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과 정신분석학
나는 TV를 잘 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TV를 켜고 여기저기 채널을 돌려보게 된다.
볼 게 없어서가 아니라, 왠지 사람 이야기 쪽으로 자꾸 마음이 가서다.
심리학. 정신분석학, 정확히 구분도 못 하면서,
인간관계 이야기, 말하는 방식,
"왜 저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할까" 같은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게 된다.
친구가 선물한 책도 나에겐 꽤 영향역이 컸다.
그 책을 읽다 보니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 후 TV에서 누군가 사람을 설명하고,
관계를 해석하고, 말 한마디 뒤에 숨어 있는 생각을 풀어낼 때 나는 리모컨을 내려놓고 듣고 있었다.
"아, 나도 이런 생각해 본 적 있는데"
그 마음 때문이었을까.
심리학은 듣다 보면 궁금증들이 정리가 된다.
사람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꽤 설득력 있게 설명된다.
그래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렇구나, 맞네.
그런데 정신분석 쪽 이야기는 좀 다르다.
설명이라기보다 질문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굳이 그 표현을 골랐는지,
왜 비슷한 관계를 반복하는지.
프로그램을 다 보고 나서도 그 말들이 바로 정리되지 않는다.
일상에서 문득 떠오르고, 이미 끝난 대화를
다시 곱씹게 만든다.
내가 했던 말, 상대가 잠깐 멈췄던 순간까지도.
그래서 깨닫는다.
아, 이건 공부라기보다 관찰이구나.
사람을 분석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는 일.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이론 이름도 모르고, 누군가 설명을 해주면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쪽에 가깝다.
그런데도 이런 이야기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귀가 쫑긋해지는 건
아마 사람의 말, 태도, 관계 같은 것에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은 나에게
설명해 주고 생각하게 만든다.
밝혀주는 쪽과 잠시 멈춰 앉게 하는 쪽.
굳이 구분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디까지가 심리학이고
어디부터가 정신분석학인지 상관없다.
그냥 사람 마음이 궁금한 사람으로서
책도 넘기고, 프로그램도 찾아보고,
내가 했던 말과 관계를 한 번쯤 더
돌아보는 중이다.
아마 이 관심은 어떤 결과를 얻어내려는
공부는 아니다.
대신 사람을 대하는 나의 시선을
조금 바꿔놓겠지.
그 정도 변화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