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_ 박효신
.
.
.
.
.
.
좀 늦어졌지?
한동안 참 바쁘게 지냈거든
물론 잠시라도 너의 모습
잊어버린 적은 없지만
넌 어떠니? 이제는 좀 익숙해 졌니?
그렇게도 가고 싶어했던 그곳은
널 반겨주고 있겠지?
깨알 같은 글씨에
아련히 남아있는 너의 향기
네가 사는 먼 곳의 바람, 그 거리와 사람들
날이 갈수록 조금씩 우린 게을러지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천천히 줄어 가겠지만
넌 어떠니? 그래도 날 믿어주겠니?
혹시 네가 나를 잊어버린다 해도
널 잊지 않는다고
너를 그리워하는
낯익은 얼굴들과 그 숨결을
내가 있는 이 곳의 바람, 이 거리의 향기들
전해 줄수 있을까?
이 짧은 편지가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너를 그리워 하는
낯익은 얼굴들과
그 숨결들을 게으른 내 편지가,
너에게 전해 줄수 있기를
편지 _ 박효신
글곰 캘리그라피디자인
gl_gom@naver.com