 시작을 했잖아요. 철인 3종 아시죠, 뭐 뭐 하는지? 오픈 워터에서 1.5kg 수영을 하고 나와서 자전거로 갈아타고 40km를 달린 다음에 운동화로 갈아 신고 10km를 달리는 그걸 3시간 반 안에 하는 운동이에요. 그것을 저는 한 10~15년 해온 사람이고요.... 근데 사실 이게 저는 십몇 년 하면서 억지로 해왔지만, 꾸준히 오랫동안 해와서 여기까지 왔지만, 이것은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요. 일반인들한테 “철인 한번 해볼래?” 이러면 “미쳤냐?” 소리가 바로 나올 거예요. 그래서 가만히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이상하네? 내가 하는 그 세 가지 운동이 알고 보면 다 기본이 걷기네?’라는 걸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달리기는 빨리 걷는 거고, 빨리 막 이렇게 걸으면 달리기가 되는 거고, 물에서 걷는다고 생각하면 그게 수영이고, 안장 위에서 페달질하면서 걷는 거라고 생각하면 그게 사이클링이고, 결국은 모든 운동의 기본은 걷기구나. 그럼 나 걷기 잘하나?’ 그러면서 걷기를 병행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걷기도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걷기를 잘해야 그게 다른 운동으로 나아가는 것도 훨씬 쉽고, 또 다른 모든 운동의 기본이기 때문에 이제 걷기를 여러분들한테 더 전파를 하는 게 더 우선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또 하나는 정세랑 작가의 문장을 이렇게 따왔잖아요. “당장 뛰어난 것 같지는 않지만 하고하고 또 해도 질리지 않는다면 그것을 시도해볼 만하다.” 저는 걷기의 말도 쓰면서 ‘이 문장을 써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딱 했어요. 왜냐하면 걷기 질리는 사람 하나도 없잖아요? ‘인간은 걷고 달리고 이렇게 하도록 진화되어 왔기 때문에, 그게 질리지 않는다면 모든 인간은 걷는 데에 재능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걷기는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운동이구나’라는 것을 같이 얘기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걷기의 말들’이 제가 세 번째 책으로 쓰기에는 딱 좋은 주제였던 것 같아요.
[진행 권민희]= 감사합니다. 보신 것처럼 지금 이 ‘걷기의 말들’ 이 책이 되게 작고 가벼워요. 이 책 겉모습만 보면 ‘되게 가벼운 책이다’는 느낌이 드는데, 막상 읽어보면 여기에 나와 있는 인용된 책의 문구들이랄지, 또 작가님의 삶이랄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깊이가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이 ‘걷기의 말들’을 쭉 읽다 보면 작가님하고 되게 친해진 느낌이 들거든요. 일상이든 삶이든 이런 것들이 많이 있어서 편안함과 유대감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럼 두 번째 소감인데요. “몸을 움직인다는 것, 걷는다는 게 생명처럼 여겨집니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데 작가님 책을 통해 엉덩이에 힘주고 나가게 되어 마녀 체력보다 더 에너지 넘치는 책으로 다가왔습니다. 걸으면서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바람도 느끼며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더불어 부록처럼 써 있는 책들을 쌓아놓고 읽고 싶어졌습니다.” 이렇게 적어주셨는데요. 혹시 이 후기 적어주신 분 계신가요? 네, 저 독자님은 제가 듣기로는 이미 또 마녀체력 마녀엄마를 다 읽으신 분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 책을 더 애정 넘치게 읽으셨던 것 같으네요.
제가 리뷰를 또 보면서는 이 작가님이 사실은 의도한 바도 있겠지만, 의도하지 않게 많은 분들이 파생된 작가분들이 있다고 제가 들었거든요. 그래서 운동이라든지 몸을 움직이는 거에 대해서 예찬하시고, 또 그런 문화를 만들어 나가시는 거에 대해서 또 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이영미 작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말씀해 주신 것 같아요. 이 책이 그냥 단순히 보기에는 에세이 같잖아요. 그냥 걷기에 대한 말들의 에세이인데, 저는 여기에다 다섯 가지의 성격을 부여했거든요. 에세이, 맞아요. 왜냐면 저에 대한 저의 사생활이라든가 저의 가족에 대한 얘기가 들어갔으니까 에세이가 맞고요. 그런데 그냥 ‘재미있네’ 하면서 집어던지면 에세이, ‘나 갑자기 좀 걸어보고 싶은데 운동화 어딨지?’ 이렇게 뭔가 하고 싶도록 만들면 자기계발서. 근데 이 두 가지 성격 외에도 저는 여기다가 “다른 책도 읽고 싶어요”라는 생각이 들도록 했어요. 제가 굉장히 아끼는 책들에서 문장을 100개를 뽑아서 집어넣은 거기 때문에 “이 책을 보면 어, 이 책도 한번 읽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는 서평집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100권의 책에 대한 얘기니까요.
