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발표가 끝나고 되레, 그동안 쌓인 한이 폭발했는데 꿈에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댄다. 꿈에서 한 풀이를 아직도 해 대느라 정작 중요한 일들을 다 끝냈으면서 잠을 잘 못 자고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산에 사는 친구의 집에서 책을 읽었다. 메이브 빈치의 ‘그 겨울의 일주일’. 온갖 사연을 들고 온 여행객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사연에 위로받은 건 아니지만, 책을 읽다 아직도 눈이 쌓인 산도 보았고, 정시가 되면 울리는 종소리에 맞추어 울어대는 소들의 소리를 음악 삼아 책을 양껏 읽으며 내가 사는 세상을 잠시 잊었다. 오늘은 실컷 쉬었으니, 꿈에서 소리는 그만 질렀으면. 언제나 행복을 위해 신경 써주는 친구에게 감사를. 감사하다는 인사말은 형식적으로만 보여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