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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Nov 11. 2023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

김원식 시인 신간 시집 2023.10


오래전 그의 3 시집 『그리운 지청구』출간 기념회에 중앙대 이승하 교수님을 따라나서며 시인을 알게 되었다. 그와의 첫 인연이 시작되고 몇 해 전 역사 내 시화 작품 전시 할 때는 그가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 주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적당한 마음이 어느 중간쯤에 머물러 오래도록 인연이 지속되는 건 아닐까. 그에게서 평안이 건너오는 문자가 종종 있다. 그런날 가끔은 하루를 따스하게 살피게 된다.


이런 그가 올해 여름 3 시집의 소식을 알리며 지난 10월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을 펴냈다. 제4시집『사각바퀴』에 이어 다섯번 출간한 시집이다. 3 시집 『그리운 지청구』 출간 기념회에서 그는 홀로이던 어머님을 모시고 출간 기념회를 열었었다. 제5시집을 펴내기까지 계절은 우리에게 몇 번의 문을 허락하며 발걸음을 옮겨 다녔다.


문틈 사이로 빠져 다니며 어쩌지 못하는 세월도 그사이 많이 자라 났다. 어머님도 그의 곁에서 떠나고 시심은 더욱 그를 깊게 만들었다. 그의 삶이 더욱 단단해지고 깊어진 이유였을까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은 그의 뜨거운 열정처럼 존재의 허무 속에서 생명력이 넘치도록 꿈틀거리게 한다. 거칠게 일렁이던 바다의 물결들이 붉은 노을아래 곤히 잠든다. 그가 걸어온 삶의 언어들이 이곳에 깊게 고여 있다. 독자들이 공감하고 소통 할수 있는 언어들로 문학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추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피로 쓰지 못했다며 스스로를 아직 벼리지 못했노라고 고백한다. 


언젠가 그가 사진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사진과 함께 보낸 시간이 그를 사진작가 이게도 만들었다. 사진을 찍으며 작품에서 배경이나 풍경을 떠올린다. 어느 때 가끔 그의 낚싯대는 바다로 향한다. 현재 그가 머물러 있는 바닷가에서 영혼의 문장들을 길어 올리며 시가 그를 물어 주기만을 기다릴 때도 있다. 바닷속으로 미끼를 던져 시심을 자극하고 몰려드는 언어들을 낚아채며 멈추지 않는 꿈틀거림으로 쉼 없는 문장의 노를 저어 간다.


시집의 제목이 처음엔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었으나 헤어지기 좋은 시간』저자 김재진 선생님에 의해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 그를 읽다가 문득 고민에 빠져 본다.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거나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면 마음은 어느 곳에 정착하게 될까. 책 한권이 나에게도 묻는다. 누군가 나를 기다려 주거나, 내가 누군가를 기다려 주는 사람이 당신에게도 있나요?.




-【추천사】이정하 시인

"김원식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가슴이 턱턱 막혀온다. 담담히 말하곤 있으나 그 어느 하나 절절하지 않은 게 없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쏟기도 했는데, 그러고 나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어서 그의 시에는 풍경이 보인다. 그리고 극적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의 시를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시인 겸 중앙대 이승하 교수님 발문 중에서】

시는 사람을 참 쓸쓸하게 합니다. 하지만 형은 여전히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별과 사랑, 그리움과 사모곡은 형의 영원한 시적 화자요, 꽃과 나무, 산과 바다, 자연 속 작고 하찮은 것들에게 시의 옷을 지어주며, 이름 모를 꽃들과 풀벌레들에게 말을 걸며 꽃답기를 소망하는, 아직도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사는 청년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데, 이번 시집 아주 좋습니다. 창작의 고뇌와 설악과 동해에 툭, 던져놓은 듯한 삶의 가벼워진 면면히 오롯이 읽힙니다. 형의 시집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칠월은 기다림을 태우는 계절

어떤 참매미는

미완의 기다림을 울다가 죽고

뒤꼍 능소화는

기다림을 놓칠까 봐 담장에 귀를 걸었다고

백합이 피겠다는 것은

엄마 기일이 가깝다는 것은 기다림의 예고

유년의 허기진 뜀박질이

'엄마'하고 부르면 환하게 웃던 기다림도

죽단화,해국,꽃고비,박꽃처럼

기다림으로 꽃상여를 타는 생도 있다고

기다림을 살지 않는 꽃 어디 있으랴

지구별 외톨이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돌연 꽃처럼

불효를 벌서듯 염천에 서서

매미처럼 따갑게 밤이면 울었다는 것

딱 하루만, 엄마의 기다림으로

아홉 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통곡이라고. 「김원식 시인.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 -전문-」


<김원식 시집.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p49 수록>


「김원식 시인 은...」

현 (사) 한겨레문인협회 회장으로 있으며 천상병 문학제 대회장, 윤동주 학술제 운영위원장, 포토그래퍼 한겨레 문학 발행인, 엔솔러지 귀천 발행인으로 있다. 제4회 천상병 귀천 문학상 을 수상하였고,(주) S.J V필름 & 엔터테인먼트 대표,MBC심야스페셜, 요리보고 세게보자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또한 핑클 VR MV 제작하였고 영화 사마리아 기획 54회 베를린 영화제 감동상 수상한바 있으며 현재 대북 첩보 영화 금성강 7호를 제작중에 있다.


『그의 저서에는 ....』

『꿰맨 글 맞춘 세상.1988』

『쓸쓸함 그 견고한 외로움.2006』

『그리운 지청구.2015』(

『사각바퀴.2019』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2023』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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