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에서 날아온 편지...
아러타이, 우리에게는 ‘알타이’로 더 익숙한 유라시아 대륙 중심부 중국 서북지역에서도 북쪽 끝자락에서 작가 리쥐안이 메일을 보내왔다.
천재적인 문학소녀로 기성작가들에게 절망을 안겨준다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작가 리쥐안의 작품은 '아러타이 요정이 부르는 시가(诗歌)'라고 평가받는다.
어제 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중단되었던 리쥐안의 산문집 [아스라한 해바라기 밭] 정식 출간 소식을 전했었다. 리쥐안은 코로나 사태 이후로 가장 기쁜 소식이라며 좋아했다. 그녀는 이 번역서는 오롯이 내 작품이라며 오히려 내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말미에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이 에세이가 한 줄기 금빛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문득 코로나가 한국에 막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 리쥐안에게서 받았던 메일이 떠오른다. 중국에서 시작되었다 뿐인데 그녀에게는 부채의식으로 남았던가 보다. 나한테 미안하댔다.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라 면목이 없다고. 이런 말도 보탰다.
‘처음 발생한 지역의 바이러스가 가장 강하고 다른 곳으로 퍼지면서 서서히 약화되는 특성상 한국은 그나마 약해진 녀석들이 갔을 거라고. 큰 고비는 넘겼으니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감염병 사태를 개인 리쥐안이 사과할 건 아닌데, 나는 그 예기치 않은 고개 숙임에 당황도 했지만 사실은 감동했다. 이렇게 거대한 재난 앞에서 국경을 넘어온 진심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
이래서 언어를 공부하지 싶다.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건 중국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가 내 이해의 지평 위에 존재함을 의미한다. 내 관계성의 확장이기도 하고 말이다. 리쥐안 마음의 온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음에 참 감사하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긴장모드로 전환된 와중에 또 하나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온 나라를 감싸고 있다. 연일 시끄러운 언론 보도를 지켜보며 헛웃음 짓다가 잠시 리쥐안이 서 있곤 했을 고비사막의 들판에서는 멍청이들의 소음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소란함과 고요함의 경계선에 서니 마치 그녀 자신이 소란함과 고요함이 충돌한 산물처럼 느껴졌다는 작가의 그 기분을 나도 직접 체험하고 싶어졌다. 마음은 당장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지금 여기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아주 중대한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하… 그저 이 변화의 바람이 감사할 따름…).
리쥐안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겠노라 약속했다. 한 줄기 ‘희망’이라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때 더 강한 힘을 발휘한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