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특권 세습'의 역사 - 8

20억 유학비와 공직 사회의 윤리적 붕괴

by Gildong

8. 책임의 분산과 이익의 독점: 엘리트 카르텔 '분업 구조'의 범죄 심리


누가 책임자인가: 모호함 속의 이익 독점


대형 금융 사고나 국가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 국민들이 가장 좌절하는 지점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현실입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정작 책임을 져야 할 고위직이나 관계자들은 "나는 그저 시스템의 일부였을 뿐"이라고 말하며 처벌을 회피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엘리트 카르텔이 '분업 구조'라는 형태로 부패를 저지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카르텔 내의 분업은 효율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범죄의 위험을 분산하고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만드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1. 기능적 분리와 책임의 마비: 카르텔은 규제 완화 로비, 내부 정보 유출, 형식적인 감독 승인, 자금 세탁 등 각기 다른 기능을 맡은 개인들로 구성됩니다. 이 구조 내에서 개인들은 자신이 '전체 범죄 구조'의 부분적인 역할만 수행했다고 합리화합니다. 문제가 발생해도 각자는 "나는 서류에 사인만 했을 뿐", "나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자금을 처리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빠집니다.


2. 분업의 최종 목표: 이 분업 구조의 최종 목표는 '이익은 공유하고 책임은 분산하는 것'입니다. 이익이 중앙으로 집중되는 동안, 책임은 구조 전체에 퍼져나가 책임의 주체가 모호해집니다. 이로 인해 개인은 처벌을 피하고,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보여준 분업 구조


2011년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금피아 카르텔의 분업 구조가 어떻게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키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유착의 고리: 금융감독원 간부가 저축은행의 공식 초청으로 해외 출장을 가고, 이후 해당 간부가 저축은행 담당 국장으로 승진 발령되는 등 감독과 피감독의 관계가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책임 방기: 검찰이 금감원에 감사 필요 공문을 보냈음에도, 금감원은 감사를 실시하지 않고 부실을 방치했습니다. 이는 금피아 네트워크가 부실의 구조를 만들고, 문제가 터졌을 때 책임은 서로에게 떠넘기는 형태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분업 구조는 대형 금융 사고의 구조를 만들어내고, 결정적인 증거와 연결고리를 찾기 어렵게 만들어 카르텔 전체가 면책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시스템 부패의 가장 강력한 방어막


엘리트 카르텔이 영속적으로 힘을 유지하는 이유는 바로 이 '분업의 고리'를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공공 시스템의 붕괴는 곧 책임 회피 구조가 낳은 결과입니다. 안전과 금융 감독이라는 공공의 의무사적인 이익을 위한 분업 구조에 종속되었을 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참사로 이어지게 됩니다. 카르텔은 이익은 분점하되, 책임은 분산하여 궁극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처벌을 회피하는 시스템적 면책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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