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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한 Dec 18. 2020

#30. 에필로그 ing...

 '도대체 왜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 왜 그림이 힐링이 된다고 하는 걸까? 게다가 수채화를 그린다고?'의 질문으로 시작된 여정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질문의 답을 찾으려 하였고 그 답을 찾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그림은 제게도 위로와 힐링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에 정신수양과 같은 효과가 있어서 그런가 했었는데요. 실제로 우리 몸에 엔돌핀(endorphin)의 4,000배 효과가 더 있는 다이돌핀(didorphin)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이 호르몬은 좋은 음악이나 그림을 감상하며 감동할 때 나온다고 합니다. 그림에 위로와 힐링의 힘이 있다는 것은 빈말이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것입니다. 


 여행 드로잉을 하시는 분들이 여행지에서 그린 그림이 가장 큰 기념품이 되었다고 이야기하시는 것도 지금은 확실히 이해를 합니다. 실제로 한 장소를 오랫동안 관찰하며 이곳은 어떠한지, 저곳은 어떠한지 하나하나 기억하며 그림으로 옮길 때 그 장소는 스쳐 지나가는 장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공감각적으로 각인이 됩니다. 저 또한 여행 드로잉 한 그림들을 보면 그때의 날씨, 온도, 소리, 냄새까지 선명하게 다시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직접 가보지 않고 사진으로 본 곳이더라도 그곳을 그리면 그 장소를 마치 가본 것처럼 생생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요즘 제가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 중에 '그림으로 여행 떠나기' 시리즈가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참 어려운 지금 저는 그렇게 그림으로 생생한 여행을 떠나 봅니다.

[그림으로 여행 떠나기 - 트램이 있는 리스본 - 2020.12.11]


[그림으로 여행 떠나기 - 열대 바다의 집 - 2020.12.17]


 그림을 통하여 아들과도 새로운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독특한 경험입니다. 유튜브 라이브를 몬트리올 현지시간으로 밤 9시에 진행하다 보니 제가 라이브를 진행하면 자연스레 아들이 잠을 자는 시간이 됩니다. 아들이 제가 라이브 하는 소리를 들으며 자는 것을 좋아합니다. 혹시라도 라이브가 없을 때는 "아빠 라이브 목소리 듣고 자고 싶은데..."라고 할 때도 있더라고요. 라이브 시간에 아들이 그려달라고 요청한 그림을 그리는 '주니어 리퀘스트'시간도 있습니다. 때론 이 시간에 아들이 겉에서 라이브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마블 캐릭터로부터 다양한 영화 속 장면까지 아들과 함께 그림으로 여행하는 즐거움이 참 큽니다. 아들의 컨펌은 참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다양한 주제의 주니어 리퀘스트 - 위로부터 월 E, 토르, 스타워즈 배틀 씬, 옵티머스 프라임]


 아들과 함께한 어반 스케치는 잊을 수 없는 선물과도 같은 시간입니다. 이제는 어딘가를 가면 장난감과 함께 본인의 스케치북을 꼭 챙깁니다.

[아들과의 어반 스케치 - 헤쥐오날 셍 베흐나르 공원에서... - 2020.11.07]


 또한 그림들을 통해 만나게 되는 인연들이 얼마나 귀한지요. 그림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고 잘 그린 그림을 함께 축하하고 어떤 부분이 잘 안 풀리면 함께 고민하며 인생의 여정들을 함께 걸어가는 그림 동료분들로 삶이 풍성해집니다. 


 새로운 기회들도 열리게 됩니다. 제가 유튜브에서 그림 라이브를 진행하고 이렇게 그림에 대한 글을 쓸 것이라는 것은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일입니다. 꾸준히 그림을 즐기며 그려 왔을 뿐인데 다양한 강연들을 진행하며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동료 작가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여정들을 아주 민망한 첫걸음부터 함께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지금도 ing입니다. 그간 제가 고민해왔던 부분들, 풀리지 않아 답답했던 부분들을 함께 나누고 같은 고민과 어려움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께 힘과 길잡이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아직 그림을 시작하지 않으신 분들은 수채화 포기자였던 제가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꼭 그림을 그려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림은 특별한 누군가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림은 인생의 여정입니다. 지금까지 그 여정을 걷지 않으셨더라도 지금부터 첫 발을 내디뎌 한 걸음씩 시작하시면 됩니다. 분명 상상해보지 못한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 고정관념을 깨십시오. 그림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 작은 스케치북을 구매하여 그림 여정을 준비하십시오.

- 일단 지우개를 치우고 컨투어 드로잉의 재미부터 느껴보십시오.

- 서서히 그림 감독으로서 관찰하고 계획하십시오.

- 수채화와의 밀당을 시작하십시오. 그 결과에 놀라실 것입니다.

- 그림을 통해 여러분만의 위로와 힐링을 누리십시오.


 저도 계속 라이브로 곁에서 함께 그림 그리며 꾸준히 그 여정을 걸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즐겁게 오래 그림 그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요한입니다.
오늘 라이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youtube.com/c/livedrawing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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