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책 <identity>를 감명 깊게 읽고 난 후 영화 <랭고>를 보았다. 이 영화의 주제는 정체성으로, 허풍쟁이 주인공이 시련을 통해 진정한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항에 갇힌 채 장난감들로 연극을 하고 살던 자칭 배우 카멜레온으로, 타고 있던 차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막 한가운데에 버려진다. 이후 붉은꼬리매를 피해 떠돌다 히로인 빈스를 만나 황야빌 마을에 도착한다.
주인공은 황야빌 마을의 선술집에서 마신 선인장 주스의 상표를 보고 Durango에서 Du를 손가락으로 가리고 Rango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젠키스 형제 7명을 상대해서 이긴 무법자 랭고의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고, 이 허풍과 매를 죽인 공로가 더해져 마을 보안관이 된다. 그러나 제이크에 의해 모든 허풍이 탄로나고 방황하다가 서부의 수호자를 만나고 모든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어 각성한 뒤, 시장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내며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랭고의 본명은 알 수 없는데, 빈스가 처음 만났을 때 이름이 뭐냐고 묻자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배역 이름을 이야기하였고 실명은 엔딩 이후에도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이 허풍을 떨기 위해 지어낸 랭고라는 이름을 따온 Durango는 바스크어로 물이 흐르는 땅를 뜻한다. 주인공은 랭고라는 이름을 통해 정체성을 찾게 되는데, 물을 마을에 가져온 보안관(영웅)이므로 이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랭고>를 보기 전 본 책<identity>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도널트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대통령직에 출마하여 당선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서독과 동독을 나누는 장벽인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통일이 되었듯이 외부인에게 벽을 쌓는 행위는 정치권력을 얻고자 할 때 역사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전략이다. 예를 들면 타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성벽을 쌓는 행위(ex. 만리장성)가 있다. 이처럼 랭고도 마을을 지키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시장을 처단했으므로 이는 랭고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밀(John Stuart Mill, 1806~1873)이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바탕으로 내가 되고 싶은 최고의 나를 떠올렸다.
난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다.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기 위하여 예술, 철학, 역사 등 인문학에 관련된 문화 생활을 바탕으로 글을 쓸 것이다. 인문학에 대한 사랑이 나의 글에 반영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