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좋아한다면

To: 헬스장 갈까 말까 고민하다 안 간 사람

by 김븜진
가끔 나조차도 이걸 왜 좋아하는지 모를 때가 오지만, 적당히 좋아하는 거라면 그대로 쭉 해보면 어떨까요? 할까 말까 주저하거나 귀찮은 감정은 구름처럼 지나가지만, 재미를 붙이고 꾸준히 해낸 것은 독자님에게 행복을 안겨주니까요.
3511_1637200417.png designed by slowalk


저를 '생활수영인'이라 소개하기 무섭게 요즘 수영장 가기가 망설여집니다. 강습생 중에 저만 몇 달째 접영을 못해서 제자리걸음이고요. 겨울 되며 해가 빨리 지니 퇴근하고 수영장 가는 길은 어둑어둑하고, 날이 추워서 껴입고 벗어야 할 옷도 많고요. 수영장 물은 왜 더 차가워진 것 같죠? 엄지발도 닿고 싶지 않아요. 수영선수 될 것도 아닌데 사서 고생하는 건 아닌지… 수영을 안 할 이유를 대면 끝도 없어지더라고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수영인들도 제 마음이랑 똑같대요. 그런데 우리가 넋두리 끝에 항상 하는 말은 '그래도 막상 하면 재밌잖아.'였어요. 그러니까요. 어찌어찌 수영장 오기, 눈 딱 감고 물에 몸 담그기 요 두 가지만 해내면 그다음엔 누구도 못 말릴 만큼 신나게 물 위를 가르거든요. 비록 접영을 잘 못해서 의기소침하지만, 잘하는 것이 더 많아요. 자유형으로 안 쉬고 200m 완주, 배영할 때 물 안 먹고, 평영은 기가 막혀요.


저는 무엇보다 수영을 잘하든 못하든 물에 있는 게 마냥 좋고 행복하니까 마음껏 누리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앞으로는 제가 대체로 좋아하는 거라면 너무 재지 않고 계속 해보기로 했어요. 독자님도 좋으면서 가끔은 싫기도 한 무언가가 있나요? 가끔 나조차도 이걸 왜 좋아하는지 모를 때가 오지만, 적당히 좋아하는 거라면 그대로 쭉 해보면 어떨까요? 할까 말까 주저하거나 귀찮은 감정은 구름처럼 지나가지만, 재미를 붙이고 꾸준히 해낸 것은 독자님에게 행복을 안겨주니까요. 이번 주도 대체로 좋아하는 것과 재미나게 가보자고요!





추신

가을이 왔고 바깥은 쌀쌀, 아니 영국은 더 추워졌다. 다시 '눈 딱 감고' 권법을 쓸 차례다. 수영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환복하고 한 두 바퀴 돌며 몸에 열기가 돌 때까지는 그냥 가는 거고, 어찌 하는 거다.


원본

오렌지레터 | 21.11.22. | 대체로 좋아한다면 | https://stib.ee/LbI4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합주실에 들어오기 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