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경제를 기소한다 - 10

원화의 몰락과 구조화된 가난에 대하여

by Gildong

제10화. 노동의 종말, 원화를 버리고 달러로 피신하라


당신은 성실했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야근을 밥 먹듯 하며, 월급을 아껴 적금을 부었다. 부모님 세대가 가르쳐준 "아껴 쓰고 저축하면 부자가 된다"는 금언을 종교처럼 믿었다. 그런데 왜 삶은 점점 더 팍팍해지는가? 당신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당신이 타고 있는 '원화(KRW)'라는 배가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잔인한 법칙이 있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면 그 돈은 공평하게 뿌려지지 않는다. 수도꼭지(한국은행)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자들—시중은행, 대기업, 자산가—이 맑은 물을 먼저 마신다. 그들이 싼 이자로 자산을 사들이며 가격을 다 올려놓고 나면, 흙탕물이 되어버린 돈(인플레이션)이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월급쟁이에게 도착한다.


이것이 18세기 경제학자 리처드 캔틸런이 발견한 '캔틸런 효과(Cantillon Effect)'다. 돈을 찍어내는 시스템 하에서 노동자는 구조적으로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당신의 월급이 오르는 속도는, 절대 돈이 풀리는 속도(M2 누적 증가율)를 따라잡을 수 없다.


한국인들은 아직도 '은행 예금'을 안전 자산이라 믿는 미신에 빠져 있다. "원금 보장이 되니까 안전하다?" 천만의 말씀이다. 명목상의 숫자(원금)만 지켜질 뿐, 그 돈의 실질 구매력은 실시간으로 녹아내리고 있다. 물가가 5% 오르는데 예금 이자가 3%라면, 당신은 매년 2%씩 확정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환율이 1,500원을 넘어 구조적 하락기에 접어든 시대에 원화를 들고 있는 것은, 구멍 난 주머니에 모래를 담는 것과 같다. 지금 가장 위험한 투자는 코인이나 주식이 아니다. 가치가 폭락하는 원화 현금을 은행에 고이 모셔두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산을 삭제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국가는 당신의 가난을 구조화했다. 이 시스템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원화 비중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은 투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방어 기제다.


첫째, 달러(USD)를 확보하라. 기축통화는 단순한 돈이 아니다. 전 세계 모든 자산의 기준점(Benchmark)이다. 원화가 휴지 조각이 될 때 당신의 구매력을 지켜줄 유일한 방패다. "지금 환율이 너무 높은 거 아닌가?"라는 질문은 접어둬라. 구조적 붕괴가 시작되면 상단은 열려 있다. 둘째, 미국 지수(S&P 500)에 올라타라. 한국 기업은 오너 일가의 소유지만, 미국 기업은 주주의 것이다. 전 세계 자본이 모이는 곳, 혁신이 일어나는 곳에 당신의 자본을 배치하라. 소멸해가는 한국 내수 시장에 당신의 노후를 베팅하는 것은 자살골이다. 셋째, 실물 자산(Hard Money)을 가져라. 금(Gold)이나 비트코인(Bitcoin)처럼 중앙은행이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는, 수량이 한정된 자산만이 화폐 타락의 시대에 가치를 보존한다.


"땀 흘려 번 돈만이 신성하다"는 말은 도덕 교과서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금융 자본주의 시대에는 노예의 도덕이다. 노동 소득을 비하하라는 말이 아니다. 노동 소득만으로는 절대 이 거대한 유동성의 파도를 넘을 수 없다는 뜻이다. 물이 차오르는데 "나는 수영을 못해"라고 울고 있어봐야 소용없다. 뗏목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당신의 노동 소득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꾸준히 '자산(Assets)'으로 치환하라.


기억하라.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돈을 찍어낼 것이다. 정부는 계속해서 빚을 낼 것이고, 원화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다. 이것은 정해진 미래다. 당신이 이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당신의 포지션(Position)은 바꿀 수 있다. 피해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흐름을 타는 서퍼(Surfer)가 될 것인가. 원화라는 가라앉는 배에서 내려, 글로벌 자산이라는 구명보트로 갈아타라.


[다음 글] 에필로그. 지금은 도망칠 때가 아니라, 갈아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