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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녕 쌩글삶글 Jun 17. 2019

시민공원『인간시장』길,  건양대캠퍼스로 접어들다

- 김홍신문학관 이야기- 2

지난 호에는 김홍신 문학관이 태동하기까지 논산향우회의의 역할과 문학관의 두 건물, 즉 집필관과 문학관의 특징과 용도 등을 살펴보았다. 아울러 김홍신의 작품세계를 엿보기 정도로 하였다. 

이번호에는 김홍신문학관 주변의 변화와 향후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미리 알아본다. 


논산의 국보는 은진미륵이지만, 논산의 보물은 반야산이다. 반야산의 북쪽은 논산시민공원으로 단장되어서 봄여름가을겨울 논산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쪽 끄트머리는 건양대가 차지하고 있다. 건양대의 기숙사 이름 중에는 반야학사가 있다. 관촉사 대웅전 위로는 반야산장승공원이다. 반야(般若)는 대승 불교에서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 ‘분별·망상을 떠난 지혜’를 뜻한다.


반야산 북쪽 충적지에서는 논농사가, 남쪽 구릉지는 과수가 많다. 반야산을 하감해서 본다면 시민공원도 극히 일부요, 건양대캠퍼스도 한 조각일 뿐이다. 그럼에도 시민공원이나 건양대 캠퍼스 둘다 현대적인 감각과 시설이 즐비하다. 건양대의 경우 실내체육관인 짐나지움뿐 아니라 실외에는 풋살장, 테니스장, 농구장, 골프연습장 등 없는 게 없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렇게 소상히는 모른다. 학문 아카데미 상아탑도 빛나지만, 시민과 함께 공유할 때 더 의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건양대 캠퍼스를 다녀올 때마다!


나라벽보다 허물기 더 어려운 개인벽

 

이런 공유의 꿈이 자연스레 현실화될 날이 한발짝씩 다가오고 있다. 시민공원에서 벗어나 개발되지 않은 산길을 따라 남쪽 은진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결국 만나는 건양대! 그러나 건양대는 펜스로 영역표시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나마『인간시장』가는 길로 접어들었을 때는 활로가 보인다. 반야산길 따라 쭉 내려오다가 김홍신 문학관에 접어들면, 500평 대지 중앙을 관통하는 가운데 도로를 만나게 된다. 그 도로폭 넓이로 펜스가 허물어지고 계단이 만들어진다면, 건양대 드넓은 운동장으로 뛰어들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논산시민은 어느덧 건양대 학생이 된다. 


벽을 허문다는 것은, 웬만한 계기나 친분 없이는 어렵다. 그 어려운 길을, 김희수 총장시절 건양대와 홍상문화재단이 협약하였다. 남북의 길도 트여가려는 즈음 그 통일의 큰 길도 원대하지만,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지는 날 그 날은 위대한 세계사이지만...... 한 동네에 살면서 이웃을 받아들이겠다는 포용의 날, 어찌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어려운 개방이 아닐 수 없다. 



김홍신 문학관의 공사가 두 동 중 현재는 안쪽의 집필관이 6월 완공을 앞두고서 한창 비지땀을 흘릴 때, 반야산 끝자락인 김홍신 문학관의 위쪽, 병풍처럼 둘러진 곳에서도 공사가 한창이다. 6월 16일까지 3개월 동안 조경공사를 하고 있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그 하단에는 계룡시에 있는 조경회사의 이름이 명시되어 있다. 3억 규모의 공사란다. 논산시는 어떤 공사가 있으면 거의 대부분 입찰공고로 진행한다. 그 규모가 2천만원 이상만 하는 지자체도 있는데 논산에서는 1천만원을 기준으로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입찰이 논산업자에게 돌아가기보다 타지역으로 배당될 때도 많다. 공개입찰은 투명사회로 나가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지역업체도 보호 육성해야 하는 현실적 명제 앞에서 하청할 일이 생긴다면, 지역업체로 지정하게끔 분위기를 잡아가며 신경 쓰는 일도 현실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여하튼 이 조경 공사가 끝나면 문학관 건물과 어울어져서 김홍신 문학관은 논산의 명소로 천혜의 환경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천혜(天惠) 속에 조경수나 꽃 잔디 같은 것도 포함되겠지만, 논산의 알짜 천혜 보물들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반야산 대부분이다. 북쪽 시민공원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만나는 산책로들은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의연히 품고 있는 축복의 길이다. 그 길이 김홍신 문학관까지 이어질 때 그 산책로 이름을 여칠식 홍상문화재단 감사는 가칭 “인간시장 가는 길”로 네이밍해놓고 있다. 


