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란

나는 오늘 조금 세상살이를 알았다.

세상살이란

세상 살아가는 법을 이제야 조금 알았다.

너무 힘겨운 지금에서야.

배고프지 않던 어느 아침,

집을 나서는 내게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다독여 주시던,

아버지의 마지막 기억.

아무도 모르는 슬픔을 홀로 감당하며

세상이 싫다고,

더 이상 가슴앓이도 싫다고,

모든 것을 버리려 했던 날들.

나 혼자만의 슬픔이라 여겼기에.

쓴 소주가 담긴 아버지의 허망한 빈잔 속에서

슬프고도 넉넉했던 당신의 사랑을 그려본다.

왜 홀로 그 머나먼 길을 떠나셨을까.

아침이 되면 불현듯 떠오르는

아버지의 온화한 눈빛이 가슴에 남는다.

세상살이란

철이 들어 힘겨울 때쯤,

비로소 알게 되는 것.

나는 오늘 조금 세상살이를 알았다.

힘겨운 지금에서야,

아버지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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