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일기.
우도의 날씨가 급격히 무더워졌다. 반팔에 길지만 통풍이 잘 되는 바지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극악무도하게 덥고 끈적거렸다. 나는 우울하고 새벽 감성과 어울리는 노래를 좀 더 선호하긴 하지만, 이런 날씨와 이런 시간에 저런 노래를 들으면 옥수수마냥 쪄 죽을지도 몰라서 바로 다음 곡으로 넘기고는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같은 날씨와 잘 어울리는 신나는 노래 위주로 추천해 보겠다.
다만 나는 신남의 기준이 남들과는 조금 달라서, 정말로 들으면 어깨가 들썩일 만큼 신명 나는 노래는 잘 없다. 또한 멜로디는 제법 신나고 밝아도 가사는 전혀 그렇지 못한 게 대부분이긴 하지만, 아무튼 적어도 들었을 때 더 더워지지는 않을 법한 나름 시원한 노래로 엄선했다. 진짜 나름이긴 하지만.
이 노래는 신난다기보다는 뭐랄까 트렌디하고 감각적?? 감성적이다. 캡처한 저 파트가 멜로디든 가사든 가장 좋다. 피처링한 여성분의 목소리도 매력적이고, 나는 물음표 달린 가사들이 유난히 좋더라. 좀 더 감정적이고 애절한 느낌.
이 노래는 객관적으로 신난다. 물론 멜로디만. 가사는 가볍고 밝은 분위기와 다르게 묵직하고 어둡고 서글프다. 이 글에서 추천한 노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죽음과 그 이후의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하면서, 누군가나 그의 사랑 이야기가 떠오르고는 한다. 걔의 심정과도 유사했을 것 같아서.
요건 아이돌 노랜데, 둘 다 되게 좋다. 다들 듣기 편안하며 선선한 곡이다. 그런데 가사도 나름 서사가 있어서 더욱 몰입하게 된다. 이런 내용 있는 노래가 유독 좋은 듯. 듣는 재미가 있달까.
애쉬 아일랜드 노래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물속으로 속절없이 빠져드는 앨범 커버도 되게 마음에 든다. 그림 같기도 하고 사진 같기도 한 것이 아무튼 노래랑도 잘 어울리고, 커버 자체만으로도 소설 한 편 뚝딱.... 멜로디는 신나는데 가사는 찌통ㅠㅡㅠ
이거는 한 때 내가 참 좋아했던 검치 노래다. 멜로디도 흥겹고 좋은데 가사도 진짜 예술.... 한 줄 한 줄 모조리 주옥같은데, 저 선택된 가사를 가장 좋아한다. 내가 모자르는 만큼 너는 조금 모나 있거든. 라니... 대체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쓰지?? 이거 들으면서 나도 이런 상대를 만나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꿈꾸던 시절이 있었당. 그렇게 된다면 내가 네게 느끼는 감정이라며 이 노래를 들려줘야지 하는 야심 찬 계획도 있었음...ㅋ 그런데 이 노래와 대비되는 피와 갈증을 알게 된 이후로는 정작 럽이즈올에는 애정이 떨어졌다. 이미 이별된 결말을 알아버렸는데 굳이 사랑하던 시절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그래도 노래는 좋긴 하다. 말고도 '슬프도록 과장된 네 모습도 뭐 나쁘지 않은 걸'이나 '새로운 사실이 아니어도 난 매번 새로워' 등등 걍 다 좋다. 사랑을 할 때 느끼는 감정에 대해 신선하면서도 적나라하게 표현한 가사인 듯.
갑자기 팝송으로 넘어가서, 필 쏘 굿은 혼네 노래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요건 신난다기보다는 감미롭다. 노미투웰은 분위기가 되게 오묘한데 신나는 것 같다가도 치명적인 느낌?? 암튼 띵곡이다. 뉴홉클 노래는 다 좋당.
페르소나는 말 그대로 흥겹고 중독성이 강하다. 마룬파이브 곡은 애인이랑 한강에서 이인용 자전거 타면서 에어팟 나눠 끼고 듣기에 딱이다. (실제로 그랬는데 아직도 저 노래를 들을 때면 그때 생각이 난다. 무척 잘 어울렸음.) 아비치 노래는 신명남과 동시에 되게 비장한 느낌?? 가사도 그렇구. 아무튼 띵곡임.
한 때 내가 제법 사랑했던 바비군의 노랜데(여전히 웃는 얼굴만큼은 우리나라 남자 중에 가장 귀엽다고 생각한다) 비록 가사만 보면 얘는 이게 신난다니 제정신인가 싶긴 하다만, 멜로디는 신남. 가사도 공감이 많이 가서 좋아한다. 별똥별~ 부터 어디든 날아가 줘요 까지가 진짜 킬링 파트다. 들으면 안다. 물음표와 마찬가지로 존댓말 쓰는 가사가 유독 좋은 듯. '사랑해'도 시원시원하고 좋다. 실컷 권태에 대해 호소하다가 결국은 아직도 사랑한다며 터트리는 게 찌통 포인트. 사! 랑! 해~~~아~직~도~~~
이거는 간질간질 설레는 곡?? 날씨 좋은 날에 썸남(or썸녀) 만나러 가는 길에 듣는다면 그 날 바로 커플 될 수 있을듯한 그런 느낌이다. 남녀가 듀엣 하는데, 각자 자기 외모를 자화자찬하는 게 귀엽다. 실제로 이거 부른 가수 둘이 사귀었다가 헤어졌다고...
베이비 메이비는 가사가 귀여우면서 앙큼한(?)느낌이당. 씨유얼아이즈는 들을 때마다 지난날의 내 흑역사를 동반해서 기분이 요상해진다...내가 쓴 가사인 줄.;;
이외에도 기리보이의 꺼져 등 더 많지만 너무 길어졌으니 이만 생략하겠다. 이걸 누가 다 듣지...
원래는 일기도 쓰려했는데 마찬가지로 스압이니 이것두 생략.
저녁 먹고 산책하는데 구름 떼와 숨은 석양이 내가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니길래 계속 찍어줬다. 얼핏 보면 다 똑같은 사진 같지만 자세히 보면 저마다 각도가 미묘하게 다르다. 그나저나 이거 쓰는 도중에 방 안에 웬 ㅂㄹ새끼가 있길래 겨우 잡아 죽였다. 내가 얼마나 관리했는데 어쩌다..... 에프킬라를 2L는 넘게 분사한 듯. 아무튼 잡아서 다행이다 하마터면 우도고 뭐고 본가로 돌아갈 뻔했다. 제발......앞으로는 제발......내 집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다 죽어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