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위머 2002.
⠀
억눌러 만든 고요는 평화가 아니다.
영화 초반 파트리지가 최후를 맞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는 예이츠의 시집을 펼치고 총살당한다. 그의 동료이자 주인공인 프레스턴이 사형 집행관. 프레스턴의 총알은 파트리지의 얼굴을 가린 시집을 뚫는다. 쏜살같이 파트리지의 몸에 박힌다. 중요한 건 그 총알이 뇌가 아니라 목에 박혔다는 점이다. 사람의 목소리는 빼앗아도 마음속 감정까지 파괴할 수 없었던 것. 이 영화는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지만 통제와 독재, 선전과 맹신이 어쩐지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