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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베이터 Jul 17. 2021

루틴, 루틴, 루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는 메시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놀랍게 살이 빠지고, 몰라보게 예뻐지고, 꼴등이 상위권이 된다는 말에 유혹 받는다.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을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소리 없이 찾아오고, 예상치 못한 순간 일어나고, 의도하지 못한 타이밍에 성과가 나타난다. 


지속적으로 성과를 만들고, 성장하는 이들은 '일상의 작은 것'에 집중한다. 작은 것을 지키는 힘이 성과를 만들다는 것을 경험을 알기 때문이다. 일상은 작은 것은 '루틴'이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루틴, 이 루틴이 쌓여서 만들어진 응축된 에너지가 변화의 모멘텀이 된다. 


나는 오랜 시간 루틴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꼭 루틴이 필요한가? 의욕을 갖고 열정적으로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미친듯이 몰입해서 열심히 하면 성과는 나오는 것 아닌가?' 이런 태도를 가졌다. 하지만 그런 태도를 갖고 시작한 일들은, 시작만 요란하고 금세 힘을 잃었다. 지속되지 못했다. 내 능력을 향상시키지도, 성과를 얻을 수도 없었다. 루틴 없이 일할 때, 쉽게 지치고, 어느 순간 자기의심의 덫에 걸렸다. 


루틴의 힘을 활용하면서, 변화를 만드는 실제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를 알게 됐다. 루틴에 집중하면서 급하게 서두르지 않을 수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을 걸어도, 방향을 찾을 수 있었고, 집중해야 할 일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었다. 루틴에 기대에 걸음을 옮길 때, 비로소 능력은 달라졌고, 실제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 


우리는 '루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을 현실의 삶에 녹여내는 일을 쉽지 않다. 일상 속에 루틴을 안정적으로 소유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여전히 특별한 변화의 순간을 기다리고, 뜨거운 열정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루틴을 만드는 디테일 



루틴은 시간에 벽을 칠 줄 아는 사람이 만든다. 시간은 연속적이다. 의식적으로 시간에 경계를 만들지 않는다면, 시간은 그냥 연속적으로 흐른다. 시간은 내가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도 어딘가를 향해 흘러간다. 구체적인 계획 없이 보낸 시간은 흐르던 대로 흐른다. 


루틴을 만들려면, 시간에 목적성을 부여해야 한다. 어디론가 흐르는 시간에 방향을 정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에 벽을 쳐야 한다. '시작과 끝'의 벽이다. 벽을 만들고 시간을 블록화 해야 한다. 블록화된 시간은 흐르던 대로 흐르지 않고, 루틴 안에서 흘러간다. 시간을 블록화 시키려면, 사전 작업요구된다. 해당 시간이 닥쳐서 블록화시키려면 늦다. 한달 전, 일주일 전, 하루 전에는 시간을 블록으로 만들고, 루틴 형성을 위해 시간에 태그를 달아야 한다. 


시간을 반죽하고, 시간의 블록을 만드는 이가 루틴을 만든다. 계획 안으로 들어온 시간은 때론 편안함을 잃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루틴이 안정적일수록 루틴 안에 흐르는 시간은 더 잔잔해지고 고요해진다. 


시간에 벽을 치는 일은, 그 시간을 지켜내겠다는 각오가 포함된다. 정한 시간 내에 계획한 행동을 지켜내는 것이다. 루틴을 만들려면,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려고 신경써야 한다. ‘매일 1시간 글쓰기’를 정했다면, 그 시간을 지켜내야 한다. 컨디션이 좋다고 2시간 쓰고, 안써진다고 30분 쓰고 말아서는 안된다. 1시간을 지켜낼 때 페이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안써지는 날에도 시간을 버티고 앉아 있을 때 컨디션이 엉망이어도 꾸준하게 1시간을 쓸 수 있다. 


루틴을 만들려고 한다면, 무엇보다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연속성이 확보된 행동만이 루틴이 된다. 어제도 하고,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는 일, 이번주도 다음주도 어김없이 하는 일이 루틴이 된다. 루틴을 만드는 과정은 무척이나 어렵지만, 루틴이 무너지는 일은 허망할 정도로 쉽게 일어난다. 연속성이 깨진다는 것은 루틴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신호다. 귀찮고, 기분이 내키지 않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연속성을 깨면, 이후에 다시 루틴을 세우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아까워서라도 연속성을 깨지 않으려고 발버둥쳐야 한다. 


루틴은 행동과 행동의 긴밀한 연결고리가 생길 때 강력해진다. 나는 이를 ‘행동의 시퀀스’라고 표현하고 싶다. 영화에서는 ‘시퀀스(sequence)’라는 용어를 쓴다. 여러 장면(scene)이 모인 하나의 구성 단위다. 시리즈가 연결되고 이어지면 시퀀스가 완성된다. 우리의 행동도 연결되면 시퀀스가 된다. 


‘모닝 루틴’을 예로 들어보자. 간단히 세면을 하고, 명상을 하고, 스트레칭을 하려고 한다. 계획한 행동을 반복하면, 이런 행동들을 서로 연결된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우리 뇌는 이런 일련의 행동들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세면은 명상과 연결되고, 명상은 스트레칭이라는 행위와 서로 연결된다. 연결이 반복되면, 이런 행동들은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이 때 시간과 행동을 구체화시키면, 연결은 더욱 강해지고, 의식이 개입하지 않아도 자동 처리되는 자동화 과정은 더욱 활발해 진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루틴 만들기를 위해서는 ‘긍정적 행동의 매듭’이 필요하다. 어떤 일을 하고 나서 성취감을 느낄지, 피로감을 느낄지는 한끗 차이다. 할 일이 많다고, 느끼고 조급하면 일을 처리하고 나서도 ‘아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어. 이걸 언제 다 한담..’ 하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마음에 가득하면, 성취감을 얻을 기회는 사라진다. 성취감이 들어올 자리를 피로감이 차지한다. 생각의 초점을 바꿔, ‘어떻게 이걸 해냈지?, ‘오늘도 해냈다.’, ‘막막하던 일을 이렇게 해냈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할 때 행동은 보상을 얻는다. 


 ‘습관의 디테일(Tiny Habits)’을 쓴 BJ포그 박사는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습관 행동을 한 이후 그 행동을 즉각적으로 축하해주라고 한다. 긍정적인 감정이 습관을 만들기 때문이다. 작고 큰 습관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루틴도 마찬가지다. 루틴으로 하는 행동을 마무리할 때 되도록 긍정적 감정으로 매듭짓는게 중요하다. 긍정 매듭을 짓는 행동,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져도 이 작은 행동이 보상을 만들고, 그 행동을 다시 하고 싶은 감정을 만든다. 보상은 행동을 반복할 이유를 제공하고, 이 보상을 통해 루틴은 튼튼하게 자란다. 






'눈에 띄는 놀라운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 루틴'이 만든다. 루틴은 막연한 기대와 망상에 빠진 나를 구한다. 조급함이나 불안함에 흔들리는 나에게 어디로 돌아와야 할지를 알려준다. 진짜 변화가 필요하다면, 순간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는 욕심을 내려놓고, 어깨에 힘을 빼야한다고 생각한다. 성급하게 내달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매일 반복되는 루틴의 자리에 조용히 가서 앉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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