또 하나는, 단순하게 저의 개인적인 얘기를 쓴 것 같지만 일부러 이 책에는 어떤 삶과 죽음, 인생의 흐름, 그 다음에 어떤 선의, 남과의 배려 인간관계, 이런 얘기들 위주로 썼거든요. 메타포라는 걸 좀 강조하고 싶어서 그랬어요. 걷기가 인간의 그냥 걷는 질리지 않는 어떤 행위이기도 하지만,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에게 한 질문이 있잖아요? ‘어릴 때 아침에는 네 발로 걷고 점심에는 세 발로 두 발로 걷고 저녁에 세 발로 걷는 게 뭐냐?’ 할 때 그 대답은 인간(人間)이었잖아요.
결국 걷는다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어떤 삶, 왜 태어났는지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내 살 길을 살다가 어디가 종착지인지 모르겠지만 거기까지 걸어가는 그 삶을 대신하는 어떤 메타포라 생각을 했어요. 때문에 “아, 이왕 ‘걷기의 말들’을 썼다면 이 걷기와 관련된 이 삶과 그 다음 어떤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의 벌어지는 어떤 일, 그 다음에 죽음까지도 한번 아우르는 책을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마녀체력이 체력에 관련된 얘기라면 마녀 엄마는 육아에 관련된 얘기였잖아요. 사실 ‘걷기의 말들’은 걷기라기보다는, 약간 인생에 관련된 얘기라 생각하고 썼기 때문에 이 책에도 제가 약간의 흐름을 담았어요. 그냥 막 100개를 쓴 것 같지만, 앞에는 좀 되게 활발하고 활기차찬 인간의 삶처럼 태어나서, 마지막으로 갈수록 노후 죽음에 대한 얘기로 마무리를 하거든요. 이렇게 인간의 삶의 흐름을 좀 담은 느낌도 들기에 일종의 인문서라 할 수 있겠죠.
마지막 하나는 제가 보물찾기를 해놨어요. 뭐냐 하면 아이콘이 이렇게 뭐 하나 위에 있는 게 있을 거예요. 그게 뭐냐면 여행지예요. ‘제가 정말 좋아하고 두 발로만 걸어갔던 여행지는 마치 보물찾기 하듯 즐기세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열 군데를 소개했거든요. 외국도 있고 국내도 있고... 그래서 이 책은 일종의 여행서로 읽어도 좋겠다 해서 다섯 가지의 성격을 갖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 권민희]= 네 이 아이콘을 따라서 이렇게 여행을 해봐야겠구나 이런 것도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네요. 그리고 이 책의 또 특이한 점이, 여기 이 왼쪽 페이지에는 다양한 인용구들이 있고 오른쪽 편에는 빽빽하게 이제 에세이가 들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인용구가 문학부터 시작해서 영화, 드라마 그리고 음악 노래까지 굉장히 다양한 것들이 있어서, 이분의 어떤 삶의 패러다임 이런 것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좋아했던 또 구절 중에 하나가, 이것도 아이콘이 있네요.
윤광준 선생님의 심미안 수업 ‘나는 미술관에서 나올 때마다 다리가 아프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그림을 보게 되면 진이 빠질 만큼 이리저리 걷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우리가 단순하게 걷는다는 자체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어떤 진짜 심리학, 미술 그리고 예술에 관해서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영미 작가]= 그 점은 제가 아마 편집자였기 때문에 그럴 것 같아요. 여기 제가 편집자가 쓴 소설도 하나 소개해 드렸는데, 마쓰이에 마사시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일본원제는 ‘화산자락에서’예요. 이 책 역시 편집자가 쓴 소설입니다. 별로 이름 없이 잘 안 팔리다가 김영하 소설가가 소개하면서 요즘에 굉장히 많이 팔렸어요. 원래는 도서관 건축에 관련된 얘기지만 미술 음악 요리 이렇게 모든 방면의 문화들이 망라되고 있거든요. 편집자들은 굉장히 많은 책들을 읽잖아요, 읽고 쓰고 편집하기 때문에 한 방면에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 모든 방면에 관심을 가져야만 이런 책을 쓴 사람과의 대화도 되고 책 교정도 보고 원고를 판단도 하고 이렇게 살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책 읽고 영화 보고 드라마도 보고, 미술관도 한 달에 한 세 군데 정도 가요. 심리적인 수준을 올려야만 되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쓴 책들은 세 권 다 보신 분 아시겠지만, 제가 출판 편집자이기 때문에 일단은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해 드리는 게 가장 큰 목적이이에요. 그에 못지않게 영화라든가 미술이라든가 건축 이런 데에 대한 관심을 많이 표현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책에는 체력과 육아에서 벗어나 제가 쓰고 싶었던 얘기들을 더 마음껏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진행 권민희]= 이렇게 내가 그려왔던 어떤 한정들을 벗어나고 계시다는 느낌도 들거든요. 마녀 체력에서의 한정, 마녀 엄마로서, 사실 엄마로서 해방되는 책이었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걷기의 말들’에서는 더 자유로워지시고, 이제 다음 책은 어떤 걸 쓰실지 굉장히 궁금한데요...
[이영미 작가]= 한 권은 편집 중이고요, 그것은 공저를 해 봤어요. 제가 딱 관심 있는 분야가 한 6개쯤 되더라고요. 6권쯤 쓰고 나서는 더 이상 책을 안 쓸 생각인데 이제 3개 됐죠? 그 다음에 하나는 여성과 일에 관련된 얘기를 쓰고 싶어요 그거는 저 혼자 쓰는 것보다 오히려 일 쪽으로 굉장히 유능한 후배가 있어서, 그 후배는 이제 아이 없이 일 쪽으로 매진한 친구거든요.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면 재미있겠다’ 해서 그런 공저가 하나 나올 예정입니다.
