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낚시꾼

강기린의 돌연변이 동화

by 강기린

어느 낚시꾼이 횟집에 갔다.

간장에 고추냉이를 열심히 풀고 있을 때,

누군가 그의 다리를 툭툭 쳤다.

그것은 수족관에서 기어 나온 세발낙지였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요리사가 탕탕이를 만들 거래요."

낚시꾼은 세발낙지를 숨겨주었다.

하지만 절도죄로 잡힐까 긴장하여,

소주를 네 병이나 마시고 말았다.


횟집에서 나왔을 때,

세발낙지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제 생명의 은인입니다."

"고민이 있다면 제가 해결해 드릴게요."


낙지가 고민을 해결해 준다고?

평소 같았으면 코웃음 쳤겠지만,

술이 오르자,

낚시꾼은 얼마 전 헤어진 미영이 생각이 났다.


낚시꾼이 울면서 중얼거렸다.

"결혼은 하고 싶은데, 여자들은 내가 싫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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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의 이야기를 듣던 세발낙지는,

선녀가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낚시꾼은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동화가

실화라는 걸 알게 됐다.


동화를 곱씹어보던 낚시꾼은

선녀의 가출이 염려되었다.

그래서 낙지에게 혹시

주의할 점이 없냐 물어보았다.

친절한 낙지는 걱정 말라며

편히 만나보라 하였다.


며칠 뒤, 낚시꾼은 선녀를 만났다.

하늘하늘한 날개옷을 입은 그녀는

아주 아름다웠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싱글이라고 하셨죠?’


낚시꾼은 선녀에게 한눈에 반했다.

그런데 여자가 좀 이상했다.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사가 이상했다.


"1978년생 김 씨 자손~

배필이 없답니다~

신령님이시여~"


그녀는 정말 선녀였다.





...선녀 보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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