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얼마나 비었나요?

스마트폰이 빼앗아간 삶의 빈 틈

by 북토크

우리의 하루엔 틈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는 시간을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하루의 3분의 1을 직장에서 보내고, 또 약 3분의 1 정도는 자고 있습니다. 나머지 3분의 1만이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인데, 이마저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쓰기 쉽지 않습니다. 퇴근이 늦어지기라도 하는 날엔 나머지 3분의 1도 직장이 강탈해가고, 육아 중인 부부라면 아이에게 나머지 시간을 쏟게 되죠.


그나마 예전에는 조금 더 틈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에 앉아 의미 없는 몽상에 빠지거나 쪽잠을 자기도 했고, 공원을 걸으며 떠나간 그녀를 추억하기도 했습니다. 하다 못해 화장실에 큰 일을 보러 갈 때라도 우리는 잠시 '몽상 모드'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하루 속 빈 틈을 완전히 강탈당했습니다. 범인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길을 걸을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도 우리는 스마트폰을 봅니다. 정보의 바다가 내 손바닥 안으로 들어오며, 우리는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이 생겼습니다. 컴퓨터와 TV가 우리의 업무 시간과 여가 시간을 가져갔다면, 이 둘의 결합체와 같은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의 모든 틈을 탐합니다.


스마트폰이 주는 유익도 대단히 크기에, 여유가 생길 때 스마트폰을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곤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진정한 쉼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입니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주위 정보를 파악하고 그것을 처리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이 모든 정보처리 과정은 주의력을 요구하고, 주의력의 사용은 우리의 포도당, 즉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렇듯 일상이 소모적인 정보처리의 연속임에도, 우리는 쉬는 시간을 또 다른 정보로 채우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는 영상, 뉴스, SNS 모두 우리의 포도당을 탐하는 정보입니다. 쉬는 시간 내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다시 업무에 복귀하려면 의욕이 안 생기는 것도, 스마트폰 속 정보가 쉬는 시간 동안 우리의 에너지를 더 갉아먹었기 때문입니다.


정보처리의 홍수 속에서 우리 뇌가 진정한 휴식과 재충전을 누리려면 하루 속 빈 틈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보로 채워지지 않는, 온전한 빈 틈을요. 틈이 생길 때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열지 말고, 잠시 멍 때리기도 해보고, 몽상에 잠겨도 보세요. 아스팔트 빌딩 숲 사이 틈을 뚫고 들어오는 햇빛에 우리가 따스함과 위로를 느끼듯, 하루 속 빈 틈이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오늘도 당신의 행복한 하루를 응원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