또 하나는, 이제 할머니 얘기를 좀 쓰고 싶어요. 저는 일찌감치 노후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았고, 40대부터 사실 저는 오십 육십을 준비한 거거든요. 그게 참 재밌는 게, 마흔 살 때부터 운동을 해서 저는 즐기면서 40대를 살았어요. 그냥 저는 즐기기 위해서 40대를 살았을 뿐인데, 힘들어서 몸을 움직이면서 운동을 했을 뿐인데, 그것이 오랜 시간 되다 보니까 저한테 너무나 행복한 50대를 가져다 준 거예요. 그래서 제가 깨달은 거죠. 그럼 50대부터, ‘지금 50대를 재미있게 살면서 준비를 하면 나한테는 또 너무나 좋은 60대 70대가 오겠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 얘기를 좀 더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추후 나올 책들은 그렇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행 권민희]= 오늘 이 꿀 정보를 또 논산에서 처음 접해서 영광입니다. 우리가 ‘특히 40대 여성들이 근육 연금이라고 해서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연금처럼 들어야 된다. 돈 통장의 연금이 아니라 근육이 없으면 사실은 우울해지고 힘들어진다.’ 그런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게 다음 리뷰랑 좀 연결이 되는데요. “작가님께서 읽고 행동하면 자기계발서라 하셨는데 운동을 미루던 저에게는 이 책은 자기 계발서입니다. ‘체력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40대도 결코 늦지 않았다’를 몸소 보여주셔서 나아지고 싶게 만들어주는 책이었어요. 읽으면 걷고 싶게 만들어주는 책이었죠. 게으름병 도질 때마다 두고두고 읽어야 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걷는다는 일상의 행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하셨네요. 이 리뷰 쓰신 분이 우리 독서모임의 만두님이신데, ‘만두랑 찐빵을 좋아하시는지 여쭤봐달라’고 하셔가지고...
[이영미 작가]= 아주 좋아합니다.
[진행 권민희]= 아, 네. 만두님이 한가득 싸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와 작가님이 오늘 서울에서 논산까지 KTX를 타고 왔는데요. 작가님은 논산이 초행이었어요. 사실 충남도 낯설다 하셨고.... 그래서 더 여쭤봤더니 완전 서울 여자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3대 찐서울여자! 그런데다가 일도 서울에서 하고 서울 경기 중심으로 삶을 주로 사셨다라구요. 저는 논산에 내려온 지 한 2년 됐거든요. 그런데 논산에 내려오기 전 좀 고민이 됐는데, 한강고수부지를 함께 걸을 때 내게 적극적으로 ‘내려가라’ 말씀해주신 적이 있었어요. ‘로컬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다양한 곳에서 한달살기 해보셨다는 얘기도 들었거든요. 지역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거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갖고 계신지 듣고 싶었습니다.
[이영미 작가]= 제가 이상하죠? 모든 친척이 다 서울에 살고 시골이라는 건 아예 제 행동 반경이 없었어요. 기차도 고등학교 수학여행 갈 때 경주 갈 때 처음 타봤고 그랬는데, 참 신기하게도 언젠가부터인가 운동하기 전부터 그 땅과 초록이 저를 잡아당겼어요. 몸이 막 소진되고 서울살이가 되게 힘들고 이럴 때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어떤 결심을 했냐면 ‘땅을 사야 되겠다.’ 근데 제가 돈이 많고 막 이렇게 여유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마녀엄마에서 제가 썼을 거예요. 저는 너무 없이 시작해서 이사를 너무 많이 다니는 바람에 결심을 하나 했어요. “나 집 사면 이사 다시는 안 간다” 지금도 그 결심에는 변함이 없어요.
결국 서울에서 아파트를 하나 샀고, 19년째 살고 있어요. 웃기죠? 이미 돈 벌긴 글른 거죠. 왜냐하면 서울에서는 아파트를 계속 옮겨 다녀야 그게 돈이 되는데, 저는 아예 ‘나 이사는 안 하고 난 이 집에서 죽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으니까요. 아파트 사기 전, 막 전세를 전전하면서 살 때 ‘내 땅을 사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집도 절도 없으면서 덜컥 땅을 샀어요. 근데 그 땅이 뭔가 투기 목적으로 샀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비싸져야 되는 거잖아요. 경기도에 있는 그 땅은 돈과는 거의 관계없는 게, 반이 나라 땅이에요. 반이 나라 땅이기 때문에 제가 세금은 내지만, 남한테 팔기도 애매한 그런 땅이랍니다. 근데 저는 거기서 살 거라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나라 땅이든 뭐든 전혀 상관 없어요. 주말마다 거기 농막에 가서 지내다 오고, 그러니까 그 땅이 저를 끌어당긴 거죠.
한 8년을 주말마다 거기 갔는데 저희 시부모님이 다 은퇴를 하셨어요. 서울에서는 아무것도 하실 일이 없어졌을 때 제가 권했죠. ‘그 집에 가서 사세요.’ 이제는 내려가셔서 새로 지은 농막도 아닌 곳에다 덧대고 덧대서 살기 시작하셨어요. 거기서 시아버지도 여생을 보내셨고 지금 시어머니가 여든 넷 되셨는데 그 집에서 혼자 살고 계셔서, 저희가 그 곳을 시댁 고향으로 만들어 버린 거예요.
