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R-BC
지난주 토요일 ATR-BC 시험 합격 소식과 함께 certificate이 날아왔다. ATR-BC는 Art Therapist Registered - Board Certified로 ATR은 미술치료 대학원 졸업 후에 임상 시간 1000시간과 100시간의 슈퍼비전을 이수해야 받을 수 있고 ATR-BC는 따로 시험을 보고 합격을 해야 받을 수 있다. 졸업 후에 ATR을 따고 나서 굳이 BC를 따지 않았던 이유는 따로 Counseling License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고 일을 했던 Illinois 주에서는 미술치료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들도 LPC (Licensed Professional Counselor)와 LCPC (Licensed Clinical Professional Counselor) 자격증을 위한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었고 나는 졸업하고 삼 년 동안 일하면서 내가 딸 수 있는 counseling자격증은 모두 따놓았던 상황이었다. 사실 미국에서 상담사로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counseling 자격증이다. 자격증, 곧 license는 주정부에서 인정한 "합법적으로 임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 때문에 개인 상담실을 운영할 수 있고, 의료보험과 연계되어 사람들이 보험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상담을 통해 내담자에 대해 내리는 진단이나 치료 내용이 공식 의료 정보로 받아들여진다. Certification은 단지 그 사람이 그 일을 할 만한 자격 조건을 갖추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면 License는 자격 조건을 주정부가 법적으로 인정해주는 정도의 차이랄까? 한국으로 따지면 국가 자격증과 민간 자격증의 차이 정도 될 것 같다. 아무튼 미국에서 임상을 하기 위해서는 license가 없이는 힘들다. 임상 자격증이 없으면 언제까지나 슈퍼바이저에게 치료 상황을 관리받아야 하고 개인 상담실을 차릴 수도 없고 게다가 직장을 구하는 것 자체가 많이 힘들다.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다. 선거부터 교육, 세금, 결혼, 운전... 아무튼 헌법 빼고는 각각의 주가 다른 법을 가지고 있다. 뉴저지는 특히나 counseling license를 따기 위한 자격조건이 다른 주들보다 어려워서 일리노이에서 땄던 내 counseling license는 NJ license로 바꾸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들은 기쁜 소식은 New Jersey에서 미술치료사 자격증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이었다. 현재 미술 임상치료 자격증을 발행하는 주로는 뉴욕주, 켄터키주, 뉴 멕시코주와 메리랜드 주로 몇 개 되지 않는다. 뉴저지가 2016년에 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2017년부터 license를 발행하는데 자격 조건 중에는 ATR-BC를 딴 사람이어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메리랜드 컨퍼런스까지 가서 시험을 보았던 것이고 결과가 좋아서 너무 다행일 따름이다. 미술치료사 자격증을 갖게 되면 상담 자격증과 같은 입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실제로 내가 아는 많은 미술치료사들은 좋은 미술치료사임과 동시에 훌륭한 전문상담사들이다.
ATR-BC를 따는 것이 중요했던 또 다른 이유는 슈퍼비전 이슈 때문이다. ATR을 먼저 따야 ATR-BC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ATR을 따는 과정에서 슈퍼비전 100시간 중 50프로 이상을 ATR-BC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받아야 하는 것으로 자격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까지는 ATR에게 슈퍼비전을 받아도 됐었다. 2018년 이후 대학원 졸업생들부터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모로 ATR-BC를 따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었다.
ATR-BC시험은 각 6개의 분야에 걸쳐 200문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1. Administrative Functions & Therapeutic Environment
2. Initial Interview & Evaluation
3. Assessment
4. Art Therapy Treatment & Services
5. Professional Practice & Ethics
6. Theory & Therapeutic Application
이상의 분야들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내담자 군들과의 임상 경험이 많다면 사실 굳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붙을 수 있을 거락 확신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시험에 대비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중에 파는 study material들이 몇 가지 있지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다. ATCB website에 가면 시험을 위한 권장도서 리스트가 있는데 (꽤 많으니 시간을 충분히 길게 잡고 읽는 것이 좋겠다) 차라리 그 책들을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주로 임상 케이스를 알려주고 첫 인터뷰부터, 평가, 진단, 치료 전략과 내용, 창작 과제와 재료, 윤리 등에 대한 질문에 알맞은 답을 골라야 하고 윤리와 안전 문제도 꽤 나오는 편이다. 그리고 그룹 미술 치료에 대한 문제도 상당히 많이 나온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LPAT (Licensed Professional Art Therapist) 자격증을 받게 되면 아마도 더 많은 미술치료 기회가 생겨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리고 부디 더 많은 미국의 주정부 들이 미술치료사 자격증 법을 받아들이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