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나라는 가장 먼저 죽는다 - 12

러우전쟁이 증명한 '정직한 야만'의 시대, 생존의 기록

by Gildong

12화. 지연의 기술: 이기고 있을 땐 서두르지 마라, 최대치를 요구하는 배짱


아쉬운 놈이 우물을 판다


옛말에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습니다. 협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쪽이 항상 지게 되어 있습니다.


2025년 겨울, 러시아군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땅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었고, 반대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마음이 급했습니다. 트럼프는 "빨리 성과를 내고 싶다"는 조급함이 있었고, 젤렌스키는 "지원이 끊기기 전에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죠.


누가 목마른 사람일까요? 네, 바로 미국과 우크라이나입니다. 러시아는 이 '조급함'을 정확히 간파했습니다.


시계를 보지 않는 배짱


미국 특사단이 속전속결을 원할 때, 푸틴은 일부러 딴청을 피웁니다. "이 조건은 마음에 안 드는데? 다시 검토해 봐." "우리가 점령한 땅은 다 내놔야지. 안 그러면 협상 안 해."


러시아는 일부러 최대치의 요구 조건을 던졌습니다. 상대방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협상을 고의로 지연시킨 것입니다.


보통의 협상이라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면 판이 깨질까 봐" 겁을 먹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판이 깨져도 상관없다는 배짱을 부렸습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우린 그냥 전쟁 계속하면 돼. 어차피 우리가 이기고 있잖아."


이기고 있을 땐 서두르지 마라


상대방이 시계를 자꾸 쳐다볼수록, 러시아는 의자를 뒤로 젖히고 여유를 부렸습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상대방은 초조해져서 "알았어, 알았어. 그거 들어줄게. 제발 도장만 찍자"라며 양보를 들고나올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쇠뿔도 단김에 빼라"며 속도를 중시합니다. 하지만 내가 우위에 서 있을 때는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강대국과 협상할 때, 혹은 비즈니스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을 때 기억하세요. 먼저 시계를 보는 사람이 집니다.


"나는 급할 거 없어."


이 한마디가 백 마디 논리보다 더 강력한 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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