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이탈리아에서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나 배편이 모두 끊기자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 사는 11살 소년이 97일을 걸어 영국에 사는 할머니를 만났다는 소식이 전파를 타면서 세상이 떠들썩해졌다.
그 소식을 전해 들으며 소년의 모험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탈리아 남쪽에서 북쪽까지 걸어 올라가 독일과 프랑스를 거쳐 2,700㎞나 떨어진 영국까지 걸어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소년은 “부르튼 발이 피투성이가 됐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별을 보며 잠들고 바다를 만나면 헤엄쳤다.”라고 말했다. 손자를 품에 안은 할머니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아주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라며 칭찬했다.
소년은 해마다 할머니를 만나다가 볼 수 없게 되자 걸어서 가겠노라고 고집을 부리자 부모도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고 한다. 소년의 모험심이 세계적인 뉴스로 등장한 것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서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우울하고 침울한 상태에 빠져 있는데, 소년의 용감한 행보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고교 시절 산악인 고상돈 대원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가 “여기는 정상! 여기는 정상! 더 오를 곳이 없다.”라며 흥분과 감격에 찬 목소리를 라디오를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을까. 이탈리아 소년도 영국에 도착하기 전까지 수없이 포기하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까.
고상돈 대원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등정한 것은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달에 착륙하면서 “이것은 한 사람의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암스트롱의 이 말은 인류의 우주 개척에 길이 남을 명언이 되었다. 탐험가들은 말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인지는 몰라도 말을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탐험가들은 처음과 최초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 북극과 남극을 최초로 탐험한 노르웨이의 극지 탐험가 로알 아문센, 신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이탈리아의 탐험가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이들은 미지의 탐험을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걷는다’를 쓴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1만 2천㎞를 1,099일 동안에 걸어서 횡단했다. 30년간 기자 생활하다가 직장을 퇴직하고 그의 나이 62살에 실크로드를 걸어서 간 것이다.
그는 “혼자 걷는 것은 발견할 수 없는 자신의 일부를 만나고 안락하게 사고하는 자신을 해방시킨다.”라고 생각하며 실크로드를 걸었다고 한다.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기까지 과학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땀과 비용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와 고통과 땀과 노력이 들어갔는지 헤아려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모험심을 가슴에 품고 살지만 실제로 모험을 실천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행동에 나서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모험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다.
이탈리아에서 영국까지 걸어간 소년은 두려움과 고통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인류의 역사는 모험가들에 의해 새로운 도약을 했다. 그 도약이 인류의 발전을 가져왔고 사람들에게 희망이란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이탈리아 소년이 영국까지 걸어간 것도 모험에 대한 도전이다. 나중에 그 아이가 커서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소년의 모험적인 행동도 훌륭하지만, 영국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허락하고 동행해준 부모도 존경스럽다.
아마도 우리나라 부모라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몇십 리도 아닌 2,700㎞는 서울과 부산을 3번이나 왕복해야 하는 거리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로 걸어가는 것도 허락하지 않을 판에 3번이나 왕복해서 걸어가고 걸어오는 것은 어른도 생각하지 못하는 일이다.
이탈리아 소년은 단순히 할머니가 보고 싶어 걸어갔다고 헸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세상을 만나고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거나 달에 착륙하거나 북극이나 남극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세상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자 출발이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모험가의 용기와 도전정신에서 비롯된다.
모험가가 내디딘 첫발은 나중에 일반인도 갈 수 있는 평범한 길이 된다. 이탈리아 소년도 어쩌면 그런 평범한 길을 만들기 위해 모험의 첫발을 내디딘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