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2.월~24.수 홍천 수타사 들러 속초. 핵심은 먹방.
12월 22일 월요일
공무원의 장점 중 하나가, 뺑뺑이를 돌려 가끔 저렴하게 콘도나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내가 은근히 뿌듯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막내의 반수가 얼추 마무리되는 12월 말에 속초의 금호설악리조트를 1박 3만 원에 잡았다.
난 허리 상태가 나빠져서 토요일에 정형외과에서 6군데에 염증제거주사를 맞았다. 통증을 눌러놓고, 월요일 가족들을 태우고 속초로 향한다. 늘 혼자 헤드셋을 쓰고 있는 막내에게 DJ를 맡겼다. 취향이 특이하다. 오늘 기온이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긴 했지만,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다.
허리 때문에 쉬엄쉬엄 간다. 가평 휴게소에 둘러 별 특색 없는 호두잣과자를 한 봉지 사서 나눠 먹었다. 일부러 홍천에서 빠져나와 공작산 수타사에 들렀다. 허리 통증에 가벼운 걷기는 도움이 된다. 연꽃과 벚꽃이 아름다운 곳 같아 좀 아쉽지만, 겨울에도 좋았다. 동지여서 신도들이 달력과 차, 팥죽도 나누고 있었다.
절에서 나오는 길에, '가게이름이 식당입니다'라는 식당에서 백반 삼인분을 각 1.3만 원, 김치찌개 둘을 1만 원씩에 먹었다. 깔끔하고 맛있었다.
1시간 20분을 더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운전이 악영향을 줬는지, 오른쪽 엉덩이 아래까지 뻐근하고 허리는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아프다. 나쁜 징조다. 침대에 누워 쉬었다. 날 두고 속초 중앙시장에 마실 다녀오라 했는데, 그냥 내일 나가겠다 한다.
저녁으로는 BHC에서 뿌링클을 시켜 맥주 한 캔과 나눠 먹었다. 컵라면도 하나 추가했다. 다섯 식구인데, 나와 둘째를 빼고는 다들 입이 짧은 편이다.
12월 23일 화요일
제주여행에서처럼, 아침은 레토르트 카레와 햇반, 컵라면과 김치, 계란찜으로 먹었다. 날이 흐리다. 멀리 보이는 산과 하늘이 마치 수묵화 같다.
허리 때문에 혼자 집에 있을까 고민하다, 그냥 나섰다. 속초중앙시장에서 술빵과 닭강정을 샀다. 만석닭강정이 유명한데, 둘째가 검색한 문전성시 더덕 닭강정으로 갔다. 휴무일이다. 북청닭강정에서 뼈 있는 걸로 주문했다.
백일칼국수 속초점에서 튀김만두, 장칼국수, 얼큰 칼국수, 들깨칼국수, 떡만둣국을 먹었다. 11시 좀 넘어갔는데, 곧 대기가 생겼다. 친절하고 가격도 괜찮고 맛도 있다. 그런데, 튀김만두 2 접시를 주문해도 1인 1 주메뉴가 필수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얼큰 칼국수를 하나 더 시켰다. 돈을 위해서 음식을 버려도 할 수 없다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만두 주문을 하나 줄였지만, 예상대로 칼국수를 남길 수밖에 없었다.
식당 근처에 주차해 놓고, 바닷가로 갔다. 등대 전망대에 올랐다. 경치가 참 좋았다. 바다와 구름도 좋고, 멀리 설악산도 역시 이름값을 한다.
금액권이 있어서, 영랑호 근처에 스타벅스에 들렀다. 막내와 나는 쉬고 아내와 두 딸들은 영랑호 산책을 한다.
숙소에 돌아와 이른 저녁으로 닭강정과 술빵을 먹는다. 운동삼아 걷고 온다며 나가서는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내일 낮에 딸내미들이 일정이 있어, 9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12월 24일 수요일
아, 돌아가는 날이 더 좋네. 스위스나 록키 못지않은 설악이다.
3시간여 드라이빙을 하는데, 구름과 안개와 산의 향연이다. 2박 3일. 짧지만 눈과 배를 불린 먹방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