나중에 저랑 남편도 은퇴하면 그 집에 가서 살 거거든요. 제가 ‘서울 아닌 데서 살 수 있다’라는 걸 30대부터 감지를 하고 살았는데, 그래도 서울 경기도 밖을 나갈 생각은 못했어요. 그런데 마녀 체력을 내면서 제가 전국 방방곡곡 이런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북토크를 한 거예요.............(이하는, 앞에 끌어낸 부분 0. 참조)
[진행 권민희]= 저희 지금 오디오 클립에서도 듣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요. 토란맘 님께서 “책으로 읽었는데 또 이렇게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좋네요.” 이렇게 남겨주셨어요. 여기 참여하신 분 중에서 작가님 뵈니까 이런 점이 좀 궁금했다든가 또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있으시면 지금 손 들고 질문하실 기회를 좀 드리고 싶은데, 너무 갑작스러운가요?
[참석자 1]= 저는 이제 글 쓰는 거에 관심 많아요.. 그래서 단락을 시작하면서 열기 전에 어떤 책에 대한 소개를 해줘서 굉장히 좋았어요. 또 책 소개가 갈피 끝에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만큼 그렇게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 자세히 보고 싶기도 하고, 이렇게 숨기려고 하니까 더 파헤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어요. 그 책들도 다 읽어보고 싶고 관심도 굉장히 많아졌거든요. 보니까 여러 책, 음악이 다양하게 소개됐잖아요? 저도 어떤 책을 소개하게 될 때 사실 생각이 안 나는 부분도 있던데요. 작가님께서 그런 단락을 쓰셨을 때는 정세랑 작가님의 시선으로부터도 어떤 부분을 인지하고 계셔서 거기에다 딱 보신 건지? 아니면 그런 메모리를 평소부터 많이 하셔 가지고 딱 그걸 찾아가지고 하셨는지? 저는 그런 게 좀 궁금해요.
[이영미 작가]= 네, 아주 책 많이 읽어보신 분이 가지실 만한 그 질문이에요. 이 <~와 말들> 시리즈는 저가 처음 쓴 게 아니라 유유 출판사에서 시리즈가 있잖아요. <태도의 말들>도 있고 <책의 말들>도 있고, 그래서 저한테 <걷기와 말들>이란 책 집필 의뢰가 들어왔을 때 ‘아 이런 책이구나’ 시리즈 의도를 저도 인지를 하고 있었어요. ‘이쪽에는 책에서 고른 문장이 들어갈 거고, 여기에는 그거에 대한 어떤 단상이나 이런 걸 쓰는 책이구나’라는 인식을 일단 하고 있었고요.
저는 일단은 독서하는 습관이 하나 있긴 있어요. 뭐냐면, 책을 읽을 때 책을 되게, 더럽게 읽거든요. 막 접고 줄 치고 이런 부분 중에 이제 그걸 책을 다 읽으면 이제 책이 하나가 이렇게 막 접고 줄 친 부분이 있잖아요. 그러면 책을 다 읽은 다음에 그걸 다시 쭉 살펴봐요. 그래서 그걸 다 쓰는 게 아니라 이 중에 쓸 만한 것들을 A4로 컴퓨터에다 저장을 해놔요. 그래서 이제 그런 파일이 하나 있고요. 그런 파일들 중에서 건진 책이 있어요. <느리게 걷는 즐거움>이라든가 <걷기의 인문학>이라든가 이런 건 예전에 읽은 책들인데, 거기서 그 파일들을 찾아가면서 좋은 문장을 뽑은 거고요
그 이후 또 나머지는 책을 읽으면서, 아예 걷기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읽었어요. 그러니까 이 책을 쓰는 동안에는, 좀 그렇게 해서 읽은 책들이 많아요. 내가 좋은 책을 기왕에 읽는데 ‘여기에 요 문장이 있었네. 그럼 요 문장을 뽑아와서...’ 이렇게 한 경우가 있었고요, 또 하나는 ‘뭘 써야 되겠다’라는 생각부터 먼저 했어요. 내가 시어머니 얘기나, 나이 들면 모든 걸 다 천천히 봐야 되겠다, 속도가 천천히 지나가니까 그런 얘기를 쓰고 싶을 때, 그러면 ‘그것은 어느 책에 있겠구나’라 생각하고 그 책을 골라서 읽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채로운 독서의 경험이 들어간 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참석자 2]= 책을 읽으면서 좀 보고 싶어졌는데, 마침 여름이 됐잖아요. 우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나 걸을 만한 길이 있는지 좀 알려주시죠.
[이영미 작가]= 너무 많은데요. 저는 일단 동네 걷기가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계속 강조해서 하는 말씀이 ‘이걸 운동이다’라고 생각하면 너무 하기 싫고 힘들 때가 저도 많아요. 제가 꾸준히 하는 운동으로 철의삼종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하고요, 요즘은 주로 배드민턴을 해요. 7년 전부터 실내 배드민턴으로 클럽활동을 하고 있어요. 오늘 아침에도 2시간 정도 하고 왔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하는 운동이에요.