김홍신 문학관과 이웃한 건양대 운동장과 짐나지움(건물이 완성되면 건양대로 통하는 계단이 만들어진다)


홍사모에게 거는 기대와 설렘


가칭은 또다시 갈래를 친다. 홍/사/모, 김홍신을 사랑하는 모임의 이름이다. 건물 완성은 시작을 알리는 서곡에 불과하다. 두 동의 건물이 완성되면 전국의 홍사모들과 내로라하는 인맥들이 김홍신문학관으로 몰려들 것이다. 개관식 행사는 건양대 짐나지움이나 운동장에서 인원 규모대로 사단급으로 개최 예정이다. 그때 건양대로 통하는 샛문도, 장맛날 수문 열리듯 터질 것이다. 문학관에 걸맞은 행사도 흥을 돋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 또한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김홍신 문학관의 내실화이다. 


향후 문학관의 운영은 정관에 정해진 대로 사무국이 신설되고 인원이 배치될 계획이다. 안쪽에 자리 잡은 집필관의 4개 원룸은 작가들이 집중 작업할 수 있도록 선별 기준이 적용될 것이며, 일생 150권 저술이 목표인 대작가 김홍신은 나머지 15권의 집필에 전력 투구할 것이다, 주기적인 팬사인회나 특강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도로를 바라보면서 전진 배치되어 있는 김홍신 문학관 북카페는 커피나 빵을 가볍게 들면서 문학의 향기를 맡는 힐링 공간이다. 논산지역의 학교 문학동아리들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문학의 꿈을 더 키우고, 필요하면 자원봉사도 이곳에서 하도록 하는 등등 그야말로 문학동네가 될 것이다. 논산지역 한곳만을 위한 곳이 아니므로, 논산 김홍신 문학관을 본산으로 하여 뉴스레터나 월간지도 운영 계획 속에 포함되어 있다. 



논산출신의 언론인과 김홍신


김홍신 문학의 특장은 르뽀이다. 인간시장 주인공 장종찬이 맹활약하듯, 발로 뛰는 기자들을 연상시킨다. 『대발해』 역시 맨발로 확인한 생생 기록물들이다. 이런 작가의 주특기와 논산의 운대가 맞기라도 하듯, 최근 논산 출신 방송인과 언론인들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천신만고 끝에 임명이 된 양승동 KBS 사장은 논산 출신이다. KBS 보도본부장은 박용식(대건9회) 씨에 이어 이완성(대건27회) 씨가 맡았다. 박범신 작가도 KBS 이사 시절 정연주 사장의 손을 들어주어서, KBS가 기탄없이 자유로운 공정보도의 챔피언이 되도록 역사의 방향타를 바꾸어 준 인물이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선봉장을 자처했던 정연주 사장이 이제는 논산땅 건양대 총장으로 부임해온 상황이다. 역사의 기운이 논산땅 반야산으로 운집하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언론은 3대방송사 4대 일간지만 최고가 아니다. 중앙언론은 무수하고 그 보도 내용이 도낀개낀이다. 특히 지방의 소식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지방언론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중차대해지는 트렌드이다. 90년대 초반에 3년간 『논산신문』을 운영했던 여칠식 당시 발행인은, 논산신문 서울사무소까지 운영했다고 들려준다. 논산에 3명, 재경논산향우회를 염두에 둔 서울에는 2명 이렇게 5명 체제로 운영했다. 서울사무소는 여의도63빌딩 옆 오피스텔이었는데, 현재 연무대 가는 길 옆 “한아름딸기” 대표이사인 안동규 회장이 63빌딩에 관여하던 시절의 일이다. 당시 논산신문 기자 중 정희록 기자는 논산신문이 폐간되었지만, 자가 성장하여서 중앙지로 진출하였고 청와대출입까지 하였다고 한다. 언론인으로서 논산의 저력을 보여주는 한 대목이다. 



길은 '삼남길'로 이어지고~ 


이제 대지 500평에 건물 두 동이 세워지고 산 위로는 병풍처럼 나무들이 둘러 쌓인다. 시민공원에서 발길을 뗀 산책시민 천연의 야산길을 걷고 걸어서 도착하는 반야산 끝자락 “인간시장 가는 길” 좇아 도착한 문학관!  거기서 문학의 향기를 들이킨 후 건양대로 진입하여 캠퍼스를 거닌다. 벤치에 잠시 앉아 패기 넘치는 대학생들을 보고, 이야기도 나누며, 세미나 안내판도 눈여겨 본다. 정문으로 빠져 나오면 대학로 젊음의 거리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먹거리 마실거리도 주머니 부담없이 만끽한다. 눈요기 산보가 더 필요하면 와야리 벽화거리 골목들까지 끼웃끼웃... 온동네가 예술촌인 와야리는 현대적 감성과 센스로 가득하다. 그래도 기운이 남는다면, 은진향교로 가는 길! 그길은 산길, 밭길, 논뚝길로 이어지면서 솔잎향으로 가득하다. 천국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춘향전에 나오는 “삼남길”이 바로 그 길들이다. 


반야산에서 채취한 초석잠


[글·사진] 이지녕

이 글은 『놀뫼신문』 2018-04-25일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홍신문학관 이야기- 2]

시민공원『인간시장』길 건양대캠퍼스로 접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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