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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호 Aug 16. 2016

부엉이 집

김주탁


뒷 산 바위 선반에 
수리부엉이 살고 있었다
낮 나절의 시야는 희미해져
단군에게 바친 깃옷의 영광 아련하다
저문 시간의 응달을 품고
굴참나무 꼭대기 어둠에 앉아서
산밑 응시하는 만월의 눈
바람도 거추장스러운 날갯짓으로 내려와
마을의 밤 부스러기
죄다 물어 가버리고 
남겨 두고 가는 정적
부엉부엉부엉
이슬도 쪼아 무는 울음소리
새의 목청 감쪽같이 감춘 중저음의 에코
산의 밤을 던져 오면
나의 유년은 잠들지 못하고
귀깃 세워 엿듣고 있었다
멧토끼 참새 산꿩 집쥐 개구리 뱀
보이는 대로 물어가 가득한
연지 곤지 상여소리 어미의 눈물.....
닥치는 대로 낚아채어 그득한
부엉이 곳간
아침이 오면
가지 사이로 도망 간 울음 쫒아 가
다시 찾아오리라
없는 것 없는 부엉이 집
거기
마을의 세월 다 있었다
사람들 사연 다 있었다
있는 것 없는 것 죄다 숨겨 두고
어쩌지 못하여 밤 지새우는 참회의 울음
부엉부엉부엉
뒷 산 산일 번지 부엉이 집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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