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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Mar 21. 2024

KOOFA의 MTP 만들기

리더의 의지인가, 구성원의 참여인가?

MTP (Massive Transformative Purpose)는 조직의 거대한 열망을 담은 목적의식이다. 미션과 비전을 합쳐 놓은 느낌이며, 미션의 고도화된 버전이기도 하다. 미션이 존재이유를 기술한 것이라면 MTP는 그것만으로 부족한 원대한 열망의 북극성을 제시한다. 


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말할 수 없이 커졌다. 확대된 자본, ICT 등 혁명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기업들은 인류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만한 역량을 가지게 되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의 인류에 대한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금까지 사용하던 미션 선언문에 하는 일과 포부를 담기에는 미션의 개념이 협소해져 버렸다. 또한 하는 일과 열망을 보다 잘 담아내어 조직의 내외부와 소통하고 싶어졌다. 기업들은 그 열망을 품어낼 만한 문안을 만들어 발표하기 시작했고, 이를 미션, 비전과 구분하여 MTP라 부르게 되었다.








KOOFA((주)쿠퍼실리테이션그룹)는 20명 남짓의 작은 기업이지만, 차원이 다른 소통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스스로 소통을 이루어내기 어려울 때 KOOFA를 찾는다.


KOOFA이 소통의 기술을 인류가 보편적으로 가질 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여기에 KOOFA의 열망이 있고, 리더로서 필자는 이 열망을 MTP로 담아내고 싶었다.




1. MTP의 제안


'MTP를 만들어 보자'와 같은 조직 전체에 관련된 제안을 구성원이 먼저 꺼내기는 어렵다. 자기 역할이 아니라고 여기거나, 다른 구성원들이 뜸금없어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되기도 할 것이다. 


또 대안 있는 제안을 하려면 어떤 문장을 예로들며 제안해야 하는데, 그 문장이 많은 사람들의 높은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괜한 오지랍이 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한 번 마음 속에 생각이 떠올랐더라도 이내 지워버리기 쉽다.


늘 조직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CEO로서 MTP를 수립하여 조직의 내외와 소통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래서 필자가 먼저 제안했다. 제안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모든 인류가 일상과 일에서 진정한 소통을 경험하게 한다."

"We empower humanity to embrace genuine communication in every facet of life and work."


쿠퍼가 워크숍을 통하여 소통(집단의사결정)을 실현하고, 그에 필요한 역량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진정한 소통은 모든 인류가 꿈꾸고 있지만 그 실현을 어려워 한다. 훌륭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 싶은 나머지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거부하는 결과를 낳는다. 서로 그런 경쟁 속에서 소통은 잘 실현되기 어렵다.


쿠퍼는 10년 넘게 이러한 어려운 소통을 탁월한 퍼실리테이션 역향으로 실현해왔다. 이제 쿠퍼의 높아진 퍼실리테이션 역량과 글로벌 역량을 결합하여, 인류의 복지를 위한 진정한 소통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We

쿠퍼실리테이션그룹(KOOFA)을 의미한다.

쿠퍼가 관여하는 대상이 특정 국가 또는 조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고 온 인류임을 천명하는 것이며, 그 인류가 스스로 진정한 소통을 실현하는 역량을 가지도록 하는 데까지 우리의 목적으로 삼는다.


empower humanity to embrace genuine communication

진정한 소통은 소통의 당사자가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당사자 모두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의견교환과 결정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짧은 기간 동안은 그렇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결국 서로의 의견이 담긴 결정을 해가는 것을 말한다.

쿠퍼는 온 인류가 이를 실현하고 자신의 것이 되도록 하는 과정을 돕는다.


in every facet of life and work.

진정한 소통이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일의 모든 측면에세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사내 지식관리 툴인 노션에 위와 같이 정래해두고, 구성원에게 MTP를 만들고자 하는 희망을 알렸다. 그리고 리더십팀의 대화의 장인 '리더십 저니'의 안건으로 정하여 수립과정에 대하여 논의하기로 했다.




2. MTP 수립 필요성 제안 및 수립 절차 논의 (리더십 저니)



2023년 리더십 저니 기념사진


리더십 저니에서 논의한 차트 


리더십 저니에서 논의 결과,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MTP 수립을 하기로 하였다.

