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츠 Jan 05. 2024

면접에 정답은 없다


나는 입사 지원자로는 8개 기업에 18번의 면접 경험이 있다. 그중 15번의 합격 경험이 있다. 취업 준비생일 때는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경력직이 된 이후 나는 면접에서는 하고 싶은 말들을 잘 전달한다. 면접에서 83% 정도의 합격률이면 좋은 결과라 생각한다. 최근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5차례의 면접을 진행했고, 얻은 인사이트가 있어서 공유하고자 한다.


                                                      "면접 답변에 정답은 없다."




경력직 면접 질문의 대부분은 직무에 관련한 질문이다. 때문에 직무 경험과 역량이 있다면, 경험하고 거기서 따라온 성과를 예쁘게 잘 포장하고 매듭지어 답변하면 된다. 


아이스브레이킹이 끝나면, 1번 질문은 무조건 퇴사 사유(이직 사유)이다. 재직 중 면접을 볼 때는 "지원한 기업에 대한 강점을 이야기하고 이러한 직무 역량을 쌓아 왔고 성과를 만들었다. 나는 당신 기업과 추구하는 가치의 결이 비슷한 인재다. 그렇기에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상호 성장을 확신한다."라는 답변으로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퇴사 후 4-5개월 공백은 예쁘게 포장하기가 어려웠다. 실제 퇴사 사유는 기업과 내가 생각하는 방향성이 차이가 커서 회의감이 들었고, 버티다 버티다 온 번아웃이었다. 면접관은 내 공백을 보면 여러 가지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끈기 문제, 사우관계 문제, 충동적인 성향 등 이직 후 퇴사를 선택하지 않을 만큼 결격 사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재취업을 준비하며 A기업 1차 면접이 잡혔다. 분명 챌린지가 될 질문이라고 생각했고, 솔직하되 최대한 예쁘게 포장한 답변을 준비했다.


"현재 산업은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직했던 기업은 보수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물론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산업과 소비자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고 퇴사를 결정했다. 귀사는 이러한 부분에서 산업과 소비자를 리딩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이미 시장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좋은 기회가 와서 귀사에 지원하게 되었고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같기 때문에 보다 오너십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할 바탕이 될 거고 이는 좋은 성과로 연결될 거라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라 생각했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그 경력으로 업계에 대단한 통찰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는 날카로운 가시가 돋은 대답이었다. 아마도 면접관 컨디션이 안 좋았나 보다.




"아.. 이게 아니구나." B기업 2차 면접에서는 직전 기업에 대한 아쉬움만 배제하고 솔직한 답변을 준비했다.


"에둘러서 표현하지 않고 솔직하게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이전 직장에서 이런 경험과 성과를 만들었고 직무 역량 성장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만, 스스로 재정비와 휴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생과 커리어는 긴 레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일과 방향성에 대한 정립을 잘 마치고 재충전했습니다. 바로 잡힌 방향성과 충전된 에너지로 귀사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성장하는데 일조하겠습니다."


이게 또 최선의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부정적인 피드백이 돌아왔다. "휴식 좋지. 근데 고작 4-5년 일하고? 당신 정도의 연차가 산업에서 수요가 있는 건 알겠는데.. 흠"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아 이것도 아니구나."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슬픈 엔딩일 거라 생각했겠지만, 결과적으로 2개 기업 모두 합격했다. 근데 웃긴 포인트는 B기업은 1차에서는 스무스하게 통과된 답변이었다. 2차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거고, 3차 대표면접에서는 저 답변으로 칭찬을 받았다. 면접관만 바뀐 거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같은 답변이 같은 기업 안에서도 면접관에 따라 피드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달하고 싶은 요지는 역량과 성과가 있는 지원자라면, 겸손을 유지한 솔직한 답변을 준비하고 대답하면 된다. 모든 면접관, 모든 질문에 100점 답변을 하면 좋겠지만, 이는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피드백은 그날 면접관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부분이고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개의치 않았으면 한다.




면접도 일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모든 걸 예측할 수 없고 만족시킬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오차범위를 줄이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경력직은 특히 경력이나 레퍼런스 체크나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후 면접을 보게 되기 때문에 엉뚱한 소리만 하지 않는다면 운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공백기 포장을 해보고 나니 이것 만큼은 꼭 당부하고 싶다. 내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지 말자. 생각보다 힘들다.




https://www.youtube.com/watch?v=M9ijPjocQng&t=29s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 후, 깨달음과 재취업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