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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ptember Sky Jul 06. 2018

너처럼 잘 참거나 오래 견디기가 쉽지는 않아.

난 달린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명상도 이제 막 시작해서 너처럼 잘 참거나 버티거나 오래 견디기가 쉽지는 않아. 넌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을 누르는데 익숙해진 사람은 언뜻 보면 잘 이겨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죽을 맛이다. 어서 지나가길 바라는 거고, 지나가면 또 익숙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누르는 것뿐이다. 나는 바랬다. 남자가 자기 마음을 누르지 않기를. 어떤 마음인지는 모른다. 그게 저주이든, 갈구하는 마음이든 표현하고 말하고 무엇이든 나에게 던지길 바랬다. 그걸 주워 담거나 기억하는 것은 나의 몫이길 바랬다. 스스로의 마음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남의 마음을 알려고 하거나 마음을 가지려고 하는 발상은 얼마나 무모한가?


남자는 일에 집중한다. 일에 몰두하는 순간만큼은 여자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다. 남자는 더욱 자신을 다그친다. 맡겨진 일에 강제로 집중하도록 자신을 몰아간다. 여자를 생각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남자는 안도한다. 하루하루 긴 시간을 잘 참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자신을 마구 내던지고 싶은 무모함이 남자를 지배한다. 여자는 기다린다. 남자가 자신을 던질 만큼 던진 후에 자기 발로 걸어나와 여기 왔다고 할 때까지 기다린다. 이번엔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기다리는 시간이 짧길 기대하지만 어디까지나 기대에 불과하다. 남자는 늘 그런 식으로 대책 없이 기다리게 한다.  그 시간을 즐겁게 기다리든, 몰두하든, 그냥 흘러 보내든 그건 순전히 여자가 감당해야 할 일이다.


흔히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오냐고 묻는다. 사실 열정이란 만드는 것이 아니다. 없다가도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피와 뼈, 내장이나 뇌수 속 어딘가 있다가 기회가 되면 사정없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열정 같은 거추장스러운 것이 없는 사람도 있다. 아니면 한 번도 튀어나올 기회를 주지 않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어떻게 사람의 열정을 끌어낼 수 있을까? 무엇을 걸고 할만한 일을 만나면 저절로 나오는 게 아닐까? 정말 원하는 것을 걸었을 때 누구나 열정을 발휘해 매달리고 추구하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게 why 가 아닐까? 남자는 무엇을 걸고 있는지 모르겠다. @見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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