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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EN Apr 30. 2022

세계를 위에서 바라보면

데이터 시각화, 그리고 우리의 시각

지구를 위에서 바라보기

여러분은 ‘세계지도’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많은 분들이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생각할 것입니다. 가운데에 위치한 특정한 대륙, 그것을 감싸고 있는 바다, 섬, 그리고 대륙의 반복... 

수많은 시간 동안 사람이 살고 있는 땅 중심의 지도를 보면서 

다른 나라의 위치와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을 떠올렸죠. 

우리가 많이 생각하는 세계지도 이미지(1)


하지만 한눈에 세계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선 우리가 있는 곳은 가로, 세로 높이라는 공간감을 가진 3차원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세계의 모습은 ‘지도’라는 틀, 즉 2차원에 갇혀 있습니다.
대부분 모니터나 인쇄물에 펼쳐져서 표현되므로 지나치게 납작합니다.
이 말은 구 형태의 지구의 특정한 땅이나 바다는 우리가 봤을 때 눌려서 표현되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럼 지구의 한 면을 납작하게 눌러서 정면에서 보는 것 말고, 위에서 보는 건 어떨까요?
구 형태의 지구를 양손으로 들고 큰 그릇을 보는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보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세계를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원형의 형태로 볼 수 있게 되죠.
그리고 그 중심엔 북극이 존재하게 되고요. 


다행히 위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도 오픈소스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구글에서 [north pole svg]로 검색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선을 하나 추가해 봤습니다. 북극권이라는 선으로 지구의 북위 66° 33′ 44″를 지나는 선을 연결한 것입니다(2). 

이것도 정면에서 바라본 세계 지도에는 상단에 매우 위쪽 지점에 가로 선으로 표시되는데,
위에서 바라본 지구에 표시하면 원형으로 표시가 됩니다. 

사전상으로는 여름에 해가 지지 않는 백야와 겨울에 해가 뜨지 않는 극야 현상이 일어나는 남쪽 한계라고
표현하는군요(3). 물론 이 선은 지구의 자전축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고 하지만, 40,000년 주기로 변하는 것을 감안하고 보도록 하겠습니다. 북극선과 한국과는 거리와 면적상으로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져서 따로 표시해 봤습니다. 면적으로만 봐도 상당한 넓이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바라본 세계. 노란 선은 북극권, 보라색은 대한민국.

이렇게 보는 방향을 바꿔보니 내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지역이 하나 더 나타난 느낌입니다. 
또한 이 지역은 국가별로 억지로 나눠 놓은 땅이 아니라 특정한 지점에 대한 설명이기도 합니다. 바로 지구의 가장 끝 부분이죠. 예전부터 있었던 이 지역에 대해 신기함만 느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지점은 현재 큰 문제점에 직면해 있습니다.


영구동토층(Permafrost)이란

북극권 대부분 지역에는 영구동토층(Permafrost)이란 것이 포진해 있습니다. 북극권에서 약 2,300만㎢에 이르는 지역으로(4) 쉽게는 오랜 기간 동안 얼어있는 땅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얼어있는 지역은 식물이 자라기 힘든 척박한 땅이지만 그와 동시에 온난화에 영향을 끼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까지 땅에 가두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문제가 생기죠. 

지구가 점점 더워지며 이 영구동토층조차 점차 녹게 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얼어 있던 땅들이 녹으면서 호수가 점점 늘어나거나 싱크홀마저 생기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좀 더 멀리 보겠습니다. 앞에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끼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땅에 가두는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영구 동토층이 녹게 되면 이런 물질들을 가둘 수 있는 천연 보호막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면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늘어나고,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겠죠.

 

마지막으로 영구 동토층에 갇혀 있던 것은 이산화탄소와 메탄뿐만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과거에 사라졌다고 생각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도 갇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실제로 2016년 8월 러시아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에서 사망, 입원한 어린이들의 질병 원인이 영구동토층에 갇혀 있다 해동으로 인해 다시 살아난 탄저균에 감염된 순록 고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5) 코로나 바이러스 만으로 약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전 세계가 혼란의 가운데에 있었는데 영구 동토층의 해동으로 우리는 또 다른 질병들과 싸울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예전과는 달리 환경의 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특정 지역에서 시작되는 환경문제들은 막상 평소에 알고 있던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도를 바라보는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역을 봤고, 그 지역의 문제가 결국 우리의 문제라는 것을 한번 더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를 바라보는 방향을 바꿔서 몰랐던 지역을 발견했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의 행동을 바꿔서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출처> 

(1) CC BY-SA 4.0 | File:World map blank with blue sea.svg | https://bit.ly/3Ky5qNG

(2) , (3) '영구동토' by위키백과 , https://bit.ly/3usHQfJ

(4) 「영구동토층 해빙은 보이지 않는 공포의 시작?」 
 by 김준래 객원 기자 | The ScienceTimes, 2021.10.21

(5) 「빠르게 녹아내리는 영구동토층...'판도라의 질병 상자' 열리나 」 
 by 이용권 기자 | 문화일보, 2019.07.19


<참고자료>

영구동토층에 대해 처음 알게 된 데이터 저널리즘 페이지입니다. 웹페이지 버전과 프린트 버전 두 가지로 나뉘어 있네요. 둘 다 살펴보길 권합니다.

(웹 버전) What is permafrost and why might it be the climate change time bomb?

(프린트 버전) Permafrost: the ticking time bo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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