(리더십 저니는 쿠퍼의 리더십팀이 며칠 동안 한 곳에서 숙식을 함께 하면서 조직의 철학, 문화, 전략을 논의하는 행사이며, 매년 1~2회 실시한다.)


쿠퍼 전체 밋업에서 MTP 수립을 시작한다는 선언

내부 구성원(쿠루)으로부터 MTP 문안 공모

응모된 문안에 대하여 외부 투표 

1위 득표 문안을 낸 쿠루 및 외부 투표 참여자 3인(추첨)에 대한 시상

24년 1월 신년워크숍에서 전체 쿠루 합의에 의한 최종 문안 결정

 


  

공모 및 투표 참여 안내문




응모된 문안과 득표 결과

여기서 필자의 안은 8위 득표를 거두었다. 아쉬움이 있었지만 현실을 받아들였다. 





오스틴 축하해요~





3. 최종 문안 만들기


쿠퍼 신년 워크숍은 전체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3~4일 정도 진행한다. 중요한 안건 중의 하나는 공모에서 1위를 한 문안을 개선하여 최종 MTP 문안으로 채택하는 것이었다. 


쿠퍼 신년 워크숍 진행 모습



<공모 1위 문안 검토>



문안을 커다란 보드에 써놓고 각 어구에 대하여 긍정 부정의 투표를 진행하였다. 차근차근 문구에 대한 호불호의 의견을 듣고 더 바람직한 대안을 찾아가기 위한 절차이다.


단어 하나씩 투표한 구성원의 의견을 통해 전체 구성원이 문구에 대한 이해와 함께 MTP에 무엇을 담고 싶은지에 대하여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가는 시간을 가졌다.


  

 

원안 문구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각자의 개선안을 내도록 하였다. 이 자유토론의 과정은 각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구성원 각각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새로운 창발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시간이다.



 


처음 제출된 개선안을 모두 벽에 붙여놓고 함께 공유하면서 서로 궁금한 것을 묻고, 아쉬운 점, 바라는 점 등을 모아갔다. 이때 퍼실리테이터는 그리하여 '어떤 문구로 바꾸면 좋은지'를 다그치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으로 물어가야 한다.


쿠퍼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와 연결이 중요하므로 이를 적어 옆에 붙여두면서 아이디어의 진전을 도왔다.




마지막으로 두개의 안이 경합하였다.

한쪽에 투표하지 않은 사람에게 투표하지 못한 이유를 묻고 그 이유를 해소할 개선안을 구성원 모두 생각하도록하는 과정을 지속했다.


'가능성'이 '열망'으로 진전을 이루면서 최종 순간을 맞이 하였다. 수많은 대안과 논의가 오간 끝에 최종문안이 완성되었다.


'인류의 열망을 소통으로 실현한다.'

마음 속에서 뜨거운 무엇이 솟아올랐다.
또 한편의 드라마을 썼다.





예쁘게 쓰고 장식하며 KOOFA MTP의 탄생을 축하했다.

당시의 즐거워 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둘 수 있어서 다행이다.

https://photos.app.goo.gl/aNng2ucwkZUAm3dj9







MTP, 미션, 비전, 핵심가치는 회사의 정신(Geist)이다. 정신은 육체 즉 조직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조직의 정신을 가다듬는 가이스트의 수립은 조직개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수립하여 액자에 걸어놓는 것을 넘어서, 이 정신이 살아서 조직 구성원에게 영감과 힘을 불어넣는 작동이 일어나려면 두가지가 필요하다.


가이스트가 가슴 속에 담겨야 한다. 리더의 마음 속에만 있고, 구성원의 마음 속에 없다면 바로 정신이 없는 것이다. 가슴 속에 담으려면 이해(understanding)와 이해(interest)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방법은 구성원이 참여하여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의견을 낸 것이고, 선정 또는 개선하는 과정에서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므로 이해 수준이 매우 높아진다. 마찬자지로 자신이 의견을 낸 것이므로 자신의 가치관,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내게 되고 따라서 처음부터 자신의 이득과 일치하게 되는 효과가 생겨난다. 


최종안의 선택과 개선의 과정은 바로 이 이해과 이득을 높이는 활사개공(活私開公)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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