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버리고 사랑을 찾아 떠난 천사의 주절거림
아침부터 내린 비는 2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차창 밖을 두드린다.
오랜 기억을 지우려 한 것은 아닌데 어느덧 기억은 잠시 깊은 잠에 빠져버린 것 같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끄적였던 낙서를 펼쳐본다.
" 어둠을 타고 온 하늘 아래 모진 바람이 불었다.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것 같던 세상의 기운은 마치 변덕이 죽을 긇인다던 어느 소녀의 마음처럼 사라지고 따가운 햇살만이 천지를 밝히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그녀는 날개를 버리고 떠났지만 난 그녀를 기다리며 이곳에 서있었다. 길 잃은 고양이, 바람 그리고 아스팔트 위의 소복하게 쌓인 먼지들과 속삭이며 셀 수 없는 시간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오늘.
난 날개를 버렸다.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떤 꿈을 꾸는지도 모르는 그녀를 찾아서 난 수천만 년 전부터 내 양쪽 어깨에서 나풀거리던 날개와 작별을 했다."
잠시 나의 여행을 망각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는다.
그리고
이른 아침 '안녕'이라는 낯설지 않은 단어를 읽으며 그동안 잊고 지내던 아련함이 떠오른다.
어쩌면 모든 인간은 이별과 만남이라는 수레바퀴의 반복적인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내 가슴 깊은 곳에서 비가 내린다.
잠시 잠에서 깨어 지난밤의 꿈을 뒤적거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