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조식 먹자마자 성당으로 달려간 이유

중세 도시 '요크'의 풍경들

by SP

2년 전 이 맘 때, 영국 북동부 도시 요크(York)를 갔었다. 2년이 아니라 12년 전 일처럼 느껴진다. 중세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요크는 도시 전체가 테마파크 같았다. 영화 해리 포터에 나왔다는 기차역과 좁은 골목은 소설과 영화에 열광하는 아이와 어른들로 북적였다. 해리 포터 덕후가 아닌지라 별 감흥은 없었다.


너무 짧은 일정이어서 여유롭게 도시를 느끼진 못했지만 두 가지는 인상적이었다. 스콘에 발라먹는 클로티드 크림이 유달리 맛있었던 어느 카페의 애프터눈 티, 그리고 요크 민스터에서 굽어본 도시 풍광.


유럽에는 유서 깊은 성당이 많은데, 아니 성당이 없는 도시가 없는데 나름의 감상법이 있다. 성당 개장 시간을 확인해뒀다가 아침에 냉큼 달려가는 거다. 그러면 관광객에 치일 일도 없고(네, 저도 관광객입니다), 오래된 성당만의 엄숙한 분위기, 그러니까 종교적인 오라 같은 것을 만나기 좋다. 나아가 모두 비슷해 보였던 교회의 면면이 새롭게 다가온다. 도시까지 다른 인상으로 느껴진다. (쓰고 보니 별 대단한 노하우가 아니어서 살짝 민망하다.)


요크에서도 호텔 조식을 후다닥 해치우고 9시에 맞춰 성당으로 달려갔다. 1번 타자로 입장. 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머리가 빙빙 돌 정도로 어지러운 275개 계단을 걸어 올랐다. 세찬 바람맞으며 첨탑에 오른 보람이라면? 13세기에 건축한 성당에 켜켜이 응축된 시간을 두발로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다른 시선으로 도시를 굽어보기도 했다. 미니어처 같은 갈색 건물 투성이의 도시가 보더 정겹게 다가왔다.


해리 포터와 대성당으로 유명한 도시 요크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게 하나 더 있었다. 한국서도 많이 키우는 견종 '요크셔테리어'가 이 동네 출신이다. 미국 뉴욕(New york)과는 별 관련이 없단다. 17세기 '뉴 암스테르담'으로 불리던 지금의 뉴욕 땅을 영국이 차지한 뒤, 당시 영국 왕 찰스 2세의 동생인 요크 공작의 이름을 가져다 도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