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정신병

by 서량 김종빈

당신의 고생스러움은

결코 헛되지도 무의미하지도 않다.


당신의 고생스러움이

설령 어떤 결과도 없다한들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적어도 당신을 지켜보는 내가 있으니,

당신의 고생스러움을 보면

'나만 이 고생을 하는 건 아니구나.' 하는

위안으로 삶을 좀 더 살아볼게 하니까.


속좁은 병자들은 이처럼 누군가의 적당한 고생에

나의 고생도 곁에 두어 속을 달래고는 하니까.

서로에게 슬그머니 기대서라도 살아야 하니까.


다행이다. 나는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혼자 외롭게 고생하는 게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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