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사의 뿌리마다 나른한 습의 몸짓
입추의 산
물푸레 나무 아래
맑은 옹달샘
애기 도토리 쭉정이 밤송이
골바람에 몇 개 후두둑 떨어져
수면에 흔들리며
툭툭 부딪치고 콕콕 찔러대어
둥둥 떠있던 청감 속은 떫어진다
멀찍이 바라보던
검은 줄 다람쥐
후다닥 돌틈으로 숨고
딱따구리 난타 소리에
춤추며 떨어지는
봄바람 났던 산벚잎
봉삼꽃에 휘리릭 내려 앉는다
산모기 따끔 물리듯
구절초꽃 보라빛 가려워
흔들 흔들거리면
더덕 도라지 잔대 참취 산나리
꽃잎 활짝 피워 참견하고
돌이끼 흐르는 계곡물에
언뜻 언뜻
청빛 하늘 반짝거려
또아리 바짝 튼 살모사 한마리
낮볕에 데피어진 몸
날름 낼름 혀질하는 순간에
능이 송이 영지 싸리 가지 목이 꽃송이
노루 꾀꼬리 느타리 송이 표고 동충하초...
버섯 버섯들
균사의 뿌리마다 나른한 습의 몸짓
으름 머루 다래 깨금 산초 돌배
맞장구 치는 즈음
무더웠던 한여름 이야기
풀벌레 소리로 조잘 재잘 시끄러운
가을 편지같은 절기의 숲길로
산정의 입추!
몽글뭉글 뭉게구름 등짐 메고
산꾼처럼 하산하고 있다
- 25년간 쑤시고 다녔던 약초산행 이제야 잠시 주춤하며 땀의 끝을 스치던 표정들을 모아 보았다.
- 김주탁의 日詩一作 _ https://mailnewsday.tistory.com/9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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