그거 외에는 ‘일상에서 하는 운동이 가장 좋다’고 생각을 해요. 헬스클럽을 가거나 뭔가를 시간 내서 하는 게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일상에서 해요. 우리 동네에서 제가 좋아하는 길 루트를 하나씩 정해놨어요. 찻길 같은 곳은 걷기에 별로 좋은 환경은 아니잖아요. 간식을 파는 가게가 있는 길이라든가, 커피를 마실 만한 길이라든가 이렇게 1만 보에서 1만 5천 보 정도 나오게 정해놓고, 시간이 있으면 주로 그 동네길을 걸어요. 어디 일부러 가서 걷기가 힘들잖아요.
여행 가서 걸으실 거면, 국내는 제 책에 아이콘 붙여놓은 데고요, 제가 <마녀체력> 첫 책을 ‘남해봄날’이라는 통영에서 냈잖아요. 되게 신기하지 않으세요? 저는 출판편집자로 27년을 서울에서 큰 회사만 다녔던 사람인데, 하필이면 저 시골에 있는 남해에서 냈을까요?
통영은 여기 논산보다 더 시골이잖아요. “남해는 KTX도 없어서 고속버스로 4시간이나 가야 되는 덴데, 거기서 왜 책을 냈냐?”라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좀 있어요. 저랑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후배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회사 그만 두고 요양차 통영을 갔다가, 거기 눌러 앉은 케이스예요. 그러면서 ‘출판사를 나중에 하고 싶다’ 이러는데 제가 말렸거든요. “얘, 서울에서도 안 돼서 다 망하고 있는데 무슨 통영에서 출판사를 한다고 그래? 하지 마!” 이랬는데 고집을 피워서 해버렸어요. 그런데 올해 10주년 됐어요. 너무나 많은 양서를 내서 상도 많이 받고, 그래서 제가 반성을 했어요. ‘내가 입 바른 소리 잘못했다가 큰 좋은 출판 후배를 잃어버릴 뻔했구나. 반성해야 되겠다.’ 그런 의미로 제 첫 책을 통영의 그 후배에게서 내자 그렇게 생각해서 냈고요. 이제 통영이 제2의 고향처럼 됐어요.
[진행 권민희]= 논산에서 통영 혹시 가보신 분 있으세요?
[이영미 작가]= 뭐 타고 가셨어요? 자가용? 얼마나 걸려요? 제가 처음 통영 갔을 때는 촌뜨기라서 서울 촌뜨기라서 여기 갔다. 동피랑 갔다 저기 갔다, 정말 헉헉 대다보니 통영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안 남아 있어요. 그냥 꿀빵 조금 먹은 거랑 벽화 마을 가서 사진 찍은 거 밖에는. 근데 통영을 좀 알게 되면서부터는 멀리 안 가고 봄날의 책방, 남해의 봄날이 있는 거기가 봉수골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전형림 미술관이 있어요. 굉장히 유명한 덴데 그 미술관을 중심으로 해서 책방 있죠, 출판사 있죠, 거제도에서 3대 냉면 하던 분이어서 냉면 집하죠. 흑백 사진 찍는 모노드라마 있죠, 서울에서 오신 분이 하는 수제 맥주집 있죠, 그리고 용화사라는 절 있죠, 거기서 한 또 한 3km쯤 올라가면 숲속에 미래사 있어요. 저는 다른 데 안 가고 그냥 거기서만 한 2박 3일 있다가 오거든요.
또 하나는 제주도죠. 저는 올레길 걸은 지는 오래 됐고요, 걸을 수 있는 너무 좋은 길이 진짜 많은 데가 제주도에요. ‘파고파고 또 파도 어쩌면 이렇게 새 길이 나오냐?’라고 할 만큼이니까요. 한라산 둘레길 생긴 거 아시죠? 저는 제주도 가면 한라산 올라가느라 바빴는데, 여섯 개인가 둘레길이 생겼어요. 그 둘레길 10km 걷는 동안 단 한 사람도 안 만나고 걸어갈 수가 있었어요. 높은 한라산에 있는 평지라서, 그런 게 너무 좋거든요.
제가 여기 책에 쓴 데가 안동입니다. 안동 가보신 분? 하나도 없네요ㅜㅜ 안동에 유네스코 저기 유산이 대여섯 개나 있는데,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한 곳이잖아요. 여왕이 외국 순방을 할 때마다 비서실에서 6개월 동안 연구를 해요. 방문지 한 곳을요... 일본에서는 어딜 갔어요? 다른 데는 안 가고 교토만 갔어요. 료안지, 교토 료안지라는 절에 가서 석정을 봤다고요. 한국엔 어딜 갔어요? 바로 안동이랍니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가고 나중에 앤드루 왕자도 가고. 병산서원, 하회마을, 봉정암... 또 고택이 많기 때문에, 가시면 꼭 고택에서 하룻밤 주무세요. 고택 툇마루에서 아침 먹고요. 제가 특별히 권하고 싶은 국내 여행지는 통영, 제주도, 안동 이렇게 세 군데랍니다.
