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전쟁이 증명한 '정직한 야만'의 시대, 생존의 기록
사업을 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매출처가 한 곳뿐인 것'입니다. 그 거래처가 마음을 바꾸면 나도 하루아침에 망하기 때문입니다.
2025년 말, 우크라이나는 이 악몽을 현실로 맞닥뜨렸습니다. 그동안 전쟁 비용을 대주던 가장 큰 '물주'인 미국이 지갑을 닫아버렸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원 중단을 시사하자, 우크라이나 정부의 금고는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보통 이 정도면 항복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기하는 대신 '다른 창구'를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젤렌스키가 급하게 찾아간 곳은 군사 강국이 아닌, 군사적 중립국인 '아일랜드'였습니다.
"왜 하필 아일랜드지?" 아일랜드는 중립국이라 무기를 지원해 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의 계산은 철저히 '돈'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무기를 못 주면, 인도적 지원금이라도 주세요."
난민을 돕거나 학교를 고치는 돈은 줄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였습니다. 아일랜드는 이를 거절할 명분이 없었고, 결국 거액의 지원금을 내놓았습니다. 이 돈으로 공무원 월급을 주고 병원을 돌리면, 그만큼 남는 국가 예산으로 총알을 살 수 있습니다. 일종의 '자금 세탁' 효과를 노린 영리한 노하우입니다.
미국이라는 큰 파이프가 잠겼다고 해서 목말라 죽을 수는 없습니다. 아일랜드 같은 작은 파이프, 아시아의 틈새 자금 등 닥치는 대로 뚫어서 물(자금)을 모아야 합니다.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는 돈의 명분을 따질 겨를이 없습니다.
"무기 지원금이든, 인도적 지원금이든 상관없다. 일단 현금이 들어오게만 하라."
이 '자금줄 다변화' 능력, 잡초 같은 생존 본능이 있어야 강대국이 지원을 끊겠다고 협박할 때 버틸 수 있는 배짱이 생깁니다.
[다음 글] 19화. 시장의 재진입: 전쟁이 끝나면 '미운 정'도 돈이 된다 (한국 기업의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