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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Jul 21. 2024

나 이 사람 믿어주세요

너, T발 C야?

선출직 공직자들은 한결같이 선거 운동 기간에 열심히 뛰는 것이 당선에 중요하다 말합니다. 한 발이라도 더 뛰고, 한 멍이라도 더 악수를 해야 당선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선거철이 되면 인사를 하고 악수를 권하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TV에서나 보던 얼굴이 길거리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신기합니다. 저는 길거리에서 유세를 하며 고개를 숙이는 정치인들을 보고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선거 전 한 달의 기간 이외에는 전혀 보이지도 않는 정치인이 한 달 한정 '국민의 종'이 되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오히려 기만을 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이 선거 기간 유세를 중요하게 여기고, 속보이게 시장에 가서 소탈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분명 득이 있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분명 선거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침에도, 많은 사람들은 상당히 감정적인 투표를 합니다. 아니, 그 감정의 정도가 과도합니다. 트럼프는 변함없이 트럼프임에도 총격을 당한 순간 대세는 기울어집니다. 한 팔을 들어 올린 사진이 공개되는 순간 선거는 하나마나한 분위기가 돼버리는 것을 보면 감정을 끌어올리는 사건 하나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인이 정말 열심히 일한 것은 티가나지 않기에, 모든 정치인은 사건에 몰두하게 됩니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선택은 항상 옳다."며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부하지만, 국민의 선택이 옳다면 국민들이 이렇게 자신들이 선택한 정치인을 욕하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기보다는 사람들의 불만을 가장 줄이는 선택을 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플라톤의 철인이나 니체의 위버맨시를 구현하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현실적으로 민주주의보다 더 나은 제도를 찾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하지만 현재 있는 제도를 조금 보안해서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은 있습니다. 기득권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합리적인 제도로만 운영해도 민주주의는 훨씬 괜찮은 체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치인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정치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청문회 대상을 넓히고, 검증에 따른 처벌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청문회를 진행하며 수많은 불법과 비리가 드러났지만 처벌되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큰 힘을 가지는 자리에 오를 사람의 비리에 대해 더 큰 처벌을 하게 된다면 비리가 없는 사람만 출마를 하게 되어 정치의 수준이 올라갈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정치를 할 사람이 없어질 것을 우려할 것입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비리에 발목 잡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아깝다는 것입니다. 이는 꽤나 뿌리 깊은 논리입니다. 우리나라는 발전이라는 명목에 독재나 비리를 묻어왔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제도를 제대로 운영한다면 초반에는 능력 있는 사람이 없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인들의 정치력 논란이 끊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는 점점 해결될 것입니다.




능력 있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부정을 저지르면 다른 한 사람을 제낄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부정을 저지르는 선택을 한 사람이 성공을 하게 되고, 부정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도태될 것입니다. 부정을 저지르며 승승장구한 사람은 정치까지 장악하게 됩니다. 모든 성공한 사람이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 되면 사람들은 욕을 하면서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대다수 오점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고 계층 간의 갈등은 커지는 사회가 만들어집니다.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이 줄줄이 감옥을 가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직을 꺼리게 될 것입니다. 그 틈을 비집고 능력 없는 사람들이 어부지리로 득세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체계가 바뀌면 사람들은 금방 적응을 하게 됩니다. 진정 능력 있고 오점 없는 사람들의 출마가 점점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정경유착은 점점 줄어들 것이며, 훨씬 공정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이는 이미 그동안 운영된 청문회에서도 검증이 되었습니다. 청문회가 운영되기 시작한 초창기만 해도 위장 전입, 군대 기피는 기본으로 깔고 들어갈 정도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정치인들은 학습이 되어 이런 논란이 있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공격만 당했을 뿐인데도 시간이 지나면 이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 "돈 룩 업"은 대중의 선택 방식을 가감 없이 보여줬습니다. 정치는 분명 대중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민주주의가 잘못 운영되는 이유 역시 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대중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이벤트에 우르르 휩쓸려 싸우고 다니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와 더 나은 방식을 생각하는 대중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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