그 다음에 외국은요, 마녀 책을 읽어보시고 ‘나 체력 이제 좀 됐어’ 할 때는 몽블랑 트레킹도 하시고 히말라야, 노르웨이 트레킹도 하시고, 정말 갈 데는 많고 큰일났다 이거^ 체력이 조금 올라오면 걷기는 외국이 평평해서 더 좋아요. 우리나라는 산들 경사가 가파르잖아요. 지금부터 걷기 한 5년만 죽었다 하고 체력을 쌓아놓시면, 그 후에는 어디든 가실 수 있어요.
[참석자3]= 혹시 논산에 가보실 만한 곳이 어디 어디 있는지 아세요? 유네스코 지정 돈암서원도 있고요 선샤인 촬영지도 있고요.....
[이영미 작가]= 오늘 오면서 얘기 들었어요. 저 그것도 모르고 안동의 휴화정만 어디다 소개를 했어요, 외나무 다리! 근데 논산에 그 세트장이 있다는 얘기 들었어요. 다음에는 일찍 와서 1박 하면서 둘러보게요.
[진행 권민희]= 지금 오디오 클립으로도 나가니까 논산 소개 좀더 해볼게요. 논산 연무에는 선샤인 스튜디오라고 해서 미스터 선샤인을 촬영했던 고혜신의 방도 있고요, 호텔도 있고요, 아까 소개해주신 병산서원하고 같이 묶여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된 돈암서원이 있어요.
[이영미 작가]= 진짜 몰랐다~~
[진행 권민희]= 제가 작년에 돈암서원을 발견하고 다섯 번을 왔다갔다 했거든요. 거기 있는 강당(凝道堂)이 우리나라에 있는 서원들 강당 중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해요. 편액서원이라서 임금이 간판도 내려주셨대요.
[이영미 작가]= 아, 논산에 명사찰도 많다고 들었어요.
[진행 권민희]= 개태사라고 고려시대 개국사찰도 있을 뿐더러, 논산에 11경이 있는데 그 중에 일경이 관촉사라는 절이에요. 고려시대때 세워진 관촉사에는 은진미륵이라는 거대 석불이 있거든요.
[이영미 작가]= 왜 이렇게 안 알려졌지요?
[진행 권민희]= 글쎄요, 너무 안 알려졌어요. 더 놀라운 거는, 논산에 이렇게 눈부신 유적들이 있는데, 사실 논산분들은 그 가치를 실감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하긴 서울 사람도 서울에 있는 유산 가치를 잘 모르고 그냥 흔한 줄 알잖아요. 전국에 계신 여러분, 볼거리 많은 논산에 많이 놀러 오십시오.
[이영미 작가]= 코스를 만들면 좋을 거 같아요. 아들들 논산 훈련소 보내면서 가족분들 많이 오시잖아요. 그런데 당일 오지 말고 미리 와서 코스 함께 둘러본 다음 아들 보내고 하면 훨씬 더 의미로울 거 같아요.
[진행 권민희]=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북토크 하는 이 책방이 2020년도 12월에 생겼는데, 사실은 그냥 느리게느리게 2년 동안 만들어 오셨어요. 그런데 여기는 매주 월요일이 입영일이거든요. 국내 최대의 숙박 교육 시설인 연무대 입영일이...최장 숙박 그리고 최대 숙박이 가능한 시설에 가시는 청년분들이 모자 눌러쓰고 여기를 들르기도 하세요. 4주간 숙박 예정이라서, 책을 사러 오는 거죠. 이 서점의 가치가 훈련소 가는 길 스토리 만드는 데에도 있는 거 같아요.
[이영미 작가]= 맞아요. 제 아들이 에디터의 아들인데도 책을 별로 안 읽다가, 군대 가서 평생 읽을 책을 다 읽고 나왔어요.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대신 도서관 다니면서 책을 봤대요. 군대 가는 친구들한테 논산 구경하다가 책도 몇 권 선물하면 금상첨화일 거 같아요.
[진행 권민희]= 그래서 훈련소에 혹시 입소하시는 분들이 이 유튜브를 보시거나 오디오 클립 들으시면, 책방 들러서 책 세 권 정도 골라갖고 가시면 인생이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오디오 클립에서 같이 쭉 듣고 계신 토란맘 님이 “저도 논산에 꼭 놀러 갈게요 책방도요.”하면서 “네 살과 일곱살배기 키우며 일하는데, 작가님처럼 걷고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질문 보내주셨네요.
[이영미 작가]= 제가 그래서 마녀체력을 낸 다음 마녀엄마를 낸 거예요. 이런 질문을 마녀체력 강의 가면 꼭 받았어요. 아니, 사람한테 주어진 24시간은 똑같은데, 그것도 저는 삼종을 했잖아요. “운동도 세 가지를 하면서, 직장 다니면서 애 키우면서, 저는 또 시어머니 옆에 이렇게 지금 같이 살았기 때문에 며느리 역할도 하면서 그걸 어떻게 다 하셨어요?”라는 질문이죠.
