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미팅할 곳을 찾아라.
1시간 사이를 두고 온라인 미팅 스케쥴이 잡혔다.
두 회사 대표의 일정을 맞추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번에도 그랬다.
할 수 없이 이동 시간을 빠듯하게 할애한 채 간신히 캘린더의 슬랏을 하나 잡아 일정을 밀어넣은 것이다.
기아 광명 오토랜드에서 워크숍을 하나 마치고 역삼 사무실까지 1시간 안에 가야 했다.
카카오맵으로 중간 중간 교통 사정을 실시간으로 알아보았다.
출근 시간대에는 소요시간이 1시간을 넘었고, 10시에 가까워지면서 1시간 이내로 줄었지만 여전히 빠듯했다.
10시를 넘기면서 추가 연락이 왔다.
미팅 시간을 30분 앞당기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앗!
일단 사무실까지 갈 수는 없게 되었다. 몇가지 대안 중 선택해야 했다.
1. 기아에 부탁하여 여유 공간을 사용한다. (고객에게 민폐?)
2. 차 안에서 한다. (줌 상대에게 옹색해 보임?)
3. 커피숍에 간다. (주변 손님에 민폐?)
4. 대실을 구한다. (과도한 장소?)
1. 기아에 부탁하여 여유 공간을 사용한다. (고객에게 민폐?)
고맙게도, 기아에서 1시간 정도 온라인 미팅을 할 수 있도록 회의실 공간을 허락해 주셨다.
미팅하기 전에 지난 경과를 차분이 다시 한 번 살펴볼 시간을 번 셈이어서 기분이 좋았다.
예정된 미팅은 지난 6개월 동안 5번 진행했던 한 외국계 대형트럭회사의 임원 코칭에 관한 것이었다. 대표께서 코칭 과정이 어떻게 진행이 되었고 향후 어찌하면 좋을 지 자문을 듣고 싶어 하셨다.
기아 일정이 끝나고 잠시 후 맥북을 다시 열었다.
아불싸!
랩탑의 카메라에 보안 딱지가 붙어 있었다. 큰 일 났다 싶으면서도, 딱지를 빨리 알아차린 것이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이나케 짐을 싸며 다음 대안을 생각했다.
'2. 차 안에서 한다. (줌 상대에게 옹색해 보임?)'
이 대안이 우선 떠올랐는데, 또한 다행인 것은 배터리 역시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카메라 딱지와 함께 배터리 미터도 눈에 들어와서 전원을 빨리 연결해야지 생각했었다.
기아 워크숍을 진행할 때 전원 연결을 깜빡했던 것이다. 미리 온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느라 미쳐 연결하지 못한 채 시작하여 워크숍을 2시간 동안 진행한 것이다.
2번째 대안은 15% 남은 배터리와 함께 바로 날아가 버렸다. (Bye bye~)
'3. 커피숍에 간다. (주변 손님에 민폐?)'
전원과 주차장이 있을 스벅 DT점을 검색했다. 1.1km 떨어진 곳에 있었다. 출입증 반납, 보안 클리어, 주차장까지 걸어가서 차를 챙겨가기까지 15분 정도 걸릴 것 같았다.
10분 정도 여유가 있었고, 커피 주문하고, 정리해 둔 코칭 자료를 잠깐 리뷰하면 미팅을 잘 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하~
주차장에 빈 공간이 없었다.
심지어 차 한 대는 공간이 비기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한 바퀴 피턴을 하면서 노상의 빈 공간을 찾아 보았지만, 주차할 만한 곳이 없었다.
그 시간엔 딱 그랬다.
지금 찾아본 구글맵에는 여유로와 보이건만...
'4. 대실을 구한다. (과도한 장소?)'
이제 선택의 여지없이 4번째 옵션으로 넘어갔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피턴하면서 아주 가까운 모텔을 발견한 것이다. 시간은 고작 5분이 남아있었다.
일단 주차하고 들어갔다.
안내 데스크에 사람은 없고 전화번호만 적혀 있었다.
우선 야놀자에 들어갔다. 다행히 검색에 바로 떳지만 대실 예약을 하려니 12시부터 가능.ㅠㅠ
전화를 걸었다.
모텔 도착까지 5분 걸리지만, 바로 키오스크에서 체크인하면 된다 하셨다.
키오스크에서 현장체크인을 눌었다. 성인인증 신분증을 요구했다. 회사 보안 출입 때문에 신분증은 항상 몸에 지니고 있었다. 당당하게 운전면허증을 넣었다.
판독 에러~
다시
판독 에러~
(발급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색깔이 바뀐 면허증을 읽지 못하나?)
이유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전화를 다시 걸었다.
'그럴리가 없을텐데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그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바로 들러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네, 그러시면, 301호나 302호에 올라가보세요. 아마 청소가 되어 있을 겁니다."
301호에 갔다.
문이 잠겨있었다.
302호에 갔다. 문이 열려 있었다.
근데 난장판이었다. 음식 가득, 주류와 반쯤 빈 술잔들...
줌을 할 수 있으면 됐지 나머지는 사소한 일이었다.
접속을 위해 구글 캘린더를 여니, 캘린더의 일정 타이틀에 [구글미트]라고 적혀 있었다.
일정을 눌러 들어가보니 마소 팀즈 링크가 있었다.
미트일까? 팀즈일까?
팀즈로 들어갔다.
'호스트가 입장을 허락해 줄 것입니다.'
화면 안내글이 반가웠다.
휴~
1분 늦었지만, 그레이스 타임 이내였다.
구글미트에서 헤매였더라면... 생각해보면 이 또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팀즈 대화는 잘 진행되었다.
후속 프로젝트에 문의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객실을 나오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실료는 얼마를 줘야지?'
'난장판 객실, 사용시간은 30분 남짓...'
'만원? 2만원?'
'아까 마음은 5만원이라도 들어오고 싶었는데.'
'어디라도 들어가서 온라인을 열 수만 있다면 10만원이면 어때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은데.'
1층에 내려가니 기다렸다는 듯이 안내실에서 물어왔다.
'아까 전화한 분이시죠?'
'네.'
'2만 5천원입니다.'
'청소도 안되어 있던데.'
결국 한마디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간사한 인간이다.'
더 이상 흥정을 하지는 않았다.
카드로 결재하고 차에 올라타 안도의 숨을 몰아쉬었다.
사무실로 향하는 길에 보인 스벅 주차장은 2칸 비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