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이토록 편안한 노예가 되었나 (6)

인공지능이 설계한 효율이라는 이름의 통제

by Gildong

6. 자본은 지구를 떠나 우주로 간다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수만 개의 인공 불빛.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쏘아 올린 위성들은 이제 별자리보다 익숙한 풍경이 됐다. 사람들은 이것을 보며 전 세계를 잇는 통신 혁명을 말하지만, 자본의 계산은 훨씬 더 차갑고 멀리 가 있다. 궤도를 빽빽하게 메우는 이 위성망은 단순한 중계기가 아니다. 그것은 지상의 규제와 에너지 병목을 피해 우주로 탈출할 거대한 인공지능의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다.


우리는 우주 개발을 인류의 위대한 도전이라 착각해왔다. 틀렸다. 자본에게 우주는 도전의 대상이 아니라 지독하게 효율적인 '대피소'다. 지상은 이제 인공지능의 팽창을 감당하기에 너무 좁고 뜨겁다. 천문학적인 전기 요금과 냉각수 부족, 그리고 기업을 옥죄는 정부의 규제는 지능의 진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위를 본다. 우주에는 24시간 쏟아지는 태양광 에너지가 무한하고, 서버의 열기를 식혀줄 영하 270도의 냉기가 공짜로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탐험이 아니라 가장 완벽한 '망명'의 준비다.


지상의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자가 지상의 모든 정보를 통제하는 기이한 비대칭성. 자본이 궤도 위로 연산 장치를 옮기는 순간, 이 비대칭은 완성된다. 어느 국가의 영토에도 속하지 않는 진공의 영역에서 인공지능은 세금도, 개인정보 보호라는 도덕적 잣대도 받지 않는다. 각국 정부가 땅 위에서 규제안을 만들며 입씨름하는 동안, 권력은 이미 중력 밖에서 자신들만의 운영체제를 설계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 센터는 인류의 희망을 쏘아 올린 결과가 아니다. 자본이 국가라는 거추장스러운 보호막을 걷어차고 독자적인 노선을 걷겠다는 선언이다. 지상의 인간들이 에너지 부족과 환경 파괴를 걱정하며 발을 동동 구를 때, 궤도 위의 지능은 무한한 태양 에너지를 독점하며 지상의 질서를 내려다본다. 지배는 더 이상 영토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지구는 이제 노동력을 제공하고 데이터만 생산하는 하청 기지로 밀려나고 있다. 진짜 결정권은 중력을 탈출할 준비를 마친 자들의 손에 있다. 자본은 더 이상 지상의 법에 호소하지 않는다.


그들은 법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