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아닌 빛들

by 이작가야


고무장갑을 낀 채 주방 창문을 통해 올려다본

저녁 하늘엔 달과 별이 유난히 또렷하다.
하늘에 떠서 빛나는 건 모두 별인 줄 알았다.

별도 별이고, 달도 별이고, 지구도 별인데 그저 모양만 다르게 빛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별의 이름만 다를 것이라고.

그런데 지구도 달도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해 '별'이라는 이름을 얻지 못한

존재들이라고 한다.
오직 태양처럼 핵융합을 통해 스스로 빛을 만들어내는 존재만이 별로 불린다는 것이다.

이름 하나가 이토록 명확한 경계를 긋는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다.

하늘의 빛이 다 같은 별이 아니듯,
땅 위를 살아가는 우리도 '사람'이지만

각기 다른 이름과 역할로 불리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하늘 위와 이 땅 위는 같은 단순한 진리로 움직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 인간은 이름이나 스스로의 빛 유무로 나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가진 고유의 방식으로 빛을 머금고(혹은 반사하고) 살아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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