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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콤카레 Feb 08. 2023

[바빌론]

가수 아닙니다.

"각본의 틀을 처음 짰던 것은 거의 15년 전이었어요."

"그렇게 오랜 시간을 제 머릿속에서 발전시켜 온 이야기예요."

"왜냐면 이런 영화를 하자고 누군가를 설득할 만한 위치에 일단 올라서야 했거든요."


영화 [바빌론]의 감독 데어미언 셔젤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설득할 만한 위치에 올라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바빌론]
[바빌론]
감독 : 데어미언 셔젤
출연진 :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 진 스마트
줄거리 :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되던 할리우드. '꿈' 하나만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이를 쟁취하기 위해 벌이는 강렬하면서도 매혹적인 이야기 (네이버 인용)


1. 영화에 관한 영화
영화 [바빌론]


[바빌론]은 영화에 관한 영화이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흑백영화에서 칼라영화로 전환되는 할리우드 과도기의 혼란스러움을 담았다.

이 대전환의 시대에 누군가는 도태되고, 누군가는 성공한다.

그러나 영화라는 본질은 영원함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이 영화의 제목, [바빌론]이다.


2. 왜 바빌론인가
바벨탑

바빌론은 이라크의 고대 유적이다.

성경에는 바빌론에서 인간들이 높은 탑인 바벨탑을 쌓았는데, 신이 이를 신의 권위에 도전한다 생각하고 노여워하여 인간들에게 천벌을 내렸다고 한다.

그 천벌은 언어의 탄생이다.

인간들의 언어를 달리하여 서로 대화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언어의 본질은 생각이다.

생각은 영원하고, 언어는 수단이다.

 

무엇하나 무시할 수 없다.

수단인 언어를 무시하는 영화 [바빌론]의 잭(브래드 피트)은 이혼을 반복하는 고통을 받는다.

수단인 유성영화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넬리(마고 로비)는 할리우드에서 도태된다.


바빌론에 언어가 탄생한 것이 고통이듯, 할리우드에서 기술이 발전한 것 역시 고통이다.


3. 마지막 5분을 위한 184분 (스포주의)
영화 [열차의 도착]

[바빌론]의 엔딩을 보며, 셔젤이 형이 미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을 시작으로 역대 최다 매출 영화 [아바타]까지 영화의 역사를 현대 미술로 덮어주며 다이나믹하게 보여주는 5분?(체감상 5초)은 압도적이었다.


마치, 영화계 거장의 유작과도 같았다.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부담스러운 과제를 남겨주고 건방지게 은퇴하는 듯하기도 했다.

그 자신감으로부터 나오는 멋짐이란 것이 그의 아주 약간의 재수 없음을 충분히 덮어줬다.

앞서 말한 15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님을 느낀다.


4. 과제_출제자의 의도 파악
영화 [바빌론]

무성영화에 유성영화, 흑백영화에서 칼라영화 그다음은 무엇일까?

3D? 4D? OTT? 모르겠다.

여하튼 영화의 발전에 영화인들이 도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아니,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인 것임이 분명하다.


[바빌론]의 주인공 매니가 떠나려는 넬리에게 스페인어로 고백한다.

Tiamo, Tiamo, Tiamo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넬리는 그 고백을 받아준다.

생각이 언어를, 본질이 수단을, 영화가 기술을 이긴 순간이다.


Tiamo, cine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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