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의 스페인 #0
한국의 무더운 더위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8월의 어느 날,
습한 더위를 쨍한 더위로 덮어버리겠노라며
진여사님(엄마), 자매님(언니)과 함께 스페인행 비행기에 올랐다.
스페인 여행이 우리의 처음은 아니다.
홍콩/마카오, 프라하에 이어 세 여자가 함께 하는
벌써, 세 번째 여행이다.
그럼 사람들은 물어온다. 아빠는?
아빠는 늘, 여행을 싫어한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유행가의 가사가 떠오른다.
<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
정말 싫어하시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아마도 하시는 일이 워낙에 멀리 이동하기 어려움이 있다 보니
안 가시는 것이 아니라 못 가시는 것이리라 미루어 짐작한다.
우리가 미안해할까 봐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일 테다.
그래서 매번 여행길에 오를 때마다 아빠에게 미안하고 또 감사하다.
다시 돌아와서,
이번 여행은 이 전의 여행들과는 조금 달랐다.
여행 관련 일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처음 떠난 여행길이었기에,
이전에는 무턱대고 찍은 사진이라면, 이번에는 사진에 생각이 많이 담겼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사진을 볼 때마다 그리움에 사무친다.
어김없이 혼자 가만히 모니터 속 사진을 바라보다 문득,
그리운 스페인에서의 순간들, 우리 집안 세 여자의 스페인 이야기를
사진으로 글로 기록함으로써 그 그리움을 제대로 꺼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이곳에서
다시 한번, 그곳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