처음에는 대충 대답했어요. 새벽에 잠 좀 안 자고 운동했고, 또 시댁 어른들도 배려 좀 해주시고 이래서 했다구요. 어느 날, ‘이렇게 대충 얘기할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 입장에서는 절박한 얘기이겠길래, 제가 곰곰 생각해 봤어요. ‘시간이 왜 낫지? 나는 왜 남들보다 운동할 시간이 생겼지?’제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이 머릿속에 에너지의 50%는 살림과 육아에 들어가고, 나머지 50%가 일에 들어가고 그러겠죠? 이렇게 나뉠 수밖에 없는데, 저는 이 일을 굉장히 열심히 한 반면, 저는 일찌감치 살림과 육아에서 손을 뗐어요. 살림은 내 취향이 아니야, 재미가 없어 하기도 싫고, 그래서 그 부분은 ‘그냥 대충 살자 대충’ 이렇게 합의를 해서 저희 남편 쪽이 오히려 음식하고 하면서 훨씬 더 잘하는 쪽으로 발전을 했어요. 그쪽에 재주가 있나 봐요. 저는 일을 열심히 하는 쪽으로 가게 된 경우입니다.
또 하나는, 육아 부분에서 제가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어요. 나는 운이 좋다고, ‘아이가 정말 공부를 잘 했으면 내 인생 끝났겠구나’라는 생각을 가끔 해요. 아이가 열심히 공부를 하고 관심이 있고 그랬으면 제가 어쩔 수 없이 부모로서 엄마로서 양육자로서 뒷바라지 위주로 해야 됐겠죠. 근데 이상하게 우리 아이는, 공부 쪽 취향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걸 제가 틀어막거나 ‘가지 말라’고 하거나 그런 게 아니더라구요. ‘엄마 아빠도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나와 서울서 회사를 다니는데 잘해봤자 겨우 요거잖아. 근데 우리 애는 좀 다르게 살아도 되는 거 아니야?’ 이런 공감대가 생겼고요....
또 하나는, 아이 보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해도 따라올 아이가 별로 없어요. 이미 자기 생각이 있고, 자기가 가고자 하는 어떤 취미 취향이 있기 때문에요. ‘그냥 재미있게 행복하게 웃으며 깔깔깔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혹시 더 좋은 교육 아닌가?’라는 깨달음을 어느 날 얻은 거예요. 제 지인 중에 번역하는 분이 있어요. 정말 공부도 잘하고 영어도 하시고 독어도 하여서 번역을 하시는데, 그 아들은 책을 안 읽는대요. 그래서 ‘아니 넌 엄마가 번역하고 이렇게 항상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듯 번역을 하는데 너는 왜 책을 안 읽냐?’ 그랬더니 아까 아들이 하는 말이 걸작이더래요. “엄마 아세요? 엄마 맨날 이렇게 찡그리고 있어요.” 번역하는 모습 자체가 그러니까 힘들게 일로써 하니까.
아이들은 안 보는 것 같아도 무의식 중에 그런 걸 다 보고 있는 거죠. ‘우리 엄마가 지금 저렇게 행복하구나. 일도 저렇게 자기 좋아서 행복하게 하는 거구나.’ 그런 장면이 도움이 되지, “내가 누구를 위해서 희생을 하는데, 내가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데?” 그런 말은 아이 교육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저는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쯤 일찍 깨달은 거예요. “그래 너는 니 인생 가고 엄마는 엄마 인생 가자.” 육아의 끝판왕은 매이는 게 아니라 자유(自由)예요. 어릴 때 매이는 거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나중에는 “너는 너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살고” 그렇게 가는 것이 육아의 마지막 모습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육아와 살림에 들어갈 시간에 저는 나 좋자고 운동을 한 거예요. 근데 그게 결과적으로는 아이한테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을 해요. 아이는 되게 재미있어해요. ‘엄마 아빠가 저렇게 운동도 하면서 재미있게 사는구나.’ 근데 지금 당장은 저처럼 밖에 운동을 하지는 않아요. 나중에 살다 보면 그때 ‘우리 엄마 아빠가 이렇게 이걸 하면서 재미있어 했지. 나도 해볼까?’ 이러면서 자기는 또 자기 나름대로 살 거라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어요. 제가 아까 하나로 세 마리 새를 잡았다고 하는데, 그거는 굉장히 운이 좋거나 그럴 때고, 사람이 여러 개를 다 할 수는 없어요. 저희 친정어머니가 맨날 하시는 말씀이 “사람이 다 잘할 수는 없지. 한 가지 잘하면 한 가지 못하는 것도 인정하고” 엄마라면 고민이 많을 거예요. “내가 지금 이 일도 하면서 아이 신경 쓰면서 너무 힘든데 어떡하죠?” 그런 때 저는 “가만히 마음의 소리를 들어서, 내가 지금 더 시급한 것 쪽으로 하라” 그래요. 지금 그게 아이 육아라고 생각하면 일 잠깐 쉬셔도 돼요.
