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벌레의 생태계인 산을 별로 반길수 없었지만, 정상에서 보는 경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자연의 위대함에 잠깐 넋을 놓고 있으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또 그게 기분 좋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러한 보상을 얻으려면 고생을 해야 하니 나로서는 고생도 안 하고 보상도 안 얻는 현대의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나날 중에 어느 날 새해를 맞아 산을 좋아하는 부모님을 따라 북한산으로 갔다.
(그때는 새해라 그런지 도전 의식 같은 게 솟구쳤고, 아마 최대한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정상으로 가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저질 체력이라도 쉬엄쉬엄 오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무작정 올랐다. 그리고 거기서본 경치는..
16년 1월 1일의 북한산에서 본 경치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을 만큼 멋졌다. 그 후에 갑자기 든 생각 북한산이 이 정도인데 더 높은 곳은 어떤 경치일까?
그 생각 하나로 나는 친구들한테 말했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가보고 싶어"
"그럼 히말라야 가" 빠르게 돌아오는 친구들의 답변 그때는 농담 삼아 재미 삼아 가슴에 묻혀두고 잊고 지냈다.
그렇게 2년 뒤 오랜 친구한테의 연락 "히말라야 갈래?" 오랜만에 보는 친구와 안부를 묻고 이런저런 얘기 중
버킷리스트 얘기가 나왔고 죽기 전에 한번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친구의 말을 듣자니
옛날에 묻어둔 그 마음이 새어 나왔다. "그래 가자!" 그러며 바로 인터넷 조사를 해보니...
히말라야는 산맥이며 산들이 많다는 것! 에베레스트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각자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해 볼 수 있는 게 다르다는 히말라야 트래킹.. 충분히 고민한 끝에
초심자에게 쉬운 안나푸르나를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친구도 체력이 그렇게 좋지 않으니..
(8,091m로 세계에서 10위 높이의 산. 물론, 가는 건 맨몸으로 갈 수 있는 4130m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그러나 친구가 사정으로 같이 갈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다가오고 나는 혼자서라도 간다고 했다.
그리고처음나가보는외국여권발급까지 하고
공항에왔다긴장되는출국..수학여행으로제주도 갈 때비행기타본이후처음 타는비행기다
비행기 안이나 도착해서 입국신청서를 써야한다 간단한 영어지만 생소한단어가 있으니 모른다면 주변에 물어보자
살짝 보이는 산 봉우리?! 에베레스트??
나는직장에 다녀시간이 없는 관계로직항이 있는대한항공을이용했다.그러나역시시간은돈이라는말이떠오를 만큼경유해서 가는비행기 값의2배 정도이다물론시간도2배만큼단축되지만.기내식이맛있었다.
그러고 나서드디어도착!
정말 다른 나라에 왔다고 느껴지는 경치
사실친구가못 간다고했을 때나도가지 말까?라고생각해서준비도별로 못하고정보도모르는 상태에막상네팔에도착하니갑자기무서워졌다과연 내가해낼 수 있을까?
그나마한국에서준비해온 건스마트폰을사용하기 위해유심을공항 앞에서판다는 정보와안나푸르나트래킹을시작하는도시포카라로가야 한다는 것그리고포카라로 가는야간 버스를한국에서대리 예약하고 왔다.표는사진으로 줘서사진을보여주면 된다고 한다.문제는이제그버스를타는 곳으로어떻게가느냐다.아무튼내려서나는유심을사고야간 버스타는 곳으로가야 한다.
하지만 역시 초심자에게 실전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내리자마자 입국심사받는 곳 옆에 비자발급비를 내고 영수증을 받아 기내에서 적은 입국 신청서를 여권과 같이 내야 한다. 여기서 비자발급비가 15일이면 25달러인데 한국 돈으로는 3만 원을 요구하니 달러로 미리 환전해서 가야 좀 더 저렴하게 발급받을 수 있다.
그 후 입국심사 후 바로 옆쪽에 환전하는 곳이 보여 환전을 했지만 아마 다른 곳보다는 비율이 좀 손해인 거 같다.
다시는 공항에서 환전 안 한다.
그 후 겨우 공항에서 탈출하면서 유심 파는 곳을 발견!
네팔에 유명한 통신사가 2개 있는 걸로 아는데 그중 하나인 NCell에서 유심 데이터 대충 500MB로 구매 후 옆에 열심히 택시 태워준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알면서 속아주기로 했다. 훗.. 목적지를 말하니 얼마면 간다고 먼저 돈을 달라하셔서 조금 불안했지만 바로 앞에 택시를 태워주더니 짐도 같이 실어주고 쌩하고 출발했는데 갑자기 내 휴대폰에 전화가? 뭐지 하고 받았더니 이상한 언어가 들리는 게 아닌가.. "빠스 뽓"을 계속 반복하는데.. 진짜 머리가 멍해지다가 정신을 집중하니 패스포트가 들리고내 주머니를 뒤졌는데 여권이 없는 거다!
알고 보니 유심을 구매할 때 여권을 보여주는데 내가 급하게 유심만 받고 여권은 안 받은 것.. 민망하지만 택시를 돌려서 여권을 겨우 찾았다. 첫날부터 그냥 끝날뻔했다.
택시기사한테 팁을 좀 더 챙겨줘야겠다..(보통 10% 정도 준다고 한다. 맘에 들면 더 줘도 되고)
있을건 다 있어보인다.
아무튼 버스 타는 곳까지 도착했는데 버스가 길 건너편에 있었다. 그러나 그 도로엔 횡단보도가 없고.. 그냥 지나가야 하는데 너무 빨리다니 자동차들..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보다 못한 날 태우고온 택시기사가 날 건너편까지 데려다줬다! 감동!! 자고로 택시기사가 엄청 젊다 나랑 비슷한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