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웅성이는 퇴근길
운전석 차창 너머로 비친
일렁이는 저녁 향기
오늘 하루를 버텨간다는 마음으로
허공 어느 곳으로 보낸 시선 끝엔
가득 들어찬 차도
복작이며 움직이는 수많은 일상들
흔들리는 가로등 불빛은
나의 흔들림인지
불빛의 흔들림인지
아니면 그 어떤 것의 흔들림인지
차오르는 불안감을 애써 누르며
내일을 향해 뻗어가는
하루라는 이름의 또 다른 한 걸음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한 걸음을 더 내딛는 것
그저 작은 한 걸음 뿐이라도
살아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저 한숨을 뱉어내는 것
어느새 흩어져 사라질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