세상이 달라졌어요. 우리 때는 서른이나 마흔 살에 쉬면 경력 단절돼서 영원히 일도 못하고 그러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요즘은 80~90까지 살잖아요. 여기 주인장 분은 60대로 들었는데 이렇게 새로 일하면서 사시잖아요. 그런 것처럼 우리 앞으로는 시간도 많아지고 할 일도 많아지고 꼭 회사에 들어가서 이렇게 일하는 게 다가 아니잖아요. 지금 이게 급하면 이거부터 먼저 해결해놓으세요. 아이는 이상하게도 중학교 가기 시작하면 엄마의 손길을 그렇게 필요로 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때부터 다시 칼을 갈기 시작하면 돼요. 저는 ‘칼을 갈라’ 그러거든요. 근데 그냥 헬렐레 있다가 갑자기 하려면 너무 힘들어요. 체력도 마찬가지, 쬐끔씩 체력도 하고 있고 일도 내가 이걸 한번 해볼까 하면 조금씩 하고 있다 보면 어느 날 순간 기회가 나한테 와요. 그때 잡는 거죠. 그 기회들이 여러분들 앞에 얼마든 올 거기 때문에, 제가 장담합니다. 점점점점 더 좋아져요. 지금 힘들고 이렇게 뭔가 준비가 안 된 것 같고 어렵고 이래도, 이제 마흔 되고 50되고 60 되면 그때그때 기회가 와요. 육아에서 자유로워지시고, 일하시는 분도 회사 다니는 데 매이는 게 아니라 좀 편안해지실 거예요. 다른 일 해볼 기회도 오기 때문에 준비만 살살 하고 있다가 옮겨 타시는 날도 올 거라 생각을 해요.
[참석자 3]= 네
[진행 권민희]= 토란맘 님께서 “말씀 감사합니다. 살림과 육아는 대충, 작가님 재미있고 행복하게 저도 그 길을 따라가렵니다.” 오로라 님께서는 “남편과 같이 듣고 있는데 살림 육아에 관심이 없는 남편이 식은땀을 흘리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작가님.” 이렇게 적어주셨어요. 이제 마무리를 지으려 해요. 이렇게 온라인으로 라이브로도 연결돼 있고, 온 오프 다양하게 연결이 돼 있는 시대에 살고 있거든요. 이 영상은 편집이 돼서 유튜브에도 올라갈 예정인데요. 지금 이 자리에서 직접 연결되는 경험도 있지만, 앞으로 작가님하고 연결될 경험들이 기다릴 거라고 저는 생각이 들고요. 다음 만날 날까지 이렇게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끝으로 이곳에서 이렇게 북토크 하시면서 어땠는지 이야기 듣고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영미 작가]= 네 저는 줌을 싫어해요. 왜냐하면 줌은 이렇게 여러분들처럼 막 고개 끄덕이고, 저 쳐다보시는 눈빛이며 웃음소리며 이런 게 하나도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줌을 되게 싫어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줌으로 북토크를 많이 했어요. 근데 이게 또 다른 면이 있더라고요. 제가 얼마 전에 줌으로 북토크를 했는데 어디랑 했는지 아세요? 미국에 있는 한국 여성들을 상대로 했어요. 동부와 서부에 있는 여성들이 다 똑같은 시간에, 저는 새벽 시간, 그 친구들은 저녁 시간에 만나서 한 20명이 모여서 줌으로 했는데, 그게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일이잖아요? 미국에 사는 여성들과 한국에 사는 내가 ‘걷기의 말들’을 갖고 그런 경험도 하나 했어요.
또 하나는 제가 코로나에 걸려서 자가 격리에 걸렸는데도 북토크를 했어요. 집에서 이게 웬일이냐? 내가 원래는 아무도 만나지 못해야 되는데 줌으로 또 이렇게 연결돼 있구나. 그러니까 세상이 달라졌어요. 우리는 그게 좀 어쩔 수 없이 약간 싫고 낯설고 어려운 경험이라도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때문에 저는 이렇게 와서 여러분들 만나는 경험도 굉장히 소중해요. 아주 소중하지만 그것 말고도 저는 ‘걷기의 말들’ 책 보시면 제가 일부러 인스타며 여러 가지를 연결시켜 놨어요.
저는 편집자 출신이기 때문에 SNS를 아주 젊을 때부터 했어요. 블로그도 하고 페이스북도 하고 트위터도 하고 인스타도 하면서, 이렇게 관계 맺음이 오늘 이렇게 얼굴 한번 보고 딱 만나서 ‘이제 땡이에요’ 하면 너무 섭섭하잖아요. 근데 저는 SNS로 제 독자들과 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제는 옛날과 달라져서 옛날에는 출판사라는 게이트 키퍼가 있어서 ‘작가랑 어떻게 연락을 하지?’ 그게 너무 막막했는데 지금은 직접 독자들과 같이 소통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SNS쪽으로도 계속 만남 유지하기를 바라고요.
아까 논산에 너무 좋은 데 많이 소개해 주셔서 다음에 또 책을, 비슷한 책을 쓸 일이 있으면 꼭 논산도 한 페이지 들어갈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좋은 공간, 너무 멋져요. 저도 소문을 많이 내드릴게요. 이 좋은 책방에 이렇게 독서하는 책 읽는 여러분들과 만난 것만으로도 저는 오늘 저녁 아주 행복한 시간 보냈습니다. 네. 다음에 또 다른 데서 만나고 다음 책 나오면 또 한 번 와서 여러분도 똑같이 이렇게 얼굴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진행 권민희]= 네. 고맙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이 공간 만드시고 북토크 자리 마련해주신 <어쩌다산책> 주인장님께도 박수 부탁드려요. 마음피트니스오디오클립은, 이만 마치겠고요, 이제 기념 촬영 진행할게요. 감사합니다.
[글·사진] 이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