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역 화재에 이어 신논현역 구. 버닝썬 자리 공사현장

by 글력

엊그제 역삼역 인근에서 화재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신논현에서 언주역으로 이어지는 길, 구. 르메르디앙 호텔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이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길을 지나고 있던 터라, 친구가 무심하게 건넨 말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저게 도로 쪽으로 떨어졌으면, 정말 큰일 났을 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방금 전까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왔던 길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늘 그렇듯 평범하게 흘러갔다고 생각했던 하루가,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건

생각보다 가벼운 일이 아니다.


그저 운이 좋았다고 넘기기엔,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오래 머문다.

보이지 않는 어떤 경계선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스쳐 지나간 것만 같은 기분.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은 한때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그 핫한 장소인 버닝썬 자리였다.

시간이 흐르고, 이름이 바뀌고, 모습이 달라졌어도

그 자리에 얽힌 이야기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세상은 늘 단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흔들리고 무너질 수 있다는 걸.


그래서인지, 아무 일도 없었던 하루가

문득 다르게 느껴진다.


당연하게 지나갔던 순간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그 생각 끝에는 늘,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마음이 조용히 남는다.


오늘도 그렇게,

별일 없었다는 사실 하나로

하루를 오래 되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