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능이 없는 건 달리기를 잘하지 못해서야
조깅을 시작하면서 달리기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아졌다.
책과 영상매체를 통해, 달리는 방법과 달리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이 떠올랐다. 전부터 읽어볼까 하다가 몇 번을 그냥 지나쳤던 책인데 이제야 마음이 생겼다. 그래, 사람은 뭐든 자기가 관심이 있어야 꿈지럭거린다니까.
원래 인기 있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최근에 부는 러닝 열풍 때문인지 책대출 자체가 녹록지 않았다.
도서관에 예약신청을 하고 몇 주가 지나서야 겨우 책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의 상태를 보니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것이 확연히 느껴졌다. 실수로 물을 쏟아 재빨리 그걸 닦아낸 누군가의 당황함이 묻어 있었고, 책을 읽을 때 책 가장자리를 만지작 거리는 누군가의 습관도 남아 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책은?
누구도 펼쳐 보지 않은, 그래서 누구의 손때도 묻지 않은 새삥책.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냥 좀 화가 났다.
재능의 편중 현상은 왜 이토록 심한 것일까. 잘난 사람은 왜 한 가지만 잘하지 않고 굳이 여러 가지를 잘하는 것일까. 대체 왜!
질투의 화신이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가, 그래 나는 노력을 안 하지라는 자기 성찰로 볼성사다운 꼴은 간신히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질투의 또 다른 모습인 부러움을 가득 품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단순히 ‘달리기’에 관한 책이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삶과 글쓰기, 존재 방식을 달리기를 통해 성찰한 회고록이다.
천부적 재능이 있다고 다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노력만 한다고 모두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타고 난 소질과 그것을 발전시키는 꾸준한 노력이 있으니 어찌 못할 수가 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런 사람이었다.
꾸준함의 힘은, 그것이 언제 얼마만큼의 힘을 발휘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위대한 것 같다.
"달리기를 말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가 하고 싶은 이야기"
1. 자신의 삶을 꾸준히 다듬어 가는 태도
2. 고독 속에서 자신과 정직하게 마주하는 용기
3. 매일의 반복이 결국 나를 만든다는 믿음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 왜 무릎이 꾸준히 아프지?
2. 왜 발목의 통증을 마주해야 할까?
3. 반복해서 달려도 왜 늘지를 않아?
한없이 가벼운 이 질문들~
아무래도 내가 재능이 없는 건, 달리기를 잘하지 못해서라고 우겨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