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도 잊게 한 그들의 미소

미얀마를 기억하며

by SP

"선배, 완전 물 올랐는데요?"

3년 전, 미얀마 취재를 다녀온 뒤 내 사진을 보고 후배가 한 말이다. 그럼 이전까지는 어땠다는 말입니까, 후배님.

쿨한 척하며 이렇게 답했다.

"미얀마는 어디서든 대충 찍어도 잘 나와."


태국과 미얀마를 함께 방문하는 일정. 미얀마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태국 국립공원 취재가 너무 힘들었기도 했고, 국내선을 수차례 갈아타는 여정도 험난했기 때문이었다. 어렵게 도착한 인레 호수에서는 큰 축제가 벌어졌다. 천상(도리천)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부처에게 감사하는 축제였다. 축제도 인상적이었지만 호수에서 사는 사람들의 일상 자체가 흥미로웠다. 잠들었던 호기심이 횟집 수조 속 장어처럼 꿈틀거렸던 건 주민들의 티 없이 맑은 얼굴을 본 뒤부터였다. 무기 같은 카메라를 든 이방인을 보고도 방긋 웃는 그들 덕분에 나도 내내 미소를 띨 수 있었다. 더위를 먹어 하늘이 빙빙 돌고, 장염에 걸려 몸이 쫙쫙 가라앉는 와중에도.


미얀마를 '사진발 좋은 여행지'라고 하는 글을 많이 봤다. '동남아 최고의 출사 여행지'라고 말하는 사진가도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불편하다. 현지인을 오직 좋은 사진의 소재, 나아가 포획하기 좋은 먹잇감처럼 여기는 태도 때문이다. 나도 이런 태도로 사진을 찍을 때가 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일 테다. 단지 출사지, 사진발... 이런 단어를 입에 담지 않을 뿐이지.


"미얀마의 좋은 이웃이 되어 달라. 군부 세력을 지원하지 말아 달라."

최근 반쿠데타 시위에 나선 청년의 피켓에 쓰여 있던 글이다. 여행자에게 좋은 이웃이 돼 주었던 그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