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설계한 효율이라는 이름의 통제
뉴욕 월스트리트의 최상층 사무실. 연봉 수백만 달러를 받던 베테랑 투자 은행가와 세무 전략가들이 짐을 싸고 있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또 다른 금융사가 아니라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다. 이것은 단순한 이직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심장에서 '돈의 생리'를 꿰뚫던 인간의 직관이 기계에게 이식되는 역사적 전수 작업이다. 그들은 지금 인공지능 그록(Grok)에게 자본의 혈맥을 짚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그저 수익률을 높여주는 똑똑한 비서가 될 것이라 믿어왔다. 틀렸다. 자본이 금융 인재들을 인공지능에 주입하는 이유는 하나다. 인공지능을 부의 흐름을 결정하고 분배하는 '디지털 판관'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서다. 복잡한 세금 구조를 설계하고 자산의 길목을 정하는 일은 이제 인간의 판단을 떠나 기계의 연산 속으로 넘어가고 있다.
가장 정교한 지능을 가진 자가 부의 규칙을 새로 쓴다.
처음에는 보조였다. 그다음은 추천이었고, 이제는 선택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인간은 여전히 자신이 결정한다고 믿지만, 그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이미 기계에 의해 정교하게 계산된 결과물일 뿐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이제 실리콘으로 제작되어 자본의 흐름을 유도한다. 기계가 제시하는 최적의 경로를 따르지 않는 자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완성되고 있다.
부의 분배는 더 이상 도덕이나 정치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가장 강력한 지능을 소유한 자가 휘두르는 기술적 연산의 결과물이다. 자본은 이제 법전이 아니라 코드로 세상을 통치하려 한다. 돈을 버는 방식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돈이 어디로 흐를지를 결정하는 권한이 이동하고 있다. 기계는 이제 돈을 버는 법이 아니라, 돈의 규칙을 정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사라지는 것은 직업이 아니다. 선택권이다.
권력